2012. 4. 20. 16:34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무심으로 대하면 악연은 멀어진다
조선시대에 정북창(鄭北昌)은 유가에 선비이면서도
불법공부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그가 지방 고을 관찰사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고을 이방(吏房)이 둘이 있어서 역대 관찰사를 모함하고
요사스런 짓을 해서 쫓아 보내고 또 보내곤 하였다.
그리고 이방 마음대로 행정을 하면서
부정한 일로 인하여서 고을에 원성이 자자하였다.
정북창 관찰사는 부임하여 몇 차례 경고를 주었건만 방자한 행동이
고쳐지지 않아 마침내 참형으로 다스려 죽였다. 그런데 두 이방은
정북창을 극도로 원망하고 복수에 찬 두 눈을 부릅뜨고 죽었다.
얼마 후에 정북창에게 쌍둥이 두 아들이 태어났다.
그런데 두 아들 눈이 아버지를 노려보는데 얼마 전에 처형시킨 이방들의
눈과 똑 같았다. 북창은 모든 것을 단념하고 무심으로 바둑만 두었다.
집안에서는 경사라고 잔치를 하는데 북창은 무심으로 바둑만 두는 것이었다.
아들이 18세가 되어 과거에 급제를 하였는데도 바둑만 두면서
무심을 익히는 것이었다.
밉고 싫은 사람을 무심으로 대하면 악연의 고리를 잠재운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사고로 두 아들이 함께 죽게되자, 북창은 무심히
장례를 치러 주고 무덤을 써 주고는 하인한테 무덤을 지키라고 하였다.
그날 밤 하얀 소복을 입은 아들들이 무덤에서 나오더니
“앗다! 그놈 독한 놈이다. 우리가 원수를 갚으러 아들로 왔는데도
저렇게 무심으로 대하니 어쩔 수 없다. 그냥 떠나자.”
하는 것을 하인이 보고, 들은 대로 주인한테 일렀다.
주인은
“내 마음에 부처님 무심(無心) 공부가 있는데 저들이 나를 어찌 할 것인가?”
정북창은 무심으로
악연의 인연 고리를 잠재운 것이다.
백담사 개울가에 세워져 있는 설악산 시인 이성선 시비(詩碑)
나 없는 세상 / 이성선
나 죽어
이 세상에 사라진다 해도
저 물 속에는
산그림자 여전히 혼자 뜰 것이다
찔레꽃 / 이 원 규
'해마다 봄이면 찔레꽃을 피웠으니
얘야, 불온한 막내야
혁명은 분노의 가시가 아니라
용서의 하얀 꽃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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