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이식인가 몸 이식인가|…… 강병균 교수

2016. 9. 25. 18:3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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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이식인가 몸 이식인가


불교닷컴 [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




외신을 인용한 며칠 전(2016.1.22)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올해 이탈리아 신경외과 의사 세르지오 카나베로는 중국 하얼빈대 교수들과 합동으로 원숭이 머리를 다른 원숭이 몸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이미 2014년에 미국학술회의를 통해서 사람 머리이식 수술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 카나베로 교수는, 내년에 하얼빈대와 공동으로 사람 머리이식 수술에 도전할 계획이다.

수술 대상은 러시아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인데, 베르드니히-호프만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고 있다. 선천성 척수근육위축증인 이 병에 걸리면 근육이 쪼그라들고 줄어들어 걸을 수도 없다. 휠체어에 의지해 사는 그는 정상적인 몸을 얻으려고 수술을 자청한 것으로 보인다.

수술팀은 윤리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수술하기로 했다고 한다. (중국이 비윤리적인 국가라는 뜻인가? 아니면 자유로운 나라라는 뜻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혁신적인 사고에 대해서 열린 사회라는 뜻인가?)

'사람머리를 (몸에) 이식한다'고 보니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지, '사람몸을 (머리에) 이식한다'고 보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심장 간 콩팥 등 개별 장기이식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왜 여러 개 장기의 모임인 몸(머리를 제외한 목 아래의 몸)을 이식하는 게 문제가 될 것인가? 즉, 손 발 심장 콩팥 간 폐 위 등 신체와 장기를 '한 번에 하나씩' 이식하면 문제가 안 되는데, 왜 '한꺼번에' 다 이식하면 문제가 된다는 말인가?

예를 들어 사전에 장기기증서약을 한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해 죽는 경우, 그 사람의 신체와 장기를 부위별로 분리해 여러 사람에게 하나씩 이식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한 사람에게 통째로 이식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이상한 주장이 아닌가? 여러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혜택을 욕심 사납게 혼자 다 차지해서 옳지 않다는 소리인가? (소를 잡아먹을 때 여럿이 나눠먹어야지 한 사람이 혼자서 한 마리를 통째로 먹으면 안 된다는 소리인가?) 참으로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이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점이 있다. 이 수술은, '머리 이식수술'이 아니라 '몸 이식 수술'이라는 점이다. 머리에 몸을 붙이는 수술이지, 몸에 머리를 붙이는 수술이 아니다.
하지만 영혼주의자들로부터는 아예 윤리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문제가 성립하지도 않을 것이다. 몸이건 머리건 다 영혼의 도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달마대사는 자기 몸(머리를 포함한 전신)을 통째로 바꿔치기 한 적이 있다(사실은 바꿔치기를 당했다). 인도에서 중국으로 오는 도중에 동굴에서 선정에 들어 영혼이 몸을 빠져나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돌아와 보니(소위 유체이탈이다), 자기 몸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낯선 몸이 있길래 할 수 없이 그 몸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달마영혼이 달마몸을 비운 사이에, 지나가던 다른 요기가 "이게 웬 횡재냐" 하며 못생긴 자기 몸을 벗어놓고 잘생긴 달마의 몸을 입고 도망가 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달마대사가 눈꺼풀도 없는 왕방울 눈의 험상궂은 얼굴을 하게 된 사연이다.

이것은 영혼에 몸을 붙이는 전신(全身)이식수술에 해당하겠지만 동양에서는 아무 문제가 안 된다. 생명체의 정체성이 영혼에 있지 몸(머리를 포함한 몸)에 있다고는 믿지 않기 때문이다. 즉 영혼이식수술로 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윤회가 바로 몸을 통째로 바꿔치기하는 전신이식수술에 해당한다.

