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괴로운 이들에게|마음공부 생활수행

2019. 6. 9. 20:3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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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자꾸만 꼬이고, 괴롭고, 답답한가? 지금이 인생에서 최악의 순간인가? 괴로운 일들이 몇 가지고 겹쳐서 나를 미치게 하는가?

잘 되었다. 지금이 바로 삶의 경이로운 반전이 시작될 시점이다.

‘이럴 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고민만 하지 말고 내 앞에 펼쳐지는 삶을 해석하거나 분별하지 말고 전체적으로 지켜보라.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다만 매 순간순간 주어진 삶을 살라.

삶의 역경과 혼란을 타고 진리는 온다.

삶이 비탈진 내리막에서 뒤집혀 막 내동댕이쳐지고 있을 때 도리어 삶의 획기적인 변화가 소리 없이 찾아온다.

이처럼 불안과 혼란과 위험과 역경은 모두 우리를 더욱 더 내면 깊은 곳에 뿌리내리게 하고, 존재의 깊은 심연(深淵)에 이르게 해 주는 영적인 동반자요 도반 같은 것이다.

역경(逆境)이 없고 순경(順境)만 있는 삶이란 그것이 곧 가장 큰 역경이다.

우리의 삶이 역경과 순경, 편안과 불안, 긴장과 이완이 반복된다는 것은 여간 감사한 일이 아니다. 또한 여간 당연한 일이 아니다.

그것이 삶의 속성이요, 진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다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좋고 싫게 받아들이고, 집착과 미움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다만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대로 그저 받아들이면 된다.

그러지 않고 불안과 위험을 버리려 애쓰고, 행복과 편안과 순탄한 삶만을 바라기 위해 애쓴다면 그 때부터 삶은 그대를 외면하고 심지어 파멸시켜 버릴 것이다.

그런 사람은 삶을 온전하게 살아 낼 수가 없다. 양 쪽을, 주어진 삶을 스스로 외면했기 때문이다. 잘 풀리는 좋은 삶만 바라고 잘 풀리지 않는 싫은 삶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괴롭고 답답한 삶을 온전히 살아주라. 거부하지 않고, 빨리 나아지기를 바라지 않고, '그래 어떤 것이 되었든 주어진 내 삶이니 사랑하고 허용해주리라' 하고 그 삶 속에 가슴을 열고 완전히 뛰어들라.

단 한번만이라도 그 괴로운 삶을 온전히 사랑하고 수용하고 허락한 적이 있는가? 지금 주어진 이 것 말고 다른 것을 꿈꾸지 않아 본 적은 있는가?

아마도 우리는 지금 이대로의 삶,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오롯이 살아 본 적이 드물다.

내가 삶을 외면하니 삶도 나를 외면하는 것이다!

사실 수행의 길, 명상의 길, 영적인 구도의 길이라는 것은 괴로움이 없고 항상 즐거움만 있는 그런 길이 아니다.

아픔과 괴로움을 대항해 싸우려 하지도 도망치려 하지도 않으니 답답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삶의 고통은 구도의 길을 돕기 위한 법계의 배려요, 신의 사랑이고, 붓다의 자비이다. 그것이 바로 고해바다라는 인간계의 삶의 구조, 깨어남의 과정이다.

지혜로운 이는 문제 속에서, 아픔과 좌절 속에서 붓다의 자비로운 이끎을 보고 신의 사랑스런 도우심을 본다.

그래서 때때로 구도의 길을 걷는 이들은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해 일부러 괴로운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실제로 티베트에서는 수행을 시작하기 전에 괴로움을 청하는 축원을 암송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 수행을 통해 지혜와 자비와 인내와 정진을 성취하는 것이다.

이럴 진데 우리의 삶 앞에 펼쳐지는 그 어떤 괴로움이 생겼다고 아파하고 좌절하고 회피하고 투쟁을 할 것이 무엇인가.

오히려 그 때를 소중한 공부의 기회로 알아야 한다.

내 삶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내 정신의 지평이 한층 넓어질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알아야 한다.

삶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여 온전히 사는 사람에게 답은 저절로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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