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환영의 밤하늘 ②|******@불교의우주론@

2018. 10. 27. 20:26일반/생물·과학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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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幻影의 밤하늘Ⅱ

- 우주만물은 인연 화합하며 끝없이 변화 -
- 일체를 ‘있고 없음’아닌 중도로 봐야 -

우리가 흔히 끝없는 바다라고 하지만, 사실 우주야말로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에게는 끝없는 것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다. 그 우주의 일부를 우리는 밤하늘에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고 있는 밤하늘의 모습은 무수히 많은 다른 사건들의 영상이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중첩되어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는 점을 지난 번에 논의하였다.
나에게 지금 그 곳에 있는 것 처럼 나타나는 것들은 사실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모습으로 지금 그 곳에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다.

그러나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상의 논의는 그나마 빛을 발하는 물질에 관한 것이다. 우리 우주에는 우리 눈으로 관측할 수 없는 물질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우선 우주에는 어느 곳에도 널려있는 성간 물질이 있다. 아주 낮은 온도의 성간 물질은 그 자체로 빛을 발하지 않으므로 우리의 눈으로 그것을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성간 물질이 있으므로 해서 우리 눈에 보이는 천체가 형성된다. 비가시적인 것이 인연이 화합하면 가시적인 것이 되고, 가시적인 것은 인연이 흩어지면 비가시적인 것으로 변한다.

성간물질인 수소 원자를 우리의 시각으로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양자역학에서의 초미세 구조의 갈라짐 때문에 수소 원자는 21.1cm의 전자기파를 방출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물리학적인 관측은 가능하다.
그러나 우주에는 이러한 물리적 관측마저 불가능한 물질이 있다. 오직 간접적인 추정만이 가능할 뿐, 직접적인 관측이 원리상 불가능한 이러한 물질을 암흑물질이라고 부른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주에는 이러한 암흑물질이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물질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현대 과학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든 볼 수 없는 것이든 그 모든 대상은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 가고 있으니, 시작도 끝도 없는 무시무종의 세계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세계의 전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환영일 뿐이며 진정한 세계의 모습은 무시무종하는 것이어서 오직 연기(緣起)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기반한 좁은 범위에서의 세계에 대한 이해 방식을 보편적인 것으로 확장하는 오류를 아주 쉽게 범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창조론이다. 사람이나 여타 생물이 만드는 우리 주변의 물건은 반드시 그 제작자가 있다는 경험을 누구나 하게 된다. 이 경험을 무한히 확장시켜 우주 전체의 창조자를 상정하는 것이 창조론이며, 이는 거의 모든 문화가 공통적으로 범하고 있는 오류이다.

특히 우주 현상의 배후에 절대자가 있지 않고서는 우주 현상이 이토록 조화로울 수 없으리라는 근거없는 논리는 창조론에 대한 믿음을 더욱 공고하게 만든다. 이는 세계에 대한 환영을 보면서 또 하나의 더 큰 환영을 마음 속에 그려내어, 그것을 섬기고 그것에 기꺼이 종속되는 그릇된 견해일 뿐이다. 이는 모든 유위법이 다 마음에 의지하여 나타난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밖을 향하여 어지럽게 구하는 중생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이다.

우리는 흔히 우리가 보고 우리가 만지는 세계를 실재하는 세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밤하늘은 하나의 환영일 뿐이며, 그나마 볼 수 있는 물질이란 전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무언가 있다는 중생의 잘못된 견해를 타파하기 위하여 일체공을 설하시고, 아무 것도 없다는 중생의 잘못된 견해를 타파하기 위하여 일체 유를 설하시며, 또한 중생이 이 양 극단에 집착할까 두려워 중도를 설하신다. 있는 것 같아도 있는 것이 아니며 없는 것 같아도 없는 것이 아니다. 진여실상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있는 것이 아닌 것도 아니고 없는 것이 아닌 것도 아니다. 비유 비무 비비유 비비무(非有 非無 非非有 非非無)이어서 일체법에 중도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Petra Berger - Close Your 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