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법의 공함과 연기설

2012. 5. 5. 21:0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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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이 세상 저를 포함하여 한바탕 꿈이고, 만법이 공한 것이고,
    느끼는 대상과 느끼는 자가 원래 없는 거라고 이곳에서 들었습니다.

    그럼, 세상살이의 기본이 되는

    먹고 자고 마시고 싸는 모든것도 다 꿈인건가요?
    배고픔과 배고픔을 느끼는 저도 꿈이고 없는 거라면,
    눈 앞의 밥과 반찬이 뱃속으로 들어가

    생기는 이 포만감은 또 무엇인가요?

    옳고 그르고 맞고 틀리다 같은 알음알이는 모르겠으나,
     
    그런 분별 이전의 생명 유지 본능도 다 허망한 욕구고 꿈이고 허깨비라
    계속 시비 분별 않으면 이 한 몸 죽는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연기법으로 밥 반찬이 들어가야 미혹한 꿈이 계속되는 거라면,

    굳이 아귀 다툼하며

    밥 반찬벌어 원래 없는 꿈 계속 꾸게 하는

    미련한 짓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답>
    <연기설의 비밀한 뜻>(緣起說의 密意)을

    깊이 사무쳐 알면, 「··· 꿈이라 하더라!」
    가아니라, 이 세상이 몽땅 <꿈>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말이나 글로 헤아려 더듬을 수 없는

    <거룩한 법>(聖諦)을 어쩔 수 없어서, 세속의 뜻을

    따라 방편으로 펼쳐 보인 것이

    바로 거북 털, 토끼 뿔과 같은 팔만 사천 법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수행자라면

    모름지기 말이나 문자 속을 더듬지 말고,

    곧장 그 마음을

    돌이켜서, 상항불변(常恒不變)의 '본래 마음'을 밝혀야 합니다.

     
    지금 면전에서 보고 듣고 하면서 또렷하게 깨달아 아는,

    이것은 의식(意識)이라고 할 뿐,

    당신의 '참 마음'이 아닌 겁니다.

    이것은 <면전의 허망한 형상(形相)>에 대한 망령된 생각일 뿐이요,

    이 모두가 다만 맑은 거울과 같은 <본래 마음>의 거울에 비춰진

    <업의 그림자>(業影)일 뿐, 전혀 실다움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보고 듣고 하는 일상의 모든 체험이

    다 꿈속의 그것과 같음을 철저히 깨달아서,

    전혀 구애받는 일이 없으면,

    이것이 바로 <여래의 행리>(如來行履)와 상응하는 것이요,

    달리 다른 도리가 있는 게 아닙니다.

     
    결국, 내가 밥을 먹을 때,

    분명히 <밥을 먹는 '나'>와 <밥>과 그리고 <먹는 일>이 따로

    따로 존재하면서 상호관계(相互關係)하여

    <밥을 먹어서 배가 부르다>는 결과를 낳는데,

    그런데 법성지리(法性之理)에 비춰보건대,

    이와 같은 상호관계에 간여한 듯이 보이는

    모든 <개별적인 존재>와 <개별적인 사건>들이

    모두가 연생(緣生)하는 환상(幻相)일

    뿐이라면, 결국 밥을 먹긴 먹는데, <밥을 먹는 자>가 없는 것이니,

    <밥을 먹는 자>없는데,

    어떻게 밥을 먹는 일이 이뤄질 수 있겠어요?

    고로 고인이 이르기를,

    「그대가 만약 실제로 쌀 한 톨이라도 씹어 삼키는 일이 있다면,

    이는 바로 성계(性戒)를 어기는 게 되느니라」 한 겁니다.

    결국 현전하는 모든 현상은 다 불가사의(不可思議)라,

    기존의 속지(俗智)로 헤아려

    더듬을 바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서, 그저 생각 생각에 앎이 없고,

    생각 생각에 머묾이 없는,

    이것이 바로 여여한 현재불(現在佛)이니,

    헛되이 정식(情識)으로 이 법을 배우려 해서는

    아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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