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 / 서장에서

2016. 6. 25. 20:4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728x90

번제형 무실(樊提刑 茂實)에게 보낸 답장 1-1


 


答 樊提刑 茂實


示諭호대 能行佛事而不解禪語라하니 能與不解 無別無同이라 但知能行者


卽是禪語 會禪語而不行佛事 如人在水底坐하야 呌渴이며 飯籮裡坐하야


呌飢 何異리요 當知禪語卽佛事 佛事卽禪語 能行能解 在人이요


不在法이니 若更向箇裡하야 覓同覓別則是 空拳指上 生實解 根境法中


虛捏怪 如却行而求前이니 轉急轉遲하며 轉親轉遠矣리라


 


편지에 보이기를, “능히 불사는 행하는데 참선에 대한 말은 모른다.”라고 하였습니다.


할 수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은 다름도 없고 같음도 없습니다.


다만 능히 불사를 행할 줄 아는 사람이 곧 참선의 언어입니다. 참선의 언어는 아는데


불사를 행하지 못한다고 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물에 앉아서 목이 마르다고 부르짖으며


밥 광주리에 앉아서 배가 주리다고 부르짖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마땅히 아십시오. 참선의 언어가 곧 불사며 불사가 곧 참선의 언어입니다. 능히 행하고


능히 아는 것은 사람에게 있고 법에 있지 아니합니다.


만약 다시 그 속을 향해서 같음을 찾고 다름을 찾는다면 이것은 빈주먹에서 무엇이


있다고 아는 것이며, 육근과 육경의 법에서 헛되이 눈을 눌러 괴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뒤로 물러나면서 앞으로 가려는 것과 같습니다.


급할수록 더욱 더디어지며 친할수록 더욱 멀어지는 것입니다.


 


강설 : 불사를 하는 일이나 참선을 하는 일이나 그 사람이 하는 일이다.


불사를 하는 사람의 실체를 안다면 그것은 곧 참선을 하는 사람이다. 참선을 하는 사람의


실체를 안다면 그것도 역시 불사를 하는 사람이다.


모두가 한 마음 자리에서 행주좌와와 어묵동정을 행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따로 있어서


불사를 하거나 참선을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 가운데서 같고 다름을 찾는다면 빈주먹에서 어떤 실물이 있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을 뿐이다.

 



    
                                                            여러분께 추천하는 글 입니다  
    
    
    부처의 진실은 없다  
                            - 박  은옥 님 -
    진실은 없다
    진실은 텅 비어 있다
    그것은 수 많은 진실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함께 하기로 한 점심식사에서
    어떤이는 짜장면
    어떤이는 해물탕
    어떤이는 돈까스
    수 많은 음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그러는 가운데 자신이 선택한 음식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내일은 다른 음식에 마음을 두고
    또 내일은 다른 음식에 
    마음을 둠이 진실이다
    지금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진실이
    내일은 아닐 수 있고
    또 내일은 아닐 수 있음이다
    그래서 모든일 모든 가능성이 진실이다
    삶을 두고도
    어떤이는 아름답다
    어떤이는 행복하다
    어떤이는 고통이다
    어떤이는 슬픔이다
    제각각 다른 진실을 말한다
    그러나 그 하나의 진실이 
    영원하지는 않다
    오늘은 아름답지만
    어제는 슬픔이었고
    내일은 고통일 수 있다
    '옳은것이 그른것이요
    그른것이 옳은것이다'는 
    부처님 말씀에 진실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이다
    지금 처한 상황에서 
    보이는 그대로가  진실이 된다 
    자신이 추구하는 진실이 
    제 아무리 가치있고 빛나는 것일지라도
    텅 빈 진실 앞에선 무색해진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하고
    때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공존을 위해선 때론 악이 최선이 되는
    그 모두의 진실이 '참 진실'이 된다
    전체를 하나로 볼 수 있다면 
    진실은 텅 비어 있다
    그것이 부처님의 空사상
    부처의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