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2. 18:30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명경지수明鏡止水 / 월주스님
눈에 보이는 것이 소란스러운 것은, 눈에 보이지않는 우리의 내부가
소란스럽기 때문이다.
남을 허물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번거로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山堂靜夜坐無言 寂寂寥寥本自然
何事西風動林野 一聲寒雁淚長天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의 경계를 읊은 오도송이지만,
만뢰가 아직도 잠이 무거운 새벽, 종소리에 실려나는 게송은
나로 하여금 말할 수 없는 법열法悅을 느끼게 한다.
휘영청 밝은 달빛에 깊이 잠긴 산야山野를, 나는 이때 내 가슴에 담는다.
아차차! 서풍이 부는 소식인가.
간절한 신심信心이 천 길 깊은 내 안으로 메아리도 없이 퍼져 나간다.
부처님의 위없고 짝 없는 이 법法에 나는 잠시 눈물겨워진다.
감히 함부로 만지기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법복法服을 내려 입고 어두운 도량으로 나선다.
종소리는 더욱 간절하게 도량에 번져나간다.
나는 잠시 법당으로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우러른다.
푸른 별들이 찬 빛을 뿜어 온 하늘이 서릿발 같다.
서릿발 기운이 더욱 속기俗氣를 쫓고,
찬바람이 구석구석을 휘저어 먼지를 턴다.
나는 갑자기 바람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법당에 들어 다시 간곡히 발원문을 외우고 방석을 깔고 앉아 화두를 든다.
도량에 수런거리는 인기척을 들을 때가 되면 밖은 훤히 밝아 있다.
모두를 다 털어버릴 수 있을 때 나는 출가인으로서의 보람을 느낀다.
동요 없이 고요한 마음은 또 하나의 하루를 맞는 나에게
사사私邪로움이 없는 대의를 보장해준다.
시비분별이 우리를 얼마나 혼란스럽게 해주고 있는가,
태산준령이야 오히려 타고 넘을 수도 있다.
파란만장의 대해大海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면
능히 건너갈 수 있다. 그러나 눈으로도 볼 수 없고
손으로도 만질 수 없는 마음 속 아산我山, 망념妄念의 바다는
결코 외법外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이 소란스러운 것은, 먼저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의 내부가 소란스럽기 때문이다.
남을 허물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번거로운 마음을 조용히 다스려야 한다.
때 묻은 거울이야기를 우리는 흔히 한다.
평범한 이 비유에 무진장한 법문이 담겨 있다.
바람 없이 고요한 맑은 물처럼 담담한 심경으로 사물을 관조하자.
개인이나 종단, 나아가서는 국가의 경륜이 이로부터 우러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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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9.7 개운사 주지 재임시 월주 스님
1935년~ 1954년 금오 스님을 은사로 득도 동국대 행정대학원 졸업
1978년 제5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1980년 제17대 조계종 총무원장
1994년 제28대 조계종 총무원장 現 지구촌공생회 대표이사,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한 곡조 피리소리 떠나는 정 슬프고
천리 길 외로운 배 바닷빛 희미하네.
오늘 밤 자네가 쉴 곳이 어디뇨
매화 향기 대 그늘에 달 그림자 내리는 곳.
一聲長笛離亭苦(일성장적이정고)
千里孤帆海色微(천리고범해색미)
今日故人何處宿(금일고인하처숙)
半窓梅竹月依依(반창매죽월의의)
- 서산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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