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에겐 불성이 없습니까?”

2018. 9. 29. 13:0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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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두착분(佛頭着糞)이란 말이 경덕전등록에 전해진다.

최상공이라는 사람이 한 절에 갔다가 참새가 불상 머리 위에 똥을 싸는

것을 보고 주지스님에게 물었다.

“참새에겐 불성이 없습니까?”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저놈들은 부처님 머리에 똥을 쌉니까?”

“그럼 저놈들이 왜 독수리 머리에는 똥을 싸지 않을까요?”

 

부처님은 늘 새똥을 뒤집어 쓴 모습으로 오신다.

그걸 알아본 참새에게 왜 불성이 없겠는가.

그후 중국의 구양수가 책 <신오대사>를 완성했을 때,

사람들이 서문을 지어 붙이려 하자, 왕안석은

“부처님 머리 위에 어찌 똥을 바르겠는가?” 하고 비웃었다.

그 뒤 ‘불두착분’은 ‘남의 책에 부족한 서문을 붙인다’는 뜻도 생겼다.

 

1700개 화두 중에 “간시궐(乾屎?)이 있다.

어떤 선화자가 운문 선사에게 묻기를 “무엇이 부처입니까?” 라고 물었다.

운문 선사가 “간시궐(마른 똥막대기)이다”라고 했다.

보리수를 보리똥이라고도 한다.

 

몽시득관(夢屎得官) 즉, 송장 꿈을 꾸면 벼슬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중국 위진남북조 때 이극이란 사람이 하늘에서 자기 앞으로

관이 두 개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점술에 뛰어난 색담이란 사람이

벼슬이 높아질 꿈이라고 해몽했다. 과연 이극은 얼마 뒤 승진했다.

그뒤 송장 꿈을 꾸면 벼슬을 얻는다는 몽시득관(夢屎得官)이란 말이 생겨났다.

 

어떤 사람이 진나라의 총명한 선비 은호에게 물었다.

“왜 벼슬을 하려면 송장이나 관 꿈을 꾸며, 재물이 생기려면

똥과 오물에 관한 꿈을 꾸나요?”

은호가 대답했다.

“벼슬이라는 게 본디 송장 썩는 냄새 나는 것이기 때문에 송장과 관 꿈을

꾸는 것이며, 재물이라는 게 본디 똥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재물이 생기려면 더러운 것을 꿈에 보는 것이다.”

은호의 이 말은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명언으로 퍼져나가 <세설신어>에 실렸다.

출세하기 위해 똥꿈을 원하는 사람이 현실에서 청정식수 한 바가지에

똥 한방울을 떨어뜨리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

 

산악인 오은선 양(49세)은 2010년 4월 27일 안나푸르나를 끝으로

희말라야 8000m이상 14좌를 세계 여성으론 처음으로 완등했다.

그러나 파사반등 사람들이 칸첸중가 정상등반에 회의를 표시하자

“모든 세상 어법은 똥이더라”라고 말했다.(2013. 12. 5. 동아일보)

 

어떤 선화자가 효주사명 선사에게 묻기를

“청정법신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다.

효주사명 선사가 “시리저아(屎裏?兒) 두출두몰(頭出頭沒)이니라”고 했다.

똥 속 구데기가 머리 들고 출몰한다는 뜻이다.

 

ㅡ 近刊 <누가 불두에 황금똥 쌌나>(고준환 著) 중에서

 
2014 이선희 30주년 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