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만남|…… 혜천스님설교

2019. 7. 6. 12:2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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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천(嵇瀳)스님의 일요 강론: 불기 2556년 5월 13일

아름다운 만남

 

 

오늘 주제는 '아름다운 만남'입니다.

 

부처님께서 라훌라 존자에게 말할 때, 행동할 때, 생각할 때 자신에 반조(反照: 돌이켜 살펴봄)하라 그러셨죠. 반조한다고 하는 것은 마음의 거울에 비추는 걸 말하죠. 반조는 반향입니다. 동시에 반성이기도 하죠.

 

왜 부처님이 자신에 반조하라고 했을까요? 왜 스스로의 마음에 비춰보라고 했을까요? 우리는 오직 자의식의 성을 공고히 하는데 일생을 보내죠. 그래서 그 성을 지키기 위해서 굳건히 성벽을 쌓고 또 쌓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도 그 성을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이 없죠. 그 성을 들여다본 적이 없다는 것은 자기의 삶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해 본적이 없다는 얘기예요. 

 

우리는 거울 앞에 섭니다. 거울 앞에 서서 비춰져 있는 자신을 보죠. 비춰지고 있는 자신을 보고. 거울에 비춰지고 있는 자신은 타자화된 자신입니다. 타자화된 나죠.

 

부처님은 무아를 말씀하죠. 무아라고 하는 것은 타자화된 납니다. 무슨 말씀인가 선뜻 이해가 안가는가요? 우리는 언제나 대상을 만나죠. 그 대상은 타자화된 나예요. 거울에 비춰져 있는 나를 보는 거와 같죠. 우리는 타자화된 나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보는 거예요.  

 

매는, 솔개는 70년을 산다고 그러죠. 매는 70년을 살면서 자기 생의 반환점에 높은 산에 올라서 스스로의 발톱을 부리로다가 부러트리고, 쪼아서 스스로의 부리는 바위에 부러트려서, 그 발톱을 새로 나게 하고, 그 부리가 새로 나게 한 후에, 나머지 반을 산다고 그러죠. 물론 매는 수명이 2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솔개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솔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의 반환점을 돌면, 자기 삶을 재구성하고, 재해석 해야 됩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자기 삶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해 본 적이 없어요. 아까 얘기했듯이 자의식의 성을 높이 높이쌓죠. 혹시라도 누가 내 성에 침입해 들어올까봐 그 바깥에는 성벽을 쌓고, 또 쌓죠. 우린 매일 무엇을 반복하시는 줄 아세요? 그 성벽에 돌을 쌓는 일을 반복하고 살죠. 그래서 그 성은 어느 누구도 침입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성이 되죠. 그 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나는 그 성 속에 고립되죠. 

 

부처님이 자신을 반조하라는 것은, 반영하라고 하는 것은 무아의 뜻과 다르지 않습니다. 내 자신을 타자화할 때, 우리는 그 성벽을 무너뜨리고, 고립에서 벗어나죠.    

 

우리는 여행자입니다. 인도에서는. 인도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겠죠. 인도 사람들은 삶은 죽음으로 향해서 가는 여행이라 그러죠. 그래서 우리는 죽음이라고 하는, 그 장소를 가는 여행자라고 표현을 해요. 그 표현을 빌려오면, 우리는 여행자입니다.   

 

근데 우리는 어디로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 봄날이 가고 있습니다. 봄날은 여름을 향해서 가죠. 근데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서 갈까요? 우리는 나를 향해서 가죠. 우리는 여행자입니다. 나를 만나러 떠나는 여행자.  

 

나는 아주 옛적에,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우리는 반드시 나에게로 되돌아오지 않으면, 안 된다. 믿음이라고 하는 것은 붓다를 향해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붓다를 향해서 나아가지만, 반드시 나에게 돌아왔을 때, 그 때 우리는 붓다를 만날 수 있다라고 얘기 했었어요. 우리는 나를 만나러 떠나는 여행자죠. 타자화된 나를 만나는 거예요. 거울 속에 비춰진 나는 타자화된 나죠.  

