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으로 처음부터 나쁜 일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원래부터 '나쁜 일' '죄' '악' 이라는 것은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들 마음 속에서 나쁜 일이라는 관념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 빠져 괴로워 하며 불안해 하기에 나쁜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어떤 나쁜 일이 닥쳤을 때 그것을 '업보다' '죄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에게 닥쳐오는 모든 것은 내 안에 자성 부처님이 우리를 이끄는 과정인 것입니다. '참 나'를 찾을 수 있는 소중한 수행의 재료인 것입니다.
마음 먹기에 따라 '죄'가 될 수도 있고 '수행의 재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 먹기에 따라 '마왕 파순'이 될 수도 있고 '부처님의 나툼'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마음에서 붙잡고 집착함이 죄이며 나쁜 일인 것이지 본래 '죄'란 있을 수 없습니다. 마음에서 놓아버릴 수 있다면 이미 죄는 없습니다.
죄무자성종심기 심약멸시죄역망 죄망심멸양구공 시즉명이진참회
죄는 본래 자성이 없고 마음따라 일어나니 마음 만일 없어지면 죄업 또한 사라지네 죄와 망심 모두 놓으면 마음 또한 공하나니 이를 이름하여 '진실한 참회'라 하네...
이렇게 천수경에서 명확한 해답을 우리에게 주고 있지만 그래도 놓아버리기란 어렵습니다.
죄 또한 부처님의 나툼임을 믿는 것이 그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일이 부처님의 나툼이며 수행자를 길들이는 수행의 참 경계이기에...
그러기에 내게 닥치는 어떤 일도 크게 보면 '긍정' 아님이 없습니다. 업보다 죄다 해서 짐스럽게 떠안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를 놓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크게 한 번 놓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크게 놓을수록 그게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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