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16. 20:58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무소유는 전부를 소유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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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꽃 - 서정주
사발에 냉수도
부셔 버리고
빈 그릇만 남겨요.
아주 엷은 구름하고도 이별해 버려요.
햇볕에 새 붉은 꽃 피어 나지만
이것은 그저 한낱 당신 눈의 그늘일 뿐,
두번짼가 세번째로 접히는 그늘일뿐,
당신 눈의 작디 작은 그늘일 뿐이어니......
우리가 진실을 추구하는 동안에는 현실과 진실은 따로 논다.
눈앞의 현실은 불만족스럽고 불완전하여
이 상태를 벗어나게 해줄 구원의 대상을 찾는다.
진실에 눈을 뜬다면 진실과 현실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당장 하나임이 분명하지는 않다.
그동안 따로 놀아왔던 분리감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왠지 낮설고 왠지 어색하다.
현실 그대로 차별없는 진실이라는 사실이 현실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 익숙해지다 보면 어색함이 당연함으로 변하다.
마치 잘 숙성된 김치가 배추와 양념의 버무림이 아니라,
그냥 김치인 것처럼.
자기도 모르게 존재의 화학 작용이 일어나버렸다.
얼핏 보면 배추이고 얼핏 보면 양념이다.
그러나 그것은 배추의 양념도 양념의 배추도 아닌 그냥 김치이다.
문득 본래 마음 자리가 드러났다면 분별하는 마음이 완전히 숨죽어야 한다.
이것이 죽지 않는 것은 푹 익지 않아 풋내가 나는 김치와 같다.
이것은 겉절이이지 김치가 아니다.
적지않은 시간이 지나 안팎으로 대상을 그리며 추구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보면 양념과 배추의 분리감은 사라지고
먹음직스런 밥도둑 김치가 되어 있다.
이것은 이 세상 전부를 훔친 도둑이 되어 있다.
본래 그랬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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