 

간디는 일생을 물레를 돌렸어요. 간디의 물레는 타자화된 간디입니다. 모피에스의 선글라스에는 네오의 두 가지의 얼굴이 밝게 비치죠. 모피에스의 선글라스에 비친 네오는 타자화된 거예요. 요원 스미스의 선글라스에도 네오는 두 가지의 이미지로 그려지죠. 비칩니다, 아주 어둡게. 그 또한 네오의 타자화된 얼굴이죠. 타자화된 나를 만나러 떠나는, 우리는 여행자입니다.

 

부처님이 무아를 이야기하는 것도 나는 거기에 있다고 봐요. 무아라고 하는 것이 내가 있느냐, 없느냐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해요. 물론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 생각이죠. 무아라고 하는 가르침은 나를 타자화해서 보라고 하는 뜻이라고 봐도 크게 잘못될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수행을 한다고 앉습니다. 앉아서 들숨, 날숨의 흐름을 보고,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흐름을 보고, 마음의 흐름을 보죠. 이 때 나는 대상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타자화된 나를 보고 있는 것이죠. 내가 나를 보지만, 보는 사람은 타자화된 나죠. 타자화된 나를 볼 때, 비로소 우리가 내 삶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할 수가 있습니다. 수행이라고 하는 것은 내 삶을 재해석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재구성하는 거죠. 

 

우리는 컴퓨터는 업 그레이드할려고 하면서, 왜 자기 스스로의 삶은 업 그레이드 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업 그레이드하는 것은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겁니다. 나는 수행이라고 하는 것을 깨달음을 얻는 것이냐, 얻지 않는 것이냐,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예요.

 

기본적으로, 깨달음이 되었든, 그 무엇이 되었든, 본질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어떤 본질을 말하는 것인가? 인간은 행복해야 된다는 거예요. 행복해야 된다고 하는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행복할려면, 삶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지 않으면 안되죠. 그럴려면 나를 타자화해 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은 라훌라에게 자신을 반조하라고 하는 거예요. 

 

자신을 스스로의 마음으로 반조해 본적이 있는가요? 우리가 수행에서 마음을 본다고 하는 것도 바로 그 반조를 말해요. 반야심경에서 조견(照見)하라는 것도 그것을 말하고, 중국의 선사 굉지정각이 묵조(默照)라고 하는 말도 바로 그 말이죠.     

 

우리의 자의식은 공고하기가 수십겹 철로 둘러쳐진 그 성보다도 더욱 견고하죠. 우리의 자의식은 견고하고, 너무 견고해서, 스스로를 타자화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매일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것은 그 굳건한 자의식 때문이예요. 그 굳건한 자의식은 모든 것을 차단하고, 모든 것을 거부하죠. 

 

