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宗皇帝 勸學文(진종황제 권학문)

2007. 6. 9. 08:3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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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眞宗皇帝 勸學文(진종황제 권학문)

 

1) 富家不用買良田(부가불용매양전)하라. :

   집을 부하게 하려고 좋은 밭 사지 말라
2) 書中自有千種祿(서중자유천종록)이라네. :

   책 속에 저절로 천종의 봉록이 있다
3) 安居不用架高堂(안거불용가고당)하라. :

   편안히 살려고 큰 집을 짓지 마라
4) 書中自有黃金屋(서중자유황금옥)이라네. :

   책 속에 저절로 화려한 집 있다
5)  出門莫恨無人隨(출문막한무인수)하라. :

   문을 나설 때 따르는 사람 없다 한탄마라
6) 書中車馬多如簇(서중거마다여족)이라네. :

   글 속에 거마가 떨기처럼 많다
7) 取妻莫恨無良媒(취처막한무량매)하라. :

   장가들려는데 좋은 중매 없다 한탄마라
8) 書中有女顔如玉(서중유녀안여옥)이라네. :

   책 속에 얼굴이 옥 같은 여자가 있다
9) 男兒欲逐平生志(남아욕축평생지)면, :

   사나이 평생의 뜻 이루려면
10) 六經勤向窓前讀(육경근향창전독)하라. :

   육경의 경전을 부지런히 창을 향해 읽어라

 

지은이 : 진종(眞倧) 황제(968/998∼1022)
태종(太宗)의 셋째 아들로 송(宋)나라 제3대 천자. 성명은 조원간(趙元侃)이나, 후에 항(恒)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처음에는 양왕(梁王)에 봉해졌다가 후에 태자가 되었고, 지도 3년(997)에 태종이 죽자 즉위하였다. 재위는 25년, 시호는 문명무정장성원효황제(文明武定章聖元孝皇帝), 묘호(廟號)가 진종이다.

 

어휘 :
2) 천종록(千種祿:Much Money) : 많은 양의 녹봉으로 여기서는 녹봉으로 주는 쌀을 뜻한다.
* 종(種)은 도량형(度量衡)의 단위로, 육석 사두(六石 四斗). 천 종은 모두 6,400석. 속은 본디 껍질을 벗기지 않은 곡식의 총칭. 또는 좁쌀이란 뜻도 있으나, 여기서는 녹봉으로 주는 쌀을 뜻한다.
3) 가고당(架高堂:Great Buliding) : 높고 큰 집을 세운다는 뜻
* 가(架) : 가는 나무를 짜 틀을 만드는 것. 즉 세우다, 짓다의 뜻.
4) 황금옥(黃金屋:Golden Mansion) : 황금으로 지붕을 장식한 훌륭한 집
* <한무고사(漢武故事)>에 "한나라 무제(武帝)는 못 속에 점대(漸臺)라는 누대를 짓고 지붕을 황금으로 장식하였다"고 하였다.
6) 족(簇-조릿대,화살촉,떨기,다발:bunch) : 떨기 또는 나무처럼 많이 모인 것
7) 양매(良媒:matchmaker) : 좋은 중매
* 옛날 중국에서는 반드시 중매인을 통하여 혼사를 정하는 것이 예의였다. <시경(詩經)> '제풍(齊風)' 남산(南山) 조에 "장가를 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중매가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지(取妻如之何:취처여지하, 匪媒不得:비매부득)"라고 하였다.
8) 안여옥(顔如玉:pretty face) : 얼굴이 옥과 같다는 말로 용모의 아름다움을 형용한 말
  [빙자옥질(氷姿玉質) : 얼음같이 맑고 깨끗한 살결과 구슬같이 아름다운 자질]
9) 평생지(平生志:lifelong desire) : 평소의 뜻으로 늘 품고 있었던 큰 뜻. 논어의 ‘헌문(憲問)’에 “이익을 보면 도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칠 줄 알고, 오래된 약속일지라도 평소에 한 말을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인간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平生之言, 亦可以爲成人矣-견리사의, 견위수명, 구요불망평생지언, 역가이위성인의)"고 하였다.
10) 육경(六經:Six Books): 유학(儒學)의 여섯 가지 경서(經書). 시경(詩經), 서경(書經), 악경(樂經), 주역(周易), 예기(禮記), 춘추(春秋)가 있는데, 후세에 악경(樂經)이 없어져 오경(五經)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사서삼경(四書三經)'은 사서(四書)-논어(論語)·맹자(孟子)·중용(中庸)·대학(大學)와 삼경(三經)-시경(詩經)·서경(書經)·주역(周易)을 가리킨다.

 

해설 :
1) 집을 부유하게 하려고 좋은 논밭을 살 필요가 없다.
2) 책을 읽어 입신(立身:출세)하면 많은 녹(祿:월급)을 받으니 책 가운데 많은 곡식(천종록:千種祿-천 가지 곡식 종자의 녹봉)이 있는 셈이다.
3) 또 편안하게 살기 위해 훌륭한 저택을 지을 필요도 없다.
4) 책을 읽어 벼슬을 하여 높은 자리에 있으면 좋은 집에 살 수 있으니, 책 가운데 자연히 높은 누각과 큰 저택(고루거각:高樓巨閣/56평 아파트)이 있는 것이 된다.
5)  입할 때 수행(隨行)하는 사람이 없지나 않을까 염려하지 말라.
6)  서로 입신(立身:출세)하면 수행원(隨行員/직원)을 많이 거느리는 자리에 서게 된다.
 그러니까 책 가운데는 거마(車馬:마차와 말/외제차, 부하 직원들)가 무리지어 있는 셈이다.
7)또 아내를 취하는 데 중매인(中媒人)이 없지 않을까 걱정하지 말라.
8)  을 읽어 출세(出世)하면 어여쁜 아내(얼짱미녀나 꽃미남)도 얻을 수 있으니,
   말하자면 책 가운데 얼굴이 옥구슬처럼 예쁜 미인이 있는 셈이다.
9)  러므로 남자가 한평생의 뜻을 펴려 하면
10) 詩:시경-詩經)·서(書:서경-書經)·역(易:주역)·춘추(春秋:공자가 편찬한 역사책)·악(樂:악기)·예(禮:예기-禮記)의 육경(六經:여섯 가지 서적)을 창가에서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감상 : 이것은 송(宋)나라 제 3대 황제인 진종(眞倧)이 백성들에게 학문을 권하는 뜻으로 지은 것이다. 글만 잘 읽으면 글을 통하여 부귀영화를 다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치게 입신출세(立身出世)를 내세운 듯한 감이 있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목표였을 것이다. 이 시는 전반부와 후반부가 각각 같은 형식의 구절을 되풀이한 후, 끝의 두 구절로 마무리한 것이다. 이 시의 내용은 매우 쉽고 친근하여 아무라도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