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이 없는 삶 / 제프 포스터

2016. 2. 20. 15:5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꿈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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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이 없는 삶 / 제프 포스터


**** 제프 포스터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의 첫번째 책 <중심이 없는 삶(Life without a center)>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 몽지 심성일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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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 26년 전쯤, 부끄러움 많고 내성적인 아이 역할을 맡아 인생이란 무대 위에 등장했다.

몇 년 후, 나는 극도로 자의식이 강한 십대 역할을 연기했다.

더 나중에는 지독히 우울하면서 자의식이 강한 스무 살 풋내기를 연기하며

맥이 빠진 채 무대를 어슬렁거렸다. 그런 뒤 23살 때, 끔찍한 질병에 뒤이은

비교적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나서, 나는 영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나는 영적인 깨달음, 해탈, 내 모든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인간 조건으로부터의 탈출을 원했다!

나는 ‘에고’를 초월하고 싶었고, ‘나와 내 문제들’에 종지부를 찍고 싶었으며,

내 ‘자아’를 잃고 싶었고, 신과 하나가 되어 내 불행한 인생을 뒤로 하고 싶었다!

나는 수십 명의 현자들, 구루들, 스승들과 수염이 텁수룩한 철학자들이 쓴

수백 권의 종교/영성 서적들을 힘겹게 읽어 나갔다. 나는 읽고 또 읽었고,

명상을 하고 채식을 하며 형편없는 음질의 mp3에서 행복한 인도 사람들이

내게 ‘고요한 마음’을 갖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지만,

자유롭고자 하는 갈망은 여느 때보다 더욱 치열하게 타올랐다.

어떻게 하면 내가 이른바 저 ‘깨달은’ 사람들이 분명히 발견한 것 같은

완전히 고요한 상태를 얻을 수 있을까? 나에게도 분명 평화롭고, 고요하며

명료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어떻게 그것들을 영속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항상 천국에 머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의 ‘평범한’ 삶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과 이른바

나의 모든 ‘심리적 짐 가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는 깨달음에 중독되었다.

세월이 어느덧 흘러 오늘에 이르러, 탐구는 끝났다. 아니, 보다 정확히는

그것이 통찰되었다. 아니, 더욱 정확히 그것은 지금, 바로 지금, 통찰되고 있다. 

깨달음 같은 것은 없다. ‘궁극적인’ 상태는 없다. 명상을 하여

니르바나에 이르는 길은 없다. 에고를 ‘없애는’ 방법은 없다.

그것들은 에고의 욕망에 지나지 않는다.

‘나’라는 느낌, 분리된 자아감을 유지하려는 방법에 불과하다. 

탐구는 현재 사실인 것 이상의 다른 무언가가 삶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나 오직 이것만 있기 때문에, 탐구는 헛수고다.

오직 이것! 책을 붙잡고 있는 손들 사이의 느낌. 심장의 박동. 바깥의 아침에

오가는 차량들 소음. 먹을 것을 바라는 고양이.

그것이 언제나 여기에 있는데 어째서 우리는 해탈을 구하는가? 


수년간 탐구하였으나 결코 찾지 못한 다음에야, 그 모든 것의 쓸모없음이

통찰되었다(되고 있다). 이 평범한 삶이 이미 우리가 바라고 있는 것이며,

바로 이 순간, 우리는 이미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영적 행로 가운데 있을 때에는 이것을 알기가 너무나 어려워 보인다.

사실, 자유를 향한 어떤 길도, 바로 그것의 존재 자체가,

자유는 여기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이것이 해탈은 아니란 것을,

이 순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내포한다. 

우리는 현재의 행복보다 더 나은 어떤 행복이 있는 미래를 원하고 필요로 한다.

이것이 존재하는 모든 것이고, 이 순간이 삶의 유일한 의미이고,

이 순간이 우리가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늘 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미래의 구원이라는 관념에 갇혀있는 마음에게는 매우 도발적인 것이다.

“이것이라고? 이것이 그것일리 없어!” 우리는 울부짖는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해탈이고, 깨달음이고,

신(마음 내키는 대로 불러라!)이다.

만약 이 순간에도 찾는 것이 있다면, 그렇더라도 실망하지 말라.

그것 역시 해탈이고, 깨달음이고, 신이다. 해탈은 무엇이든 다 포함한다. 

 

이것은 지적인 수준이나, 그 문제에 관한 한 어떠한 수준에서도 결코 이해될 수 없다.

이것을 ‘이해하려는’ 욕구는 단지 더 많은 추구를 낳을 뿐이다.

“내가 이것을 이해하게 되면, 모든 추구는 사라지고

깨닫게 될 거야.”라고 우리는 자신에게 말한다.

