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에 핀 연꽃처럼

2017. 12. 10. 11:5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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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에 핀 연꽃처럼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닌

어정쩡한 신분이라고 자조하지 마라

사바의 험한 파도를 온 몸으로 버티며

자식을 낳고 기르고 교육시키고 

시집장가 보내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던가

 

부모형제 등지고 생사의 관문을 뚫고자

머리 깎고 수행의 길로 나선 스님의 삶도

가시 밭 길이겠지만

치열한 생존경쟁의 정글에서 자기만의 삶을

개척하고 터전을 마련하는 일도 결코 쉬운 삶은 아니다

 

중생세계를 떠나 자신을 구제하고

나아가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원대한 서원으로

온갖 인연을 끊고 뼈를 깎는 수행으로

참 자아로 다시 태어나

버린 인연 속으로 다시 뛰어들어 중생을 제도하려는

스님의 삶도 거룩하지만

 

세파에 할퀴고 가슴 찢기우며 

슬픔과 기쁨의 눈물을 함께 하면서  

얽히고 설킨 세인의 삶을 살면서도

한 가닥 거룩한 부처님의 가르침 깊숙히 품고

더불어 행복하고자는 마음 하나로

가정사 보다 전법에 정열을 쏟으면서

모셔지는 삶보다 모시는 삶을 사는 존경스런 포교사여

 

그대들이야말로

진흙속에서 꽃을 피우듯

세속에 살면서도 세속에 물들지 않는

한 떨기의 거룩한 연꽃이어라. 

 

 - 청강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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