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4. 17:32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 머물지 말라
응당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
應無所住 而生其心 응무소주 이생기심 - 금강경
사람들의 마음은 본래 어디에 머무는 바가 없는 것이
그 특색이며 장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걸핏하면 어디에 머물기를 좋아한다.
물질이나 명예 등 다섯 가지 욕망을 중심으로
온갖 것에 머물고 집착한다.
머물고 집착하다 보면 더 머물고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고,
집착의 대상은 그대로 있어주지를 않고
수시로 변화하고 급기야는 떠나게 된다.
모든 것이 유동성이므로 집착하는 마음이나
집착의 대상은 모두가 변화하고 흔들린다.
그 변화하고 흔들리는 것과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하고, 그 문제는 곧 인간의 고통을 불러온다.
사람의 마음은 본래 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흘러가게 되어 있다.
그 본래의 성질대로 따르지 못하고
어딘가에 머물려고 하다 보니 고통이 뒤따른다.
건강의 문제에 있어서는 언제나 건강하기를 바란다.
젊음에 있어서는 언제나 젊기를, 명예에 있어서는
더욱 더 명예가 올라가기를, 경제적 부에 있어서는
언제나 늘어나기만을 바란다.
그러나 뜻하는 바대로 되지 않고 변화무쌍한 것이
모든 존재의 실상이다. 그러므로 금강경은 마음의 본령대로,
반드시 머물지 말고 그 변화의 실상을 따라서
마음을 내라고 한 것이다. 그러면 모든 문제와
고통도 자연히 사라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육조 혜능(慧能, 638~713) 스님은 출가하시기 전에
나무를 팔러갔다가 어떤 객주 집에서 금강경의
이 구절을 우연히 듣고 그 순간 마음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 후 출가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눈을
열어주고 제도하게 된 역사가 있다.
이 구절을 듣고 마음이 밝아진 것을
곧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고 한다는 사실을 뒤에 알았다.
마음의 이치를 확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이 구절은 그와 같은 사연이 있어서 더욱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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