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도 모르게 지옥행 당하는 외계인들 |…… 강병균 교수

2016. 7. 9. 22:2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728x90

충남태안 부교와 부상탑

자기도 모르게 지옥행 당하는 외계인들





불교닷컴 [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






무한한 우주에서 오직 지구에만 생명체가 산다는 생각은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다. 
이는 전 세계 농지에 기장을 뿌렸는데
그중 오직 한 알만이 싹이 터 자랄 거라고 믿는 거나 다름없다.
<키오스의 메트로도루스, BC 4세기>




대항해시대인 1492년에 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의 발견으로 말미암아,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에 ‘새로 발견되는 땅의 소유권’에 대한 격렬한 분쟁을 일어났다. 이에, 2년 후인 1494년에, 교황 알렉산더 6세가 세계지도에 브라질 동쪽을 통과하는 자오선(북극과 남극을 잇는 선)을 그어 세계를 둘로 나누어 서쪽은 스페인 식민지로 동쪽은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정해주었다.

그 후 더 많은 신세계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분쟁이 일어나자, 1529년에 사라고사(Zaragoza) 조약을 통해서 일본 동쪽을 지나는 자오선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를 가르는 경계선으로 그어졌다. 그 결과 일본은 포르투갈 차지가 되었다. 일본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포르투갈의 소유물이 된 것이다. 스페인 인들이 아닌 포르투갈 인들이 1543년을 기점으로 범선을 몰고 일본에 오게 되는 연유이며, 조선이 임진왜란 기간인 1592~1599년에 일본이 마구잡이로 쏘아대는 포르투갈 제 조총 총알에 유린을 당해 인구의 3분의 1이 학살을 당하며 전국토가 지옥으로 변하게 된 사연이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일본은 아무리 비난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국인이 만든 종교인 대종교에서는 일본인들은 지옥행이다. 초대형 예언을 즐겨 구사(驅使)한 불교승려 탄허에 의하면, 일본은 대부분의 땅이 이미 서기 2000년경에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물고기 밥이 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를 것이다. 자기들의 선조는 이미 지옥에 떨어졌고 자기들은 앞으로 지옥에 떨어질 거라는 사실을. 이처럼 한 종교는 그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지옥으로 떨어뜨린다. 그래야 우주의 정의가 바로 선다고 믿는다.



  
▲ 가톨릭 교황의 중재 하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제멋대로 세상을 나눠가진 세계지도. 왼쪽의 보라색 자오선이 1494년 토르데실라스 조약(Tordesillas Treaty)에 의한 영토분리선이며, 오른쪽의 녹색 자오선이 1529년 사라고사 조약(Zaragoza Treaty)에 의한 영토분리선이다. 보라색 선 왼쪽은 스페인 땅, 오른쪽은 포르투갈 땅으로, 그리고 녹색 선 왼쪽은 포르투갈 땅, 오른 쪽은 스페인 땅으로 정했다. 파렴치한 놈들이었다. 당시 유럽인들은 지구촌의 이리떼들이었다.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비유럽인들의 삶을 지옥같이 만든 지옥사자들이기도 했다. 일찍이 유럽문물을 받아들여 아시아의 이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 일본이다



외계인들은, 지구상에 무성생식(無性生殖)으로 태어나 십자가형 수난을 당한, 예수에 대해 모를 것이 확실하다. 우리도 외계인의 종교를 전혀 모르는데, 그들이라고 우리 종교를 알 리 만무하다. 일석(一石)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일체 정보전달은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으므로, 더욱 불가능하다. 그래서일까? 지구상에서도, 불과 400년 전에는 아메리카 인들과 외부인들은 서로 상대방의 존재를 몰랐다. 그러니 당연히 상대방의 종교도 몰랐다. 그러므로 아메리카 인들과 외부인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상대방의 지옥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었다.

아마 외계인과 우리의 관계도 이럴 가능성이 있다. 즉, 우리 지구인은 외계인을 모두 지옥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그들이 예수나 석가나 알라나 크리슈나를 알 리 없으므로, 그들은 모두 기독교나 불교나 회교나 힌두교 지옥행이다. 그러므로 (만약 지구 종교가 하나라도 참이라면) 지옥에 가면 외계인들이 득실득실할 게 분명하다. 과학자들의 추산에 의하면 우주에는 생명이 있는 행성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므로, 지구인 수에 비해서 외계인 수가 압도적으로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드레이크(Frank Drake)의 확률식을 이용한 일부 추산에 의하면, 문명이 발달한 행성은 우리 은하계에만 1,000개가 있으며, 전 우주에는 100조~1,000경 개가 있다. 한 행성에 100억 명이 산다면 우주의 외계인 총인구는 자그마치 1자~10양 명이다. 이 엄청나게 많은 외계인들이 모조리 지옥행이다. 물론 지구상의 종교가 하나라도 참이라면 그렇다는 말이다. (다행히도 불경에 의하면, 외계인이 사는 행성의 수는 10억 개로 훨씬 적어, 지구인들이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외계인의 수가 1/100,000~1/10,000,000,000로 급감한다. 불교는 자비로운 종교이다.)

