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3. 10:29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 질문 >
365일 매일 일터와 집을 오가며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 이 현실이 너무 힘이
듭니다.
< 답변 >
불법(佛法)공부 한다면서 매일 하는 일이라곤 늘 불법 없는 도리만 좇고 있소.
불래불거(不來不去)라 하면서 먹고 살기 위해 늘 왔다갔다 오고가는 자가 있고
그래서 힘들어 죽겠고. · · · · · · 왔다 갔다 하기는 했는데 사실 은 왔다 갔다 한
일이 없다는 게 불래불거라 소리요.
오기는 왔는데 온 자가 없으니, 온 자가 없는데
어떻게 오는 일이 혼자 이루어지겠는가 이 말이오.
온갖 모든 법은 자체로 성품이 없어서 일체가 오직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이지,
짓는 자가 있고 받는 자가 있는,
그런 작용의 주체가 있어서 작용을 일으키는 게 아니란 말이오.
바다가 종일 하루 물결쳐도 물결 낱낱이 자기 나름대로의 계획에 의해
어떻게 물결칠 것인가를 미리 정하고 물결치는 파도는 없지 않소?
그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거요. 그저 바람이 불면 물결칠 뿐이오
‘내’가 하루 종일 왔다 갔다 하면서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했어도
사실은 그런 일은 전혀 없는 거요. 그를 일러 조도행(鳥道行)이라 하오.
하늘을 나는 새가 자취를 남기는 일이 없듯이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본 래 자취가 없는 거요.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산하대지 삼라만상이 전부 실체로 보인다면
한 순간도 앞뒤로 콱 막힌 소위 그 ‘현실’에서 벗어날 길은 없소.
목전의 모든 법이 몽땅 ‘내’ 마음의 거울에 비친 허망한 그림자일 뿐임을
체달한 사람은 그 마음의 흐름이 그 그림자들에 의해서 제약을 받는 일은 없소.
믿으시오. 면전에 티끌 하나 없는 게 진실이오.
그런데도 뭔가 자꾸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의식이 맺혔기 때문이오.
의식이 맺혀서 ‘나’가 생겼고, 생각이 엉켜서 이 세상이 된 거요.
결국 여기에 있는 ‘나’도, 내가 의지해 살고 있다고 여기는
산하대지 천지 삼라만상도 전부 다 한마음이 엉켜서 나타난 거요.
- 대우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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