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밝히는 가르침 / 서암스님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천 가지 만 가지의 생각을 굴리고 끊임없는 생각들을
쫓아가면서 살기에 허둥대면서 괜히 바쁩니다. 그런데 그러한 생각들을 모두 쉬어버린
텅~빈 자리, 즉 본래부터 빛나는 주인공인 본래의 내가 항상 있음을 알아야지만
삶이 진실될 것입니다. 바로 주인공,본래의 나를 확인하는 것이 마음공부입니다.
마음공부는 입을 벌리기 전에 말이라는 방편으로 설명하기 전에 본래부터 이미
완전무결하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49년 동안이나 진리에 관해 말씀을 하셨으면서도
돌아가시기 직전에 단 한 마디도 말한 바가 없다고 하신 붓다의 말씀도 근본(根本)자리,
본래의 내 자리는 생각, 말,문자로는 절대 표현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들 사람들의 마음은 늘 언제나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흐름이 잠시도
멈추지를 않습니다. 항상 찰나찰나 지간에 일어나고 사라지면서 흐르는 마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하게 찰라지간에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생각을 하는 동안에 9백번이나 생겨나고 소멸한다는 말로 그 미세한 마음의
흐름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말로는 제대로 설명 될수 없을 정도로
더 복잡하게 찰나찰나 흐르고 있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강에 물이 흐르듯이 이렇게 정처 없이 자꾸 흘러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든
희노애락(喜努哀樂)이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짓는 것이고, 이 일체 생각 마음 속에서
헤매는 것을 몇 가지로 구분하여 삼계육도(三界六道) 중생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분별하는 그런 생각 마음을 완전히 쉬어 버리면 그 자리에 공공적적(空空寂寂)하고
불생불멸(不生不滅)하고 불거불래(不去不來)하는 본래부터 이미 완전무결한 마음자리는
빛나고 있습니다.
붓다께서 금강경에서 말씀 하셨듯이 과거심도 얻을 수 없고, 현재심도 얻을 수 없고,
미래심도 얻을 수 없는데 사람들이 사는 이 고해의 세계는 근거도 없고 실체도 없는
허망한 생각을 통해서 무한히 업을 짓고 그 업의 과보를 받고 온갖 생각을 일으키고
희로애락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사람들이 꿈을 꾸는데 좋은 꿈, 나쁜 꿈, 괴로운 꿈 등 온갖 꿈을 밤새도록
꿈속에서 꾸면서 하룻밤에 몇 년의 이야기를 꿈을 꾸기도 하고, 단 몇 시간에 몇 생을
거듭해서 사는 삶의 꿈을 꾸기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꿈을 깨고 보면 모든 꿈속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한 바탕 분명한 꿈인 것을 알수있지요.
그러나 사실 우리가 꿈에서 깨어나고 보니까 꿈속에서 벌어졌던 나쁜 일 좋은 일 등
온갖 경계가 다 한바탕 꿈인줄 알았지 꿈에서 깨어나기 전까지는 꿈속 그 일들에
사로 잡혀서 꿈에 갇혀있었습니다. 해서꿈속 좋은 일에는 웃고 꿈속 언짢은 일에는
괴로워하면서 헤매고 당황해 합니다.
이렇게 꿈이라는 게 허무한 실체가 없는 것이지만 그 꿈을 꾸었던 주인공(主人公)은
실체가 없는 허무한 것이 아니라 분명히 생생하게 불생불멸(不生不滅)하고
불거불래(不去不來)하고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영원히 있습니다.
그러니까 짧은 꿈, 긴 꿈, 좋은 꿈, 언짢은 꿈들의 주인공이 '나라는 사실은 영원히
변할 수는 없는 진실이니 이것이 정말 문제지요. 우리가 인생을 백년을 살면 그 백년
인생이 다 꿈입니다. 또 백 년동안 꿈을 꾸며 살아도 그 꿈 역시 흘러가버리는 경계인지라
돌아보면 다 지나간 꿈입니다.
이렇게 평생을 살아오는 동안에 겪은 좋은 일이나 언짢은 일이나, 슬픈 일이나 기쁜 일들
전부 다 돌이켜 보면 한 바탕 꿈 입니다. 그런데 한 바탕 꿈 그 꿈이 꿈이면서 그 꿈을
감지(感知)하는 주인공 그 놈은 불생 불멸(不生不滅)이요, 불거불래(不去不來)요,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영원히 항상 눈앞, 목전(目前)에 있는 하나뿐인 자리라는
진실(眞實)이 중요합니다.
마음공부는 꿈에서 깨어나라는 공부입니다. 본래부터 이미 완전무결하게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여여부동(如如不動)한 영원히 존재하는 본래의 나를 꿰뚫어 보라는 것이
마음공부의 근본 가르침입니다.
절대자, 창조주, 조물주니 해서 인간의 마음 바깥에서 위대한 힘을 찾고 그 힘에 구원을
청하는 것과 같은 이치에 맞지 않는 종교는 마음공부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붓다는 보리수 아래에서 오래동안 꾸던 꿈 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렇게 오랜 꿈에서
깨어나는 방편을 엮은 기록이 8만 4천 대장경이고, 계(戒), 정(定), 혜(慧) 삼학(三學)입니다.
사람들이 온갖 생각들이 일어나는 대로 오욕락(五欲樂 )을 따라가다 보면 술이 만취한
사람처럼 오욕락의 경계에 취해 자기의 본성이나 이성을 잃어버리고 온갖 경계에 사로 잡혀
방황하고 맙니다. 사람들의 이런 생활을 절제하여 안정시키는것이 계행(戒行)입 니다.
또 그렇게 절제하여 살다 보면 안정된 생활이 되고 빛나는 지혜가 생활 속에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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