그러므로 지옥에는 지구인이 가뭄에 콩 나듯 드물 것이다. (즉, 지옥중생 100조~1,000경 명당 한 명 정도가 지구인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불가사의하게도, 지옥에 다녀왔다는 사람들 중에 지옥에 있는 외계인들을 보았다고 증언하는 이가 없다. 한 명도 없다. 괴이한 일이다. 외계인들의 외모가 기기묘묘할 것이므로 그 모습들을 절대 놓칠 수 없을 것이다: 한번 보면 절대로 잊을 수도 없을 것이다. 아프리카에 가서 기린을 못 보았다고 하는 소리나, 동물원에 가서 동물을 못 보았다는 소리와 전혀 다를 게 없다.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흔히 기독교 교리를 비판할 때, ‘기독교 하나님은 예수를 모르는 자들을 모두 지옥으로 보낸다’는 교리가 집중포화를 당한다. 사랑의 신이라는 기독교 하나님이, 예수 당시에 유대 땅 반대편에 살던, 즉 예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전해지지 않은 아시아에 살던, 그래서 예수에 대해서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한인(漢人)들이나 고구려인들을 그것도 갓난아이들까지 지옥에 떨어뜨리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다. 광개토대왕도 세종대왕도 지금 지옥에 있다. 이 두 분을 존경한다고 자랑스럽게 고백하는 대한민국 기독교인들은 대체 어찌 된 일일까?

(물론, 자연유산 되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한 태아들도 지옥에 간다. 또 예수 전에 태어난 자들도 모조리 지옥행이다. 선인이건 악인이건 차이가 없다. 동등하게 지옥으로 간다. 그리하여 성인 요·순(堯舜)도 지옥에 있을 터이니, 유자(儒者)들이 기독교를 극렬히 반대할 만도 하다. 졸지에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으니 어찌 화가 안 나겠는가? 아마 요·순이라도 화가 날 것이다.)

외부세계와 유리된 깊은 산속에 살던 화전민들은 너무 억울하다. 아예 깊고 넓은 바다에 의해서 유라시아 대륙으로부터 격리(隔離)된 오스트레일리아, 아메리카, 뉴기니에 살던 원주민들은 더 억울하다.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아무 허락도 없이 흰둥이 놈들이 자기들의 지옥행을 예약해 둔 것이다. 지구인들의 종교는 정말 이상하다. 인간의 지성을 고문하는 초월적이고 불가사의한 형이상학적인 고문도구이다. 그런데 우주에서 지구에만 고등생물이 산다고 믿었던 과거에는 이 정도 비판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우주에  고등생물이 무수히 살고 있다고 확신하게 된 지금은 더 혹독한 비판이 기다린다. 기독교 교리는 무수한 외계인들을 모두 지옥으로 떨어뜨린다. 이 광활한 우주를 지름 910억 광년의 원반형(圓盤形) 지옥대기소로 만들고 있다.

물론 깨인 기독교인들은 이런 교리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편협한 기독교인들은 참회해야 마땅하다. 외계인들 보기에 창피하지도 않은가?

지금 이 순간도 지구상 어딘가에서 신흥종교가 탄생하고 있으며, 그 순간 나머지 사람들은 다 그 신흥종교 지옥행이다. 마찬가지로 지구 밖, 우주 어디선가 신흥종교가 생길 때마다 지구인들은 한 명도 예외없이 모두 그 신흥지옥에 떨어진다. 그리고 지구인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외계인의 행성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정보전달은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으므로, 우리는 우리 생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다. 우리가 이미 지옥으로 떨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비극은 그걸 피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외계종교가 지구에 도달할 때쯤이면 우리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 밖으로 멀리 갈 것도 없다. 아마 개미나 벌도 종교가 있을지 모른다. 개나 소나 닭이나 돼지나 장어나 광어나 미꾸라지도 종교가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인간은 이미 그들 지옥에 떨어지게 되어있는지 모른다. 그 사실을 우리 인간만 모르고 있을 수 있다. 동물들의 고통과 눈물을 보상해주려면, 인간이 지옥에 가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이 조물주라 해 보자. 당신은 광어를 지옥으로 보내겠는가? 아니면 광어를 산 채로 사시미칼로 회를 떠서 먹는 인간을 지옥으로 보내겠는가? 동물들을 부려먹고, 잡아먹고, 재미로 죽이고,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삶의 터전에서 내쫓는 인간들이 지옥에 안 가면 도대체 누가 지옥에 가겠는가? 우리 인간은 이미 지옥에 가게 되어있는데 그걸 모르고, 아주 까맣게 모르고, 가지가지의 이상한 새 종교를 만들어 천국에 갈 거라고 망상을 피우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주 농후하다. 거의 100%일 것이다. 인간의 종교적 환망공상은 우주적 개그콘서트 수준이다.




강병균 :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 님이여 / 조용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