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3. 18:27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문]‘기필코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란 말을 듣고 문득 그게 너무 아득한 일처럼 생각이
됐습니다. 그 심보가 바로 생사법이요, 미혹임을 알아야 하오. 번뇌는 싫고 보리는 좋고 하는, 좋고 싫은 모든 의식의 헤아림에 더 이상 홀리지 마시오.
지금 있는 이대로 본래 공적(空寂)해서 아무 일 없는 것이 진실이오.
그러니 공연히 무슨 일이 일어났다며 번뇌를 끊네 마네 허둥대지 말고, 참으로 침착한 마음으로 “지금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주의 깊게 살펴 볼 수 있어야 하오. 차분히 스스로 살펴 묵득(默得)할 수 있을 만큼의 소재는 이미
무궁무진하게 주어져 있소. 지금 그렇게 갈등과 번뇌로 시끄러운 마음이 그대로 고요한 마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물리현상이 됐건, 심리현상이 됐건 이 세상 만법은 모두 인연에 의지해 허망하게 나투어진 꿈같고 환(幻) 같은 거요.
그러니 고행(苦行)을 하건 주리를 틀건 번뇌의 마음을 끊기 위해 온갖 방편의 유위의 노력을 일삼는다면 그건 전부
쓸데없는 짓 하는 거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하오. 자신이 곧 바다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과 다르지 않은 거요. 다시 말해 참마음을 깨닫는다는 것은 물결이 그대로 바다라는 사실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듯, 진심도 망심도, 번뇌도 보리도 비록 겉모습은 다르게 보일지언정, 그게 몽땅 다 한 자리에서 나투어진 바임을 꿰뚫어 보는 거요.
그러니 일체가 평등해진 그 자리에 다시 무슨 좋고 싫음이 있겠고, 높고 낮음이 있을 수 있겠소? 부디 지금 그렇게 시끄럽게 움직이는 그 마음이 그대로 고요한 마음임을 꿰뚫어 보아, 새삼 번뇌를 끊을 것도 없이 지금 이대로 열반이고, 속박을 벗어날 것도 없이 바로 해탈임을 알아야 제대로 된 수행자라 할 수 있는 거요.
- 현정선원
千波萬波 파도는 쳐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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