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암 스님의 선문답 21조 3

2019. 2. 10. 11:5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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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암 스님의 선문답 21조 3


제11문

온 누리의 사람들이 색을 보고 색을 초월하지 못하고 소리를 듣고 소리를 초월하지 못하니,

어떠한 것이 소리와 색을 초월한 것입니까?
(※ 이 아래의 열 가지 물음은 나옹조사의 물음을 그대로 인용한 것임)

- 답

성색(聲色)을 초월하여 무얼할까.
(※이 아래의 열 가지 물음은 나옹조사가 공부의 절목(節目)을 물은 것이기 때문에

착어(着語)를 붙이는 데 그칠 뿐이다.)


제12문 이미 소리와 색을 초월하였다면 반드시 공부를 하여야 할 것이니,

 어떻게 바른 공부를 해야 합니까?

- 답

벌써 삿됨이로다.


제13문 이미 공부를 하였다면 반드시 공부가 익숙해야 할 것이니,

공부가 익숙할 때에는 어떠합니까?

- 답

밥이 익는 것은 그럴싸 하지만, 공부가 익는 것은 아니다.


제14문 이미 공부가 익숙하였다면 다시 더욱 콧구멍을 잃어야 할 것이니,

콧구멍을 잃어버릴 때는 어떠합니까?

- 답

익숙된 공부 이전에도 또한 콧구멍이 있는가, 없는가.


제15문 콧구멍을 잃어버리면 냉랭하고 담담하여 전혀 맛이 없고 힘이 없어 의식이

 미치지 못하고, 마음이 행하지 않는 이러한 때에도 또한 환신(幻身)이 사람에게

있는 줄을 알지 못한다하니, 여기에 이르러서는 어떠한 시절입니까?

- 답

환화공신(幻化空身)이 곧 법신(法身)이요, 무명실성(無明實性)이 곧 불성(佛性)이다.


제16문 공부가 이미 동정(動靜)에 사이가 없고 자나깨나 항상 한결같아서,

부딪쳐도 부서지지 아니하고 방탕하여도 잃지 아니하여, 마치 개가 뜨거운 기름 솥을

넘보는 것처럼 핥으려고 해도 핥을 수 없고, 버리려 해도 버리지 못할 때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답

절대 자만하지 말라.


제17문 갑자기 120근의 짐을 부려버리는 것처럼 졸지에 꺾이고 갑자기 끊어진 때에

이르러서는, 어떠한 것이 자성(自性)입니까?

- 답

장한(張翰)이 강동으로 떠나가니, 바로 가을 바람이 불어온 때이다.


제18문 이미 자성을 깨쳤다면 반드시 본용(本用)과 응용(應用)을 알아야 할 것이니,

어떠한 것이 본용과 응용입니까?

- 답

몸을 감춘 곳에 자취가 없고, 자취가 없는 곳에 몸을 감추지 말라.


제19문 이미 본성의 작용을 알았다면 생사를 초탈해야 하니 눈빛이 땅에 떨어질 때

(죽음을 말함)에는 어떻게 초탈해야 합니까?

- 답

잠꼬대 하지 말라.


제20문 이미 생사를 초탈하였다면 갈 곳을 알아야 할 것이니, 사대(四大)가 각기

 나누어짐에 어느 곳을 향하여 가야 합니까?

- 답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니라.


제21문 바로 이와 같은 사람이 온다면, 어떻게 제접하시렵니까?

- 답

너에게 대도(大道)를 체득하도록 하여줄 것이다.

또 물었다.

“이미 이러한 사람인데, 어떻게 대도를 가르쳐 줄 수 있을까?”

- 답하였다.

“다만 이 하나의 봉합(縫合)을 오히려 어찌 할 수 없다.”

다시 물었다.

“위에서 말한 스물 한 가지의 대답은 철저하고 철저하지만 이후의 한 방망이는

어떻게 상량하시렵니까?”

답하였다.

양화병(養化柄)을 치면서 말하기를,

“무슨 견해를 일으키는가.”

또 물었다.

“나를 잘못 치지 마소서.”

답하였다.

“그만 두어라. 그만 두어… . 말하지 말라. 나의 법은 오묘하여 생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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