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31. 11:48ㆍ일반/생물·과학과생각
빛도 흡입되는 초밀도 공간 | ||
태양 10배 초신성 폭발때 탄생 우주에는 초신성이라는 것이 있다. 초신성은 적어도 태양 질량의 10배 이상 되는 별이 그 수명을 다해 죽어 가면서 일으키는 일종의 대폭발이다. 대폭발을 하면서 그 별은 중성자 별과 블랙홀이라는 잔해로 변한다. 중성자 별은 반지름이 10km 정도지만, 그 표면의 중력은 지구의 1000억 배나 된다. 중력이 1000억 배라는 말은 그 크기에 비례하여 지구보다 1000억 배 더 높은 중력권의 범위를 가지며, 동시에 물체는 1000억 배 빠른 가속도를 갖고 중성자 별 표면으로 물체를 흡입하게 될 것이다. 1000억 배의 중력이라는 것은 말이 그렇지 상상을 초월하는 흡입력이다. 아마도 그 중성자 별 근처를 지나는 작은 별똥이나 아주 작은 우주 먼지까지도 남김 없이 빨아들이는 어마어마한, 그런 강력한 중력의 진공청소기가 될 것이다. 블랙홀은 중성자 별보다 훨씬 강한 중력을 갖고 있어서 빛조차도 빨아들이고 마는 일종의 초고밀도의 작은 별이다. 고무 풍선이 바람을 자꾸 받아들이기만 하고 내뿜지 않는다면 그 고무 풍선은 두 가지 형태로 자기 자신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하나는 고무 풍선이 늘어나 점점 더 커지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고무 풍선 표면이 단단하여 늘어나지는 않지만, 그 안의 공기 밀도가 엄청나게 커지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블랙홀은 그 중에서 후자의 경우와 유사하다. 그래서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은하계 범위 안의 우주 블랙홀은 빛까지도 흡입하는 강력한 중력으로 질량을 갖는 모든 물질을 흡입함으로써 크기는 작아도 점점 더 밀도가 높은 방향으로, 어쩌면 무한의 밀도까지 진화하게 된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가 함께 쏘아 올린 벳포삭스 위성에서 1997년 12월 일회적으로 관측한 우주 감마선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계기였다. 지구표면에서는 관측할 수 없고 우주 공간에서만 관측가능한 그 우주 감마선이 지니는 의미는 초신성의 대폭발에서 생기는 에너지 방출량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블랙홀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게 한다는 데 있다. 이 블랙홀은 중성자 별과 달리 폭발하여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자기의 별 안으로 급속히 빨아들여 거대한 중력을 만들어 낸다. 그 수축이 너무도 급속하여 빨려 들어가지 못한 많은 고온 가스가 확산되면서 주변의 우주 가스와 일으키는 충돌로 막대한 충격파가 광속의 속도로 형성되기도 한다. 관찰된 일회성의 감마선은 그때 나오는 에너지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렇게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물질들이 한 점으로 수축하여 블랙홀이 되는데, 우주에는 이와 같은 블랙홀이 수없이 형성되고 있다고 천체물리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블랙홀의 존재는 비록 완전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인간에게 우주의 범위가 단순히 인간이 관측 가능한 공간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최근 들어 영국의 '휠체어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은 질량을 빨아들이기만 하고 내뱉지 않는 우주적 기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웜홀의 존재를 상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웜홀로 이어지는 또 다른 우주는 이 우주와 전혀 다른 물리법칙이 적용되는 우주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판명된 것은 하나도 없지만, 우주의 존재 양상이 지구가 위치한 한 모퉁이의 우주의 모습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는 대부분의 천체물리학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시방세계에서 역시 우주는 모든 이에게 다 같은 우주가 아니다.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의 수 없는 겁(劫)의 시간을 소요하는 우주 각각은 색법에 갇힌 중생들에게는 단견(斷見)의 잘려진 우주이지만, 부처의 눈에는 하나의 우주이기도 하다. 반산 스님이 이야기했듯이, 중생의 우주는 처마 지붕이 다일 수 있지만, 부처의 청정 광명한 우주의 크기는 천 개의 태양과도 같다. 천년의 어둠을 한 순간에 밝게 해주는 것이 하나의 촛불이거늘, 천 개 태양의 우주의 크기를 어떻게 짐작할 수 있을까? 그러나 달리 관심을 둔다면 천 개의 태양이 비추인 길이지만 밤이 되면 어두워지고, 밤이 되어도 그 같은 길을 촛불 하나만 갖고 걸어가기도 한다. |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나도 이렇게 늙어 갈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새벽편지 소재 공모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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