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을 보이지 마라/잡아함경

2017. 11. 25. 22:0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염불 불보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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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을 보이지 마라



자랑하고 드러내는 마음에는 한 치의 깨달음도 붙을 수가 없다

부처님께서 나란타성의 파바리엄차 숲에 계실 때였다.
그때 한 장자의 아들 견고가 부처님께 문안드리고 여쭈었다.
"거룩하십니다. 부처님이시여.
만일 바라문이나 장자의 아들이나 거사들이 오거든
신통을 보이라고 제자들에게 분부하소서."
부처님께서 이에 대답하셨다.
"나는 모든 비구들에게 신통을 보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나는 다만 조용한 곳에서 깊이 진리를 사유하고
자신에게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그것을 스스로 숨기고,
허물이 있으면 그것을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장아함경]


신통을 보이지 말라.
자신의 공덕을 숨기라.
수행 중에 나타나는 신통이든 그 어떤 공덕이든
그것은 모두 거짓이요, 환영이며, 꿈이고, 신기루다.

신통과 공덕에 집착하고
그것을 스스로 자랑하고 드러내는 마음에는
한 치의 깨달음도 붙을 수가 없다.
그 마음이 곧 아상(我相)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말라.
신통자재함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을 과시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깨달음은 저멀리 달아나며 모든 공덕은 소멸된다.

수행 중에 나타나는 그 어떤 공덕이라도
모두 회향할 뿐
내 것으로 붙잡아 가두려 하지 말라.

그것을 스스로 내세우지도 말라.
다만 자신의 허물이 있으면
대중에게 활짝 드러내 그 허물을 닦으라.

허물은 드러낼수록 사라지고
공덕은 숨길수록 자란다.

우리는 다만 자리에 꼿꼿이 앉아 진리를 사유할 뿐이다.
스스로 사유한다는 생각도 없고,
스스로 수행한다는 생각도 없으며,
스스로 수행의 공덕을 믿지도 않는다.

수행 중에 그 어떤 공덕이나 신통이나
신비한 변화가 찾아올지라도
그것이 환영임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이 지은 그 어떤 공덕일지라도
그것을 입에 담는 순간 물거품처럼 흩어진다.
스스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허물일 뿐이다.

무엇이든 드러내면 사라지고 숨기면 자란다.
공덕을 드러내면 공덕이 사라지고
허물을 드러내면 허물이 사라지며,
공덕을 숨기면 공덕이 자라고
허물을 숨기면 허물이 자란다.

무엇을 숨길 것이며 무엇을 드러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