오죽하면, 이런 말이 나왔겠어요? 데바닷타가 부처님을 살해하려다가 그 과보로 지옥에 떨어졌다는 거예요.그래서 데바닷타가 지옥에 떨어지니까 누군가가 데바닷타를 그 지옥에서 건지려고 했다는 거죠. 그랬더니 데바닷타가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하죠. "석가가 나와 자리를 바꾸기 전에는 나가지 않는다." 인간의 자의식은 이렇게 무섭습니다. 지옥의 불의 고통을 받으면서도, 데바닷타는 자기의 의식의 경계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인간은 자기 생각을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자기 생각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은 자의식이 너무 굳건하기 때문이죠. 자의식이 굳건해지는 것은 단 한번도 자신을 타자화해서, 자신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예요. 자신을 타자화하지 않으면, 자기의 의식이 올바른가, 그른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중국의 선사 원오극근(圓悟克勤) 50여명의 선지식으로부터 깨달음을 인정받았죠. 그의 깨달음을 인정하지 않은 사람은 딱 한 사람밖에 없었어요. 선사 오조법연(五祖法演)이었죠. 오조법연은 그의 깨달음을 인정하지 않았죠. 원오극근이 말했죠. "천하의 선지식이 나의 깨달음을 인정하지 않은 자가 없는데, 어째 당신만 나를 부정하는 겁니까?" 그 때 원오극근에게 오조 법연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네가 열병에 들어 죽을 고비에 다다랐을 때도, 네가 그와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가?" 원오극근은 사천성 사람입니다. 법연과 헤어져서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호열자(虎列刺)에 걸려서, 그야말로 오조법연의 말대로 열병에 시달리면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허덕이죠. 그 고열의 생사 지경에서 그는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고, 그가 깨달았다고 하는 것, 그가 알았다고 하는 것, 모든 것이 다 무너져 내리죠. 오직 한 가지 생각 밖에 들지 않았어요. '내가 죽겠구나!' 그 열의 고통에서 그는 깨달음은 어디 가고, 오직 죽음과 싸우기 위해 그저 허덕였을 뿐이예요.

 

남에게 속으면 벗어날 길이 있으나, 스스로에게 속으면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바로 그거예요. 자의식이 굳건한 성은 스스로를 속이죠. 성이 너무 높으면, 바깥의 빛이 들어올 수 없습니다. 바깥의 빛이 들어오지 못하면, 성안은 암흑세계로 변하죠. 마치 원오극근처럼요. 원오 극근은 겨우 생명을 건지고, 오조법연을 다시 찾아가 참문을 구하죠. 그러고 그는 비로소 그가 이루고자 했던, 진리의 성에 도달합니다. 자신에의 반조라는 것이 반성과 반영의 의미가 있는 것이 그래서 그렇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아름다운 만남을 갖죠. '타자화된 나'라고 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말입니다.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타자화된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내가 만나고 있는 타자화된 나 말입니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그 만남의 가교를 만들어주고 계신거죠. 또 그 가르침을 주시는 거고요.

 

나는 어려 번 말씀드렸습니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나와 대상. 대상은 타자화된 나입니다. 나라고 하는 주체는 타자화된 대상입니다. 나는 언제나 타자화된 나로서 존재하고, 대상은 또한 타자화된 나로소 존재하게 됩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없습니다. 나를 타자화시키려면, 철저히 자의식의 성벽을 무너뜨려야 됩니다. 자의식의 성벽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태양의 빛은 비춰지지 않습니다. 

 

