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도 보지 못하고 . . .

2008. 7. 8. 19:3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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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아도 보지 못하고 . . .


"버들은 푸르고 �은 붉다"는 천로금강경주(川老金剛經註)외에도 송나라 때 시인 소동파의 시에서도 나오는 선 문구이다.
이 말은 <버들은 푸른 실가지를 드리우고 꽃은 빨갛게 피어난다>고 하여 실로 빼어난 봄 경치를 나타내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치이며,전혀 인위적인 것을 가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변치않는 진실한 모습이다.

버들이 푸르고 꽃이 붉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만일 거꾸로 버들이 붉고 꽃이 푸르다고 하면 이는 거짓된 모습이지,본래 갖추고 있는 진실한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다.

 

송나라 때의 고승인 불인요원(佛印了元)선사와 동림상총(東林常總) 선사에게 선을 배워 대오한 소동파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불변의 진리가 깃들어 있음을 직관하고서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의니, 이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참 면목이 아닌가!"라고 갈파했다.

자연의 풍물은 모두 부처님의 모습이다. 그래서 도원 선사는

"산봉우리의 빛깔과 골짜기의 소리 모두가,우리 석가모니 부처님의소리와 모습이라네." 라고 한 것이며,

소동파도

"계곡의 물소리는 부처님의 장광설(長廣舌)이요,산 빛깔 또한 부처님의 청정신(淸淨身)이 아니겠는가."라고 읊은 것이다.

 

 

이처럼 도원 선사와 소동파 모두가 물소리를 은혜로운 부처님의 소리로 듣고 있으며, 산 빛깔은 존귀한 부처님의 모습으로 받아 들고 있다. 이는 삿된 생각과 망상을 없앤 무심의 경지라고 하겠다.

천지간의 만물은 부처님 자체가 나타난 것이니, 부처님의 소리나 부처님의 모습 아닌 것이 없다.우주 만물 그대로가 진실을 인간에게 말해 주고 있으며,보여 주고 있다.따라서 진실을 진실로서 받아들여야지 결코 분별과 망상을 가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진실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다시 말해서 부처님의 소리
를 듣지 못하고 부처님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삿된 생각과 망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망상과 삿된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한다'면 진실을 만나기란 불가능하다.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
나 도원 선사가 말한

"눈은 가로로 찢어 졌고 코는 세로로 서 있다(眼橫鼻直)."는 아무런 인위도 가하지 않은 진실 그대로의 본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법이자연(法爾自然;진리는 절로 그러하다)의 모습로 '여여(如如)'라고도 하고 '여시(如是)'라고도 한다. 일체 만물은 진실 그 자체로서 분명히 역력하고(明歷歷), 그러면서도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

이 당당하고 분명히 드러나 있는 그대로의 진실상을 대도(大道)의 현현, 부처님의 소리, 부처님의 모습으로 받아 들일 수 있도록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끊임업는 수련과 정진이 필요한 것이다

<川老金剛經註>

 

우담바라 <산삼법사>님의 노트에서

국악명상 - 꿈속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