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安心)을 주신 청화 스님 - 법보신문

2014. 4. 2. 20:5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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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安心)을 주신 청화 스님
2013.02.18 17:13 입력 발행호수 : 1183 호 / 발행일 : 2013-02-20

법다운 위의에 자석 끌리듯 합장
금강심론 배우며 보배 꿰는법 익혀
염불선·보리방편문 수행 계기도

 

이제 이순(耳順)을 넘긴지도 몇 해가 되었고 머리에는 서리가 내렸다.


30대 중반에 청화 큰스님을 처음 뵐 때 큰스님의 세납이 꼭 그랬다. 1985년 신록이 푸르른 봄날 아침에, 곡성 태안사 해회당 툇마루를 걸레로 닦고 계신 스님을 뵙고, 한 점 흐트러짐 없는 법다운 위의에 자석에 끌리듯 나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가 합장하였다.


대각을 이룬 후 첫 설법을 위해 5비구를 찾아가는 부처님과 마주친, 범지 우파카도 이런 느낌을 받아서 부처님께 질문을 던졌을까? 멀리서 오는 부처님을 보고 외면하자고 말을 맞춘 5비구가 저절로 일어나 예를 올리던 때가 이 느낌이었을까? 탁발을 위해 성중으로 가는 아싸지의 위의에 매료되어 뒤따라간 사리푸트라의 느낌은 분명 이랬을 것이다.


그 후로 2003년 가을, 타세(他世)로 건너가실 때까지 18년을 때로는 가까이에서 때로는 한걸음 물러서서 큰스님 곁에 머물렀다. 다행스럽게 미국에 계신 동안에도 자주 뵐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인드라망으로 얽힌 세상은, 하루에도 아니 한 순간에도, 헤아릴 수 없는 생각들과, 뭇생명들이 모인 사회와 삼라만상의 환경과의 연관성을 떠날 수 없다. 인드라망의 가상현실(假想現實)인 인터넷망이 생활필수가 된 요즈음, 세상이 스마트 폰을 통해 좁은 손바닥 위에 올라와서도, 질서와 조화를 무너뜨리지 않고, 한계 없이 무한히 벌어져 더욱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다.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훨씬 더 많은 즈음에 돌아보면 수많은 만남이 있어왔고,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일가친지, 친구, 선후배, 도반, 스승 등 잊을 수 없는 사람도 헤아리기 힘들다.


그럼에도 일찍부터 배우고 익혀온 부처님 가르침이, 허망하지 않고 참됨을 몸소 구현해 보여주시고, 안심(安心)을 주신 큰스님을 가장 잊을 수 없다. 큰스님의 스승에 대한 지극함 덕분에, 금타 대화상의 유고집인 ‘금강심론’을 30대에 만나서 지금까지 매일 조금씩 읽으면서, 보배구슬들을 하나로 꿰는 법을 익히고 있다.


처음 만나 뵐 때 스님의 세납과 얼추 맞아진 나이가 되어서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바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일찍이 스님이 차세(此世)에 계신동안 수릉엄삼매도 공부를 하지 못한 것이다. 이제사 금강도반들과 함께 암중모색하고 있다.


큰스님께서 6.25 전 운문암으로 출가해, 산중에 빨치산이 출몰하는 스산함과 여러 어려움으로 다른 절로 옮겨 공부하고 싶었으나, 큰방에 걸린 금타 대화상의 수릉엄삼매도를 두고 갈 수 없어 그냥 머물러 계셨다고 한다. 또한 당시 궁핍한 절 살림에 불을 안 켜고 조석예불도 어두운 법당에서 올리던 때였는데, 밤에 어른 스님께 혼날까봐 헤어진 모포로 뒷방 창을 가리고 호롱불을 켜고 베꼈다는 수릉엄삼매도이다.