옥천신수(玉泉神秀)는 거울을 밝게 밝게 닦으라고 그러죠. 마음의 거울을 밝게 닦지 않으면, 타자화된 내가 비추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오늘 주제가 '아름다운 만남'입니다. 내가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하는 이유는 나를 만날 때,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만남입니다. 대상을 만날 때가 아니라 타자화된 나를 만날 때입니다. 우리는 타자화된 나를 만날 때, 모든 자의식의 성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가슴이 폴폴 적셔드는 가요 120곡 ♣ 01) 한승기 - 여인 02) 김돈규 - 나만의 슬픔 03) 김범용 - 밤의 플랫트홈 04) 허 송 - 추억 05) 고한우 - 암연 06) 원 민 - 12시가 07) 김재성 - 당신따라 갈것을 08) 김신우 - 더 맨 09) 김진복 - 두렵지 않은 사랑 10) 권선국 - Stay With Me 11) 이승훈 - 마지막 편지 12) 박강성 - 문밖에 있는 그대 13) 유상록 - 그 여인 14) 최성수 - 해후 15) 진시몬 - 비련 16) 이창휘 - 괜찮아요 17) 임주연 - 보고싶어 18) 양현경 - 비몽 19) 남화용 - 홀로 가는 길 20) 김영태 - 내가 부를 너의 이름 21) 김목경 - 부르지 마 22) 서상억 - 부디부디 23) 유익종 - 9월에 떠난 사랑 24) 김동환 - 묻어버린 아픔 25) 김세영 - 밤의 길목에서 26) 바람꽃 - 비와 외로움(원곡) 27) 백미현 - 길 28) 최성민 - 사랑하는 사람에게 29) 홍종명 - 내가 가야할 길 30) 황승호제 - 멀어지는 너 31) 김윤아 - 야상곡 32) 김동욱 - 미련한사랑 33) 추가열 - 나같은건 없는 건가요 34) 캐 슬 - 기다리는 아픔 35) 이 안 - 물고기 자리 36) 햇빛촌 - 유리창엔 비 37) 적 우 - 카사비앙카 38) 전원석 - 떠나지마 39) 포 맨 -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한 40) 박완규 - 천년의사랑 41) 김남훈 - 창가에 42) 신계행 - 가을사랑 43) 김범수 - 일생동안 44) 김명상 - 널 사랑하니까 45) 박희수 - 그어느 겨울 46) 양하영 - 영원한 사랑인줄 았았는데 47) 임형주 - The Salley Gardens 48) 정태춘 - 떠나가는 배 49) 이동원 - 이별노래 50) 장철웅 - 이룰 수 없는 사랑 51) 김종환 - 존재의 이유 52) 우승하 - 비가 53) 조관우 - 미로 54) 김태영 - 혼자만의 사랑 55) 김진영 - 사랑의기도 56) 유진영 - 아침같은 사랑 57) 차호석 - 내안의 눈물 58) 정선연 - 고독 59) 건아들 -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60) 이 리 - 어제 61) 솔개트리오 - 아직도 못다한사랑 62) 주니퍼 - 하늘 끝에서 흘린 눈물 63) A.R.T - 하늘아 64) 차진영 - 애니아 (락발라드) 65) 이재성 - 그 집앞 66) 신촌부르스 - 골목길 67) 고한우 - 네가 보고파 지면 68) 권선국 - 작은사랑 69) 김신우 - 좋은사람 만나요 70) 박강수 - 부족한 사랑 71) 박강성 - 이 마음 모를꺼야 72) 진시몬 - 둠바둠바 73) 캐 슬 - 천상재회(통기타) 74) 유익종 - 새보다 자유로워라 75) 원 민 - 그 여인 76) 유상록 - 사랑을 잃어버린 나 77) 진시몬 - 애수 78) 추가열 - 슬픈사랑 79) 휘버스 - 그대로 그렇게 80) 안젤로 - 너를 기다려 81) 예 민 - 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 82) 변진섭 - 홀로 된다는 것 83) 진시몬 - 애원 84) 도현아 - 혼자서 울고 있어요 85) 이현우 - 헤어진 다음날 86) 사람과나무 - 쓸쓸한 연가 87) 고한우 - 비연 88) 유익종 - 들꽃 89) 서상억 - 널 사랑할 수 밖에 90) 신정숙 - 그 사랑이 울고 있어요 91) 김돈규 & 에스더 - 다시태어나도 92) 이선희 - 인연 93) 이승희 - 슬퍼하지마 94) 김부선 - 아쉬운 이별 95) 이승훈 - 말해주지 그랬어 96) 임재범 - 너를 위해 97) 임희숙 -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98) 코요테 - Y Bobby 99) 이연실 - 그대 100) 김범수 - 하루 111) 김철민 - 인연 112) 이순길 - 끝없는 사랑 113) 백미현 - 사랑 한줌을 편지로 보내며 114) 천승원 - 그때가 지금이라면 115) 김문규 - 내안의 겨울 116) 공소야 - 잔혹 117) 박강수 - 비련 118) 이윤수 - 그치지 않는 비 119) 지 노 - 내사랑 울보 120) 유영민 - 사랑은 아프지 않아도 눈물이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