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구도자의 질문--7. 불교의 사회구제는 가능합니까?

2018. 3. 24. 20:4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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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구도자의 질문--7. 불교의 사회구제는 가능합니까?



7. 불교의 사회구제는 가능합니까?
'구제'라는 어구는 불교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모든 생명이 절대적 존재로서 일체의 생명이 불타 아님이 없으므로, 불교에 입문(入門)하는 첫 조건이 일체 중생을 부모와 같이 존경하고 사장(師長)과 같이 섬기며 부처님과 같이 시봉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봉사(奉仕)'가 있을 뿐 구제와 구원은 없습니다.
남을 돕는 것이 불공(佛供)임을 항상 역설하지만, 이 '남'이라 하는 것은 절대자를 지칭함이며 절대자는 불(佛)이므로, 남을 돕는 것이 즉 불공입니다. 보통 남을 돕는다면 부자가 가난한 이를 돕는 태도인데, 이것은 참으로 남을 도울 줄을 모릅니다. 참다운 도움은 병든 부모를 자식이 모시듯, 배고픈 스승께 음식을 드리듯, 떨어진 옷을 입으신 부처님께 옷을 올리듯 하여 모든 '남'을 항상 받들어 모시는 태도만이 진정한 남을 돕는 것입니다.
구제라 함은 이와 반대로 약하고 가난한 상대를 불쌍한 생각으로 돕게 되는 바, 이는 상대의 인격에 대한 큰 모욕이니 불교에서는 구제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디를 가나 배고픈 부처님, 옷 없는 부처님, 병든 부처님 등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 무수한 부처님들을 효자가 부모 모시듯이, 신도가 부처님 받드는 성심으로 섬기며 돕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니 '봉사'가 있을 뿐 구제는 없습니다.
사자는 여우소리를 내지 않도다. (獅子不作野干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