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8. 15:18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미륵 부처님
배연국 입력 2018.07.04 09:08
지난주 충남 홍성 용봉산 석불사에서 미륵 부처님을 뵙고 왔다. 병풍처럼 호위하는 소나무 숲에서 단아한 모습을 현시하고 있었다. 때마침 서녘으로 향하는 태양이 광배처럼 빛나고 있었다.
용봉산 석불사 미륵불은 자연석을 깎아 만든 7m 높이의 고려 석불이다. 눈은 가늘었고 코는 낮았다. 눈을 반만 뜨고 교만의 콧대를 낮추라는 가르침이다. 입은 은은한 천년의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귀는 턱밑까지 내려왔고,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있는 모습이었다. 큰 귀로, 가슴으로 중생의 고뇌를 듣고 느끼려는 듯했다.
미륵불은 희망을 상징한다. 먼 훗날 이 땅에 출현하여 이상세계를 완성한다는 미래의 부처이다. 불국토의 백성들은 탐욕과 다툼이 없고 최상의 안락을 누린다. 길거리에 수많은 보배들이 즐비하지만 그것에 연연하는 사람이 없다. 백성들은 보석을 손에 들고 “옛사람들은 이 돌덩이 때문에 서로 싸웠지”라고 말한다.
미륵불이 출현하려면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에 든 뒤 자그만치 56억7000만년의 세월이 흘러야 한다. 하지만 굳이 영겁의 시간을 기다릴 필요까진 없다. 욕심을 내려놓은 그 자리가 불국토이고 미륵불의 환생이니까. 고려의 석공은 그런 마음으로 수억년 바위 속에서 잠자던 부처를 깨웠다. 수만 번 지극정성으로 정을 두드린 끝에 미륵불을 이승으로 불러내었다.
지상의 모든 존재에는 불성이 있다. 한낱 돌덩이 속에 미륵불이 존재한다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떻게 자신의 부처를 끄집어낼지는 용봉산 석불사 미륵부처와 고려의 석공이 이미 충분히 가르쳐주었다. 남은 것은 당신의 실천만 있을 뿐!
배연국 논설실장
아름다운 노래모음 리메이크 30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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