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것이야말로 진실|마음공부 생활수행

2019. 5. 26. 09:2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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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이대로의 삶에 만족하기 보다는 무언가 다른 것을 해야 하고, 보다 나은 방식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서 살아가곤 한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어떤 할 일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꼭 이렇게 스스로 만든 의무감의 무게 속에서 짓눌린 채 살아야만 하는걸까?

그냥 가볍게 지금 이대로를 받아들인 채 스스로를 격려해 주고 토닥여 주며 용서해 주고 수용해 줄 수는 없는 것일까?

정말 내가 그리도 잘못하고 있는것일까?

사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나름의 최선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비록 남들의 눈에는 한참 부족해 보이거나 실수 투성이라도 말이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것은 하고 있는 그대로 하도록 인정해 주고, 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하지 않는 모습 그대로 하지 않도록 인정해 주어 보면 어떨까?

우리는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지금 이 모습 그대로로써 온전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가만히 되돌아 보라.

태어나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하고 또 하는 행위의 삶만을 살아왔다.

단 한 순간도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추면 남들보다 뒤쳐질 것 같게 느낀다.

그러나 나를 쫒아오는 자는 아무도 없다.

내 스스로 그렇다고 느낄 뿐.

아무리 열심히 달려간다고 할지라도 사실 우리는 언제나처럼 ‘지금 이 순간’ 속에서 단 한 발도 벗어날 수 없다.

내 허망한 의식이 남들과 비교, 판단, 분별함으로써 남들보다 더 앞에 있다고 착각하거나, 더 뒤쳐졌다고 착각하고 있을 것일 뿐이다.

그렇기에 정작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 지금 이 자리에 멈춰서서 지금 이 순간 속에 이미 주어진 무수한 보배와 보물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관찰하고, 느끼고, 누리면서 만끽하는 삶, 지금 여기에서 존재하는 삶이다.

우리에게는 지금 내게 있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한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있는 만큼만이 필요할 뿐이다.

왜 그럴까?

지금 이 순간이라는 현재에 그것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은 완전한 진실이다.

진리는 언제나 매 순간 그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들을 보내주고 있다.

만약 조금 부족하다면 지금은 부족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달아 갈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바로 깨달아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그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삶을 산다면, 그 수업시간은 빨리 지나가게 될 것이다.

인생이라는 수업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했기 때문이며, 우주법계라는 인생학교의 교과과정을 충실히 수용하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곧장 경직되면서 방어하거나 저항하게 된다.

방어하거나 저항하지도, 거부하거나 사로잡히지도 않은 채 그저 허용하고 인정하며 주어진 삶을 충분히 살아내 보라.

슬플 때는 슬픔을 외면하지 말고 충분히 슬퍼 주는 것이다. 슬픔이 내 존재 위를 스쳐지나가도록 그저 허용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이렇게 매 순간, 자신의 삶을 문제라고 생각하기 보다, 스스로 지운 짐에서 벗어나고, 잘잘못이라는 평가와 판단에서 놓여나게 되는 삶은 얼마나 자유로울까?

내 삶 위에 무엇이 오든 오는 그것을 충분히 살아내 주는 것이야말로, 이 삶이라는 제법실상의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

요 며칠 따뜻하다 했더니
원광사 매화가 활짝 꽃봉오리를
피우며 봄을 전해주고 있네요~~^^





하늘바라기






팔순을 넘기고도
염치없이 살아남은 까닭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겨우 내 건 명분(名分)이
"이제는 詩를 그만 쓸 거야"라고 말한다

절필(絶筆)이라는 말로 품위 있게 
고백은 했지만

실은 감성(感性이 메말라서다


하루가 다르게 깜박깜박

자주 잊어버리고

자주 외롭고

자주 섭섭하고


강 하나 끼고 이쪽과 저쪽이건만

저쪽에 가 있는 친구들은 그립고

이쪽에 남은 자들은 낯설다


세월의 증발(蒸發)과 함께

정신도 증발하는 모양

이제는 모두 접고

하늘 보이는 창가에 길게 누워

하늘바라기로 살자.




가슴과 머리는 우리 능력의 양극점

둘중 시인에게 더 필요한 것은 감성이지

감성이 없는 詩는 영혼이 없는 肉身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