1989년 코엑스 국제회의장에서 2천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큰스님의 서울 첫 대법회가 끝난 후, “많은 인원의 법회도 필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올바로 수행하는 사람들 몇 명이 모여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더 필요하단 말입니다”고 하신 보배로운 그 말씀을 새기며, 훌륭한 도반들과 함께 금강강독회를 통해 큰스님의 사상과 가풍을 배우고, 3차 ‘아미타불 염불선 천일수행’과 금강정진회를 통해 보리방편문 수행을 이어가는 것으로 큰스님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한다. 열반 10주기가 되는 올해 큰스님이 더욱 그립다.

 

배광식 국제포교사회 명예회장

 

군자삼락(君子三樂).소인삼락(小人三樂)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네가지 고통(苦)과 세가지의 낙(樂)이 있다 했지요 그래서 옛성인들은 이를보고
    인생사고(人生四苦)라 했으며 이것이 바로 생노병사(生老病死) 이지요 태어날때의 고통과 늙을때의 고통
    그리고 병을 앓을때의 고통 마지막으로 죽움에 대한 두려움의 고통이라 했지요 그리고 세가지 낙에는
    군자삼락(君子三樂)과 소인삼락(小人三樂)이 있다 했어요 ◆ 군자삼락(君子三樂)이라 함은 첫째는 부모구존 형제무고(父母具存 兄弟無故) 부모가 살아있고 형제가 모두 무탈한 것이고 둘째는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仰不傀於天 俯不怍於人)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는것이며 셋째는 득천하영재 이교육지(得天下英才 而敎育之) 천하의 인재을얻어 교육을 시키는 일이라 했지요 그리고 추사(秋史)김정희는 二色이며 : 사랑하는 사람과
    운우지정(雲雨之情)를 나누는 것이고 三酒라 : 벗을청해 세상사 논하며 술을 마시는 것이라 했지요 그럼 소인삼락(小人三樂)은 그 첫번째가 시간 날때마다
    경치 좋은 산하를 찾아가 보는 일이라 했지요 백두대간 영봉(靈峰)들을 휘젓고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섬들을 뒤지면서 장엄한 경관들을 찾아 보는 즐거움이래요 그 두번째는 좋은 벗들과 노는 즐거움이라 했어요
    가슴속의 비밀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지난 추억담과
    남은 인생을 함께 할 친한 벗들(愛人)과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이지요 그 세번째는 맛있는 음식이라 했지요 아름다운 경치가 있고 좋은 친구(愛人)가 있다면 그 다음에는 음식으로 대미를 장식해야 하지요
    입에 침이 고이는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는 것은 신의 축복이라 했어요 대인(大人)은 대식(大食)하고 중인(中人)은 중식(中食)하고 소인(小人)은 소식(小食)하며 산다고 하는데 그래서 군자는 군자삼락(君子三樂)이 군자의 도(道)요 소인(小人)은 소인삼락(小人三樂)이 소인의 도(道)라 했지요 그럼 군자(君子)와 소인(小人)과의 차이는 어디서 날까요? 공자님 말씀에 소인은 이기입지소인심(利己立志小人心)이요 군자는 이타자의선행심(利他自義善行心)이라 했어요 소인(小人)은 내가 잘되기를 먼저 생각하고 군자(君子)는 남이 잘되기를 먼저 생각한다 했으며 소인은 남의 잘못을 좋아하고 군자는 남의 잘못을 감싸 주고 용서해 준다고 했지요 소인은 자신의 잘못에 관대하고
    군자는 남의 잘못에 관대하다 했으며 소인은 타인에 엄격하고 군자는 자신에 엄격하다 했어요 해서 소인도 마음을 닦으면 군자가 될수 있다 하는데
    이번기회에 마음을 세심(洗心)하여 군자의 반열에서
    보심은 어떨런지요? 아니면 좋은 벗이나 애인과 함께 천하(天下)를 주유하면서 소인삼락(小人三樂)의 삼매경에 빠져
    즐거움을 나누어 보심도 좋을듯 하네요 초하의 하늘에 궃은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마음은 빈대떡에 소주한잔으로 달려가는구려 ....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