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는 어디로 갔는가
2018. 4. 22. 09:47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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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는 어디로 갔는가?
선사가 제자를 데리고 강변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그 발자국 소리에 근처 갈대밭에 있던 들오리가
푸드덕 날아올랐습니다. 선사가 묻습니다.
“이것이 무엇이냐?”
“들오리입니다.”
제자의 대답을 들은 선사는 아무 말 없이
몇 발자국 더 걸어가다가 다시 묻습니다.
“어디로 갔느냐?”
“저쪽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러자 선사는 대뜸 제자의 코를 비틀었습니다.
제자가 아픔에 비명을 지르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날아가긴 뭐가 날아가 버렸다는 말이냐?”
바로 지금 당장 무엇이 의식되고 있습니까?
그것이 진정 무엇입니까? 선사가 묻습니다.
“이것이 무엇이냐?” 어리석은 제자처럼 “들오리”라고 하지 마십시오.
사물이나 생각, 느낌, 감정들은 들오리처럼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집니다.
의식되다가 더 이상 의식되지 않고 다른 대상이 의식됩니다.
그 대상들은 어디로 갔습니까?
“저쪽으로 날아가 버렸다.”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의식의 대상들은 왔다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의식 자체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코를 조심하십시오! / 몽지릴라 밴드에서 몽지 심성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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