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귀감(禪家龜鑑) 18.출가 수행자의 마음 자세

2008. 7. 17. 17:2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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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가귀감(禪家龜鑑)

    18. 출가 수행자의 마음 자세 공부하여 아직 도를 이루기도 전에 남에게 자랑하려고 말재주만 부려서 상대방을 이기려고 한다면 변소를 예쁘게 단청하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 이 말은 진리를 싫어하고 사도(邪道)가 판을 치는 말세에 어리석게 공부하는 이를 특별히 일깨우는 말이다 공부란 본래 자기 성품을 닦는 것인데 수행자가 남에게 보이기 위해 겉으로만 공