지금의 이해 부족은 또 다른 현재의 모습이고, 그것 역시 해탈이고, 깨달음이고, 신이다. 

현재로부터 벗어나려는 욕망이 통찰될 때, 커다란 편안함,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커다란 ‘받아들임’이 찾아온다.

이것은 성취될 수 있는 뭔가가 아니라, 이미 있는 무엇이다.

이미, 이 편안함이 있지만, 어쩌면 우리가 끊임없이 다른 뭔가를 추구하는 것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물론 그것은 결코 실제로 가려져서 보이지 않을 수는 없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것은 바로 지금이다. 

이것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것은 언제나 이것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향이다.


요즘은, 존재의 어떤 높은 차원에 도달하려 하거나, 나의 ‘참나’를 찾으려 하거나,

신과 하나가 되려는 욕망 없이, 그저 매우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일만 있다. 

이제 내게는 분명하다. 이 평범한 삶이 존재하는, 혹은 존재했던 모든 것이다.

우선 먼저 찾아야 할 것은 전혀 없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잃어버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이 너무나 바보 같아 보이지 않는가?


- 몽지릴라 밴드에서

 

모든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꽃처럼 피어나기를!  [조재익 展]


 

조재익 展

 

" 문득, 꽃이 피다 "

 

붓다-꽃이피다 I_162x130.3cm_2014

 

 

토포하우스

 

2016. 3. 9(수) ▶ 2016. 3. 15(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84 | T.02-734-7555, 722-9883

 

www.topohaus.com

 

 

붓다-꽃이피다 I_162x130.3cm_2015

 

 

1. 길을 걷는다. 공원의 새소리, 아이들 뛰노는 소리 또는 자동차의 경적소리, 길가의 가로수들, 깊은 호흡과 걷기, 소박한 도시락, 따뜻한 믹스커피 한잔, 그림 그리기, 또는 기쁨과 슬픔, 우울함, 분노, 혼란과 고요함이라는 온갖 꽃들을 만난다. 그 꽃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삶의 길을 따라 흐른다. 그리고 휴식한다. 그러한 일상의 느낌을 꽃이 피어있는 언덕과 길, 저 멀리 은자의 오두막, 옛 사람들의 소망이 담겼던 탑이나 구조물이 있었던 자리 등으로 드러낸다.

 

혼 란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시절, 오래된 탑이나 폐사지 주변에서 서성거리던 꿈을 자주 꾸곤 했었다. 세월이 흘러 모든 깨어난 존재들이 발견하고 걸어갔던 길을 배우고 따르면서 다시는 그런 꿈들을 꾸지 않게 되었다. 개인적인 기질은 한 번도 외딴 산골이나 시골에서 산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꽃이 피어있는 언덕 길 너머 저기 어디쯤에 위치한 은둔자의 소박한 거처를 꿈꾼다.

 

2. 몇 개의 특별히 선호하는 붓다 이미지-간다라 불상과 불두, 고행상, 초전법륜상, 한국의 석불과 마애불 등을 반복하여 그린다. 그것들은 동백, 매화, 진달래, 야생화, 이름 모를 열대의 꽃들과 함께 찬란하다. 존재가 깨어나는 순간, 피어남의 순간을 무심하게 그린다.

-모든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꽃처럼 피어나기를!

 

3. 가능한 한 기교를 배제한, 무덤덤하게 반복하는 몸짓의 흔적들이 화면 가득 쌓인다. 용해제를 사용하지 않은 끈적거리는 오일의 중량감과 저항감을 느끼며, 이런저런 색들의 혼합과 나이프와 붓의 흔적- 긁기, 긋기, 쌓기, 비비기, 덧바르기, 지우기 등의 흔적이 꽃이 되거나 오두막이 되거나 탑이 되거나 붓다가 되어 가는 것을 경이롭게 바라본다. 탱탱한 캔버스의 탄성을 느끼며 북을 치듯, 춤추듯, 비명을 지르듯 흔적들을 화면에 남긴다. 그리고 무심하게 바라본다.  

 

(....... 침묵!)

 

4. 봄의 정원으로 오라 /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

-메블라나 젤랄루딘 루미-

 

 

붓다-꽃이피다 II_162x130.3cm_2015

 

 

붓다-꽃이피다 III_162x130.3cm_2015

 

 

붓다-꽃이피다IV_97x162cm_2015

 

 

붓다-꽃이피다VI_60x130.3cm_2015

 

 

옛길-꽃이피다 I_60.6x91cm_2015

 

 

옛길-꽃이피다 II_60.6x91cm_2015

 

 

옛길-꽃이피다 III_60.6x91cm_2015

 

 

옛길-꽃이피다 IV_53x72.7cm_2015

 


Northern Seascape - Jim Wil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