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7. 23:14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본래면목 [普照 修心訣]
"상상(上上)의 근기는 들으면 곧 쉽게 알지만,
중하(中下)의 근기는 의혹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방편을 말씀하여 어리석은 이로 하여금 알아 듣게 해 주십시오."
"도는 알고 모르는 데 있지 않다.
네가 어리석어 깨닫기를 기다리니 그 생각을 쉬고 내 말을 들어라.
모든 법이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으므로 번뇌 망상이 본래 고요하고,
티끌 세상이 본래 공한 것이다.
모든 법이 다 공한 곳에 영지가 어둡지 않다.
그러므로 공적(空寂)하고 신령스럽게 아는 마음이 너의 본래 면목이며,
삼세제불(三世諸佛)과 역대조사(歷代祖師)와 천하 선지식이
은밀히 서로 전한 법인(法印)인 것이다.
이 마음을 깨달으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참으로 바로 부처님의 경지에 올라가,
걸음 걸음이 삼계에 뛰어나서 집에 돌아가 단박 의심을 끊게 된다.
인간과 천상의 스승이 되고, 자비와 지혜가 서로 도와
자리(自利) 이타(利他)를 갖추게 되며, 인간과 천상의 공양을 받을 만하다.
네가 이와 같다면 참 대장부이니 평생에 할 일을 마친 것이다."
"제 분수대로 보면 어떤 것이 공적영지(空寂靈知)의 마음입니까?"
"네가 지금 내게 묻는 것이 너의 공적 영지하는 마음인데,
왜 돌이켜 보지 않고 밖으로만 찾느냐?
내 이제 네 분수를 따라 바로 본심을 가리켜 깨닫게 할 테니
너는 마음을 비우고 내 말을 들어라.
아침부터 저녁에 이르도록 보고 들으며 웃고 말하고, 성내고 기뻐하며
옳고 그른 온갖 행위를, 무엇이 그렇게 하는지 어디 말해 보아라.
만일 육신이 그렇게 한다면,
왜 사람이 한 번 명을 마치면 눈은 스스로 보지 못하느냐?
어째서 귀는 들을 수 없고, 코는 냄새를 맡을 수 없고, 혀는 말하지 못하며,
몸은 움직이지 못하고, 손은 잡지 못하며, 발은 걷지를 못하느냐?
그러므로 알아라.
보고, 듣고, 움직이는 것은 반드시 너의 본심이지 육신이 아니다.
이 육신을 이루고 있는 네 가지 요소의 성질이 공하여
마치 거울에 비친 형상과 같고 물에 비친 달과 같다.
그런데 어떻게 항상 분명히 알며 어둡지 않고
한량없는 묘용(妙用)을 통달할 것인가.
그러므로 말하기를
'신통과 묘용이여, 물을 긷고 나무를 나름이라'고 한 것이다.
또 이치에 들어가는 데는 길이 많으나,
너에게 한 문을 가리켜 근원에 들어가게 하겠다.
네가 까마귀 울고 까치 지저귀는 소리를 듣느냐?"
"듣습니다."
"듣는 성품을 돌이켜 들어 보아라. 얼마나 많은 소리가 있느냐?"
"이 속에 이르러서는 모든 소리와 온갖 분별을 할 수 없습니다."
"참으로 기특하다! 이것이 관세음보살께서 진리에 드신 문이다.
내가 다시 너에게 물어보겠다. 네가 말하기를,
이 속에 이르러서는 모든 소리와 온갖 분별을 할 수 없다고 했는데,
할 수 없다면 그때는 허공이 아니겠느냐?"
"본래 공하지 않으므로 환히 밝아 어둡지 않습니다."
"그럼 어떤 것이 공하지 않은 체(體)인가?"
"모양이 없으므로 말로 할 수도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과 조사(祖師)들의 생명이니 다시 의심하지 말아라."
불타는 집 ; 普照국사 - 修心訣 중에서
삼계(三界)의 뜨거운 번뇌가 마치 불타는 집과 같은데,
어째서 거기 머물러 그 긴 고통을 달게 받을 것인가.
윤회를 면하려면 부처를 찾아야 한다.
부처는 곧 이 마음인데, 마음을 어찌 먼 데서 찾으랴.
마음은 이 몸을 떠나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육신은 거짓이어서 생(生)이 있고 멸(滅)이 있지만,
참으로 허공과 같아서 끊이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뼈와 살은 무너지고 흩어져 불로 돌아가고
바람으로 돌아가지만 한 물건은 신령스러워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다'고 한 것이다.
슬프다!
요즘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자기 마음이 참 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자기 성품이 참 법인 줄을 모르고 있다.
법을 멀리 성인들에서만 구하려 하고,
부처를 찾고자 하면서도 자기 마음을 살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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