그런데 '영혼과 의식이 심장에 거주한다'는 기이한 이론을 믿는 사람들은 몸(全身)이식수술에 반대할지도 모른다. 이들 입장에서는, 카나베로 교수의 이식수술은 머리이식수술도 아니고 몸이식 수술도 아니며 심장이식 수술이기 때문이다. 영혼이 거주하는 신성한 심장을 이리저리 옮겨 붙이는 것은, 불경한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혼은 머리를 따라다니지 심장을 따라다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사람은, 지능 기억 성격 등 정신적인 특징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영혼은 죽기살기로 머리만 따라다닐까? 만약 영혼이 심장을 따라다닌다면, 심장이식 수술을 받으면 ‘머리주인이 아니라 심장주인이 살아날 것’이고 그래서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환자 가족이 ‘병원 측이 환자의 영혼을 분실했다’고 소송을 걸 만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영혼심장거주설(靈魂心臟居住說)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에도 있다. 스님들 중에도 있고 재가자들 중에도 있다. 남방불교와 티베트불교와 힌두교의 영향이다. 다 지혜가 없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이론을 믿는 사람을 만나면 몹시 조심해야 한다. 덩달아 광신자가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우 주의할 점이 있다. 전신(全身)이식수술을 받은 사람이 자식을 낳는 경우 그가 물려주는 것은 (몸의) 전(前) 주인의 유전자이다. 머리는 바뀌기 않아도 몸이 바뀌기 때문이다: (몸의) 전 주인의 유전자는 몸의 성세포에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몸의) 전 주인에게 유전병이 있었거나 유전적 정신장애가 있었다면 이들은 고스란히 새 주인의 자식에게 전해진다.

그래서, 특히 불구대천지 원수의 몸(머리 아래 몸)을 이식받는 경우는, 아무리 그의 멋진 몸이 탐이 나도, 심각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기가 낳은 자식이 사실은 자기 원수의 자식일 것이기 때문이다: 원수의 얼굴을 매일 보고 살아야 한다. 이런 일들까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번식행위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사바세계의 어려움이다. 이처럼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생각지도 않은, 새로운 번뇌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달마대사야 아무 문제가 없다. 자식을 낳지 않는 독신승려들은 기존의 번뇌와 다른 (번식에 관련된 이런 종류의) 새로운 번뇌로부터도 자유롭다. 일체 번뇌로부터의 해방이, 진정한 수행자의 특권이다. 사바세계의 번뇌와 고통은,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고정되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해 기발한 모습을 만들어내 중생을 몹시 놀라게 한다. (그래서, 번뇌도 자체적으로 진화하는 생명체가 아닌지 의심하게 만든다.) 이런 엉뚱하고 괘씸하고 고약한 번뇌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열심히 도를 닦아야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욱 소중한 이유이다. 특히 진정한 도(道)는 (번식을 하지 않는) 출가자와 (번식을 하는) 재가자를 구별하지 않기에 더욱 그러하다.




강병균 :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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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는 수(壽)
오래오래 죽지 않고 천수(天 壽)를 다함이 복이다.
- 오래 사는 것(壽),
♤. 둘째는 부(富)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남을 괴롭히지 않으며,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재물을 소유하는 것.
-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사는 것(富),
♤. 셋째는 강녕(康寧)
강(康)은 육체적 건강을 말하고
녕(寧)은 마음의 건강을 말하는 것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깨끗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 편안하게 사는 것(康寧),
♤. 넷째는 유호덕(攸好德)
덕을 좋아하는 일상적 태도로서
남에게 늘 주는 연습을 하고 남을 도우려 애쓰며
건전한 마음과 평온한 분위기 조성이다.
- 선행으로 덕을 쌓는 것(攸好德),
♤. 다섯째는 고종명(考終命)
일생을 건강하고 덕을 좋아하며
주변에 많이 베풀고 적당하게 오래 살아
마지막 죽음에 임해 고통없이 편한 모습으로 생을 마친다.
-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考終命).
현대 오복(五福)
♤1. 健
아무리 재물이 많아도 건강하지 못하면 무용지물.
♤2. 妻 (夫. 偶)
옆에서 돌봐줄 수 있는 배우자가 있으면 행복.
♤3. 財
적당한 재산이 있어야 자식에게 손 안 벌리고
스스로 즐기며 살 수 있다.
♤4. 事
일이 있어야 나태하지 않고 생활의 리듬도  있고,
삶의 보람도 느끼며 건강도 유지한다. 
♤5. 朋
나를 알아주는 참된 친구가 있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
참된 친구는 말년 외로움이 없는 삶을 갖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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