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8. 10:0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한 생각 한 생각은 마음의 그림자일 뿐(1)
/ 정여스님
부처님 마음은 얼마나 맑고 고요한 것일까.
우리도 마음이란 게 있지만 깨달으신 분의
때 묻지 않은 마음의 세계는 과연 어떤 것일까?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지 않으십니까?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새들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지저귑니다.
망울 튼 버들가지는싱그럽고 시냇물은 졸졸졸
소리를내면서 흘러갑니다.
농부는 밭을 갈고 아낙네들은 봄나물을뜯고 있습니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이런광경을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쉬워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물이 있으면 물을 보고 꽃이 있으면 꽃을
본다는 것.
이게 바로 공적영지(空寂靈知)입니다.
이 자리가 본심(本心)의 자리인 참 마음인 것입니다.
산에 올라가서연초록색 나뭇잎들을 바라보고,
새들이 지저귀는 노랫소리를 듣고,
흘러가는 물을 보고,티 없는 파란 하늘을 보면
마음 편하지요?
그런데 집에 돌아와 일 않고 빈둥대는 남편
바라보면 마음이 확 상하면서 화가 나지요?
왜 그럴까요?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한데 연유가 있습니다.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쁜 것,
바로 분별때문입니다.
여여하게 본 것이 아닙니다.
성철 큰 스님께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는
화두 아닌 화두를 세상에 던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습니다.
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까?
삼천배를 성공한 몇몇언론인들이 큰스님께
여쭈었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깊은 뜻이 무엇입니까?
성철 큰 스님이 답하셨습니다.
이 사람들아, 산이니까 산이라 하고
물이니까 물이라고 하지.
그럼당신들은 산을 뭐라고 부르는고?
물을 뭐라고 부르는고?
이미 큰 스님은 분별과 시비심을넘어서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볼 줄 아는 안목이 생기신 겁니다.
그 어떤 것도 차별하거나 분별하지 않고
여여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겁니다.
그것 하나만 되어도 보통 사람하고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여하게 있는그대로 보는 것이 선의 기본이라
하지만이것을 학문으로만 알고 실천하지않으면
그냥 스쳐가는 바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산에서 시냇물 흐르는 좋은 소리를 듣고
집에 오자마자 남편 본 순간 화가 난다면
아직 갈 길이 한참 먼 분이십니다.
여여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화가 났다거나 짜증 날 때 상대방 허물을
보기전에 내 허물을 먼저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한 발이라도 부처님마음에 다가간 것입니다.
본심(本心)은공적(空寂)하며 일체 상이 끊어지고
영영(靈靈)해서 혼매(昏昧)하지 않는 것입니다.
본심은 모든 생각의 근원입니다.
일체 선악의 만법(萬法)을 갖추고 있고생과 사의
시발점입니다.
한 마음에서 모든생각이 일어나고 산하대지
일월성신이 생겨납니다.
한 마음에서 일어난 선악을 관찰해 보면전부
자신의 마음 가운데 일어난 생각의그림자일
뿐입니다.
즉, 생각이라는 것은맑고 깨끗한 마음 바탕에서
일어난 그림자입니다.
공적영지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일정한
수행방법을 행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서두에 제가 한 말,여여한 마음을 가지라는
한 마디에정말 여여한 마음을 갖고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다면 수행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근기가 아주 대단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산에서 돌아와 집에 도착한 즉시
그 마음이 변하니 수행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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