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16. 19:00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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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에 젖은 시편 - 도명 오영희 시조
1. 벚 굴
섬진강 *하저구에서
벚 굴 캐는 봄철 소식
푸른 물 속 바위에서
쇠창으로 쪼아서 캔
아재의 손바닥만한
거칠고 큰 *석하 石鰕 들.
바다의 우유라는 강물 속 봄철 양식
벚꽃 필때 허기를 채워 다독여주던
벚굴 속
가득찬 굴살 향
짭짤한 그 맛 그립네.
* 벚굴 - 벚꽃 필때 많이 나서 캐어먹는다하여 지어진 굴 종류
*하저구-섬진강 하동읍의 하류 강마을 - 2014. 4월
2. 황혼 독백
밤새
방안을 떠돌던 내 황혼 독백이
창문에 부딪혀
떨어지고 만다
언제나 들어줄 이를
무한히 기다렸지만...
가슴에
깊이 머물던 바람소리 처럼
시리도록 서럽던
세월의 푸념들이
靑馬의 푸른 등에 실려
창공으로 달려가면.
여명을 헤치고 붉은 해 떠오르고
떨리던 다리에도 푸른 힘 솟아난다
황혼에 지쳐오던 내,
독백 마저 털어낸다.
- 죽선제에서
3. 여름밤의 삼베쿳션
땀 저린 가슴을 다독이려 너를 껴안고
유리창의 달빛과 밀어를 나누면서
까실한
삼베 쿳션 촉감
애장품에 얼굴 묻네
깊은 밤 대서양 風 시원히 불어오면
달빛도 얼굴 묻고 첫사랑을 추억 하고
보랏빛 꽃 수를 놓던 시절이 밤을 기약 못했네
하, 많은 긴 세월 등짐 따라 누빈 세상
산간으로 절간으로 숨 소리 도반이더니
유배지 토굴 속에서도 내 연륜을 읊어 주네
-죽선재에서- 계사년 -
4. 지리연가
시월의 마지막날 벽소령 푸른 달밤
한 맺힌 생의사연
유성우로 흐르고
깊은밤
애닯은 바람소리
낙엽들도 울었다
불망 (不忘)의 추억처럼
시월 하늘 바라보면
먼 고향 강물빛이 그립도록 흐른다
못 잊을
지리 단풍같은
블루 릿지* 긴 능선
* 美 동부 버지니아 블루릿지 피크-스카이웨이
-초대시 - 듣기 좋은 소리
마른 논에 물 들어 가는 소리,
소 풀 뜯는 소리,
아이 젖 빠는 소리가 가장 듣기 좋다지만
이 봄, 이 봄에는 모든 소리들이
가슴을 파고드는 슬픈 가락이다.
- 섬진강 / 김인호 영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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