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20. 19:27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미치광이 명상 1
오랜 세월 동안 외부와의 단절과 고립 속에서 고통 받은 정신이상자가 있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보내며
다른 사람과 상황에 대해 끊임없는 불평과 불만을 쏟아냅니다.
사실을 확대 해석하거나 왜곡해서 받아들이기 일쑤이고,
근거가 불분명한 피해의식과 약간의 과대망상의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자기 학대나 자기 파괴적 성향을 보이고 때로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결코 만족할 줄 모르고
매사를 자기 위주로 통제하려는 강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대로 방치해 두면 자기 자신은 물론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줄 우려가 있으므로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 사람은 바로 우리의 자아입니다.
명상은 이 정신이상자의 친구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그와 대면하는 것을 곁눈질로 피하고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마치 없는 사람 취급하는데서 벗어나 그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이 진정한 명상입니다.
두서 없고 끝없이 반복되는 그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동안,
그의 외로움, 단절감, 억눌린 슬픔과 분노를 이해하게 되고 동정하게 됩니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얼마나 슬펐을까, 얼마나 억울했을까,
얼마나 화가 났을까,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아직 어린아이 같은 그를, 혼란 속에서 어쩔 줄 모르는 그를,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울부짖는 그를, 말없이 끌어안고 괜찮다고,
그럴 수도 있다고,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말해 주는 것이 명상입니다.
그를 위해 약간의 마음의 여백을 내어주는 것, 그 자리에 함께 있어주는 것,
따뜻한 시선으로 말없이 바라봐 주는 것, 그럼으로써 바로 지금 여기에
현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명상입니다.
- 몽지와릴라 밴드에서 몽지 심성일
임종님(들고양이들) 메들리 - 노래 꽃다발 5집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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