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것 / 릴라님

2018. 2. 11. 17:0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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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바로 이것뿐입니다. 이것은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이것저것이라고 할 것이 없습니다,
이것은 이것이 아닌 이것이고, 이름을 붙여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이것입니다.
이것은 아무것도 아닌 이것이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계의 일원도 아니지만, 세계와 분리된 나도 아닙니다.
이것은 세계와 나라는 것이 이름 붙여지기 이전이고,
세계와 나가 성립되기 이전입니다. 더 나아가 여기에는
'세계와 나 이전'이라는 말조차 해당되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당장 이뿐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아닌 것조차 없는,
없다는 것조차 해당되지 않는 이것입니다.
이것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고,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다는 말조차 용납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은 이것도 아니고, 이것 아닌 것도 아닙니다.
온갖 생각이 일어나지만 그 어느 생각에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당장 이것이지만 이것은 내가 보거나 듣거나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라는 것이 잉태되기 이전의 알 수 없음이고, 이름 없음이고,
무한한 가능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말조차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이 사실을 직접 체험하라고 일러주는
손가락일 뿐입니다. 진정 여기에 통할 때는 알 수 없음, 이름 없음,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고,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고,
조사의 본래면목에 통하는 것이 아닙니다.
깨달음이라는 생각이 일어나고, 부처라는 이미지가 그려지고,
본래면목이라는 글자가 그려지는 이 바탕입니다.

생각으로 알고, 느낌으로 보고, 여러 가지 감각 의식으로 구하려는
마음이 사라진 자리. 모든 추구와 노력과 지키려는 마음이 사라진 자리.
분별하여 추구하고 얻으려는 마음이 다하는 일이지, 달리 얻을 깨달음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꿈속에서 깨어나는 꿈을 꾸는 일입니다.

이것이 체득되어야 모든 말이 진실하고,
참된 부처가 이 세상 전부라는 지혜가 스스로에게 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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