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과 용서라는 진언

2015. 3. 7. 21:5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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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과 용서라는 진언

 

우리의 마음공부를 시작하기 위해서 가장 선결되어야 할 첫 번째 공부가 바로

지난 과거의 죄의식과 잘못, 업장, 고통, 미움 등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과거의 찌꺼기들이 맑게 비워져 있어야 그 텅 빈 기초 위에 비로소

진리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나의 지난 과거를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나 자신을 완전히 용서해 주고,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조차도 모두 받아들여 주며,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고, 용서한다는 것은 너무 평범해 보이겠지만

아주 획기적이고 근원적인 변화이며 수행입니다.

내 삶을 근원에서부터 뒤흔드는 작업이지요. 그 어떤 잘못이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무한정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죄업에 사로잡혀 있게 되면 평생 그 마음 속의 어둡고 탁한 에너지에 걸려서

그 어두운 색안경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자신에 대한 죄업과 죄의식이 많은 사람,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

자신의 능력을 폄하하는 사람들은 바로 그 어둡고 탁한 죄업의 필터 때문에

세상 모든 것들이 어둡고 탁하게만 보이게 됩니다.

자존감이 결여된 사람일수록 타인도 존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가 나쁘니 타인도 나쁠거라고 믿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그 죄업과 스스로 못났다는 생각이 이 우주와 공명이 되어서

스스로의 죄업과 잘못을 더욱 더 증명해주는 일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게 됩니다.

더 죄 지을 일들이 늘어나고, 내가 못난 놈임을 증명하는 사건들만 자꾸 삶 속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요.

 

내가 나 자신을 미워하면 타인도 미워하게 되고, 그 마음으로 인해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직장에서도 만나고, 어느 곳을 가더라도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

내가 원한심이 있으면 원한심을 느낄 만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내가 사랑의 마음이

있으면, 신기하게 어느 곳에 가더라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내 마음에 있는 것들이 내 인생에 투영되어져 나옵니다.

안팎은 없기 때문이지요. 만법유식, 삼계유심이라고 하잖아요.

모든 것은 마음에서 연습한대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을 청정히 하면 곧 내가 사는 삶도 청정한 세상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가장 먼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용서하고 수용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용서하고 수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하루에 5분도 좋고 틈나는 데로도 좋습니다. 내 과거의 잘못이나 업장, 죄의식이며,

내가 과거에 찜찜하고 나쁘게 느꼈던 모든 것을 허용해 주면서 내 어깨를 토닥이며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 그것은 다 온전한 것이었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그 때의 상황을 이해한다 하고 따뜻하게 안아주며 다독여 주세요.

마치 어머니가 아무리 잘못을 한 자식이라도 안아주고 다독거려 주듯이 무조건적으로

감싸 안아 주는 것입니다.

 

숨을 들이쉬면서 ‘나 자신을 받아들입니다’, 숨을 내쉬면서 ‘나 자신을 용서합니다’라고,

혹은 들숨에 ‘수용’, 날숨에 ‘용서’라고 말하면서 자기 자신을 수용하고 용서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호흡을 관찰하며 “수용합니다. 용서합니다.” 하는 말을 하루에 백번, 2백번, 3백번

이상 진심으로 수용하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해 보세요.

 

부드러운 호흡과 함께 지금 이 순간이라는 당처의 자리에서 온 존재로 나 자신을

용서하고 받아들이게 될 때, 비로소 우주법계 또한 여러분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과거를 용서해주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수용해 준다는 것이야말로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새해 / 구상

 

 

새해 새 아침이 따로 있다드냐?

신비의 샘인 나날을
네 스스로가 더럽혀서
연탄빛 폐수를 만들 뿐이지


어디 헌 날, 낡은 시간이 있다더냐?

네가 새로워지지 않으면
새아침을 새아침으로 맞을 수가 없고
결코 새날을 새날로 맞을 수가 없고

 

너의 마음 안의 천진을 꽃피워야
비로소 새해를 새해로 살 수가 있다.

  

 

 

깨달으면 - 참나(眞我)에 이르면

 

1. 悟了還同未悟人오료환동미오인 - 작자미상

깨닫고 나니 오히려 깨닫지 못한 사람과 같더라

 

2. 夢時夢中造作몽시몽중조작 覺時覺境都無각시각경도무 - 지공화상

꿈꿀때는 꿈속에 조작하고 깨달으니 깨달음의 표시(경계)가 없더라  

 

3. 及一念證時급일념증시 祗證本來自佛지증본래자불 - 황벽

한 순간 깨달을 때에 다만 본래 자기 부처를 깨달을 뿐이다. 

(한물건도 더하지 마라)

 

4. 我於阿耨菩提  實無所得 아어아뇩보리 실무소득 - 석가

내가 위없는 바른 깨달음에 머물렀더니 참으로 얻은 바가 없더라

   

 - 김기태선생의 2/17일 산청강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