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29. 13:02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생각이 끊어져야 한다
지금 일어나는 경험은 모두 자기 마음의 산물입니다.
자기 마음에 그려진 물체이고 사람이고 사건이고 시간과 공간입니다.
따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은 드러나는 영상이 실재한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생겨나는 마음의 착각입니다.
따라서 모든 그것들은 바로 지금 이것입니다.
하늘이 이것이고 땅이 이것이고 모든 사물이 이것입니다.
바로 지금 시간과 공간이 분화되기 이전, 바로 이 자리가 만물이 소생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이 말도 맞지 않습니다. 진정한 마음은 다른 것들과 따로 있는 이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물들과 이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이해로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이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것에 진정으로 통한 것이 아닙니다. 언어는 항상 분별을 전제로 작동합니다.
말은 분별심의 대표적인 산물입니다. 마음에서 분별되어 일어난 것이 언어이므로
분별을 떠난 마음을 결코 언어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 생각에서 출현하며,
현재와 미래도 바로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생각이라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이해됩니다.
따라서 온갖 일깨움을 준 사람들이 단 한마디도 말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한편으로 이해가 갑니다. 왜냐하면 과거의 사람이든 과거의 말이든 모두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 생각의 산물이기 때문에 그것들은 모두 허망한 것이고
그런 일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거·현재·미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생각이 일어나는 이 자리이다'라고 이해하게 됩니다.
이런 말을 알게 되면 자신이 여기에 통한 것인지, 이해한 것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설법으로 하는 말이 거부감 없이 들리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이든 그 모든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과거·현재·미래가 바로 지금 이것이다.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이것이다'라고
알고 이해하거나 어떤 자극이 일어날 때 그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이것이야'라는
속삭임이 작동하고 있다면, 이것은 진정으로 통한 것이 아닙니다.
진정 여기에 통할 때는 어떠한 이해나 속삭임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사례의 마음 상태는 '모든 것과 이것이 하나가 아닌 둘의 상태'입니다.
진정한 깨달음은 둘이 아닙니다. 모든 것과 구별되는 이것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이것이고 이것이 모든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알고 있더라도 맞지 않습니다.
생각이 개입되어 있고, 견해가 남아 빈틈을 메우고 있는 상태입니다.
언어는 분별심을 대표하는 경계입니다. 언어는 언어가 사라진 곳을 결코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언어가 아니면 이러한 세계로 이끌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말로 설법을 주로 합니다. 그러나 진정 이 사실에 통할 때는 언어는 방해만 됩니다.
진정한 이것은 이것이 아니며, 만물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드러난 표상들은 모두 다양합니다.
언어도 표상입니다. 모든 언어가 경계입니다. '모든 것이 이것이다'라고 하는 것도 경계입니다.
진정 여기에서는 이것이 따로 없습니다. 그저 과거가 있고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습니다.
동시에 이 모두가 똑같습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분별하지만,
그것 그대로 똑같은 것이지 과거·현재·미래와 분별되는 '이것'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사실에 통할 때는 과거에서 통하고 현재에서 통하고 미래에서 통하며,
모든 언어와 사물에서 통합니다. 과거에 이것이 있고, 현재와 미래 모든 언어와 사물에
이것이 하나로 있습니다. 이것도 마지못한 설명입니다.
진정 이 사실에 통하고자 할 때는 모든 생각이나 느낌 등 분별되는 경계는 놓아버려야
합니다. 거기에 의지하면 '모든 것이 이것이다'하면서
생각의 꿈속에서 생각 아닌 도를 꿈꾸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이것이다'라는 이해가 있다면 이제 이 이해마저도
놓아버려야 합니다. 아무런 생각에 의지하지 않고 탁자를 쳐보거나 손을 들어보거나
할 뿐입니다. 생각 없이 직면해보는 것입니다.
생각 없이 직면할 때는 두 가지 마음 상태가 될 것입니다.
꽉 막힌 듯 답답하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막힌 것이 없어 확연하거나.
이 상황을 버티다 보면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뚫리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여전히 '모든 것이 이것이다'라는 생각을 취하고 있다면 시간만 낭비하는 것입니다.
여전히 집 밖에 있으면서 집안 생각만 하는 것입니다.
- 릴라님
이선희 명곡 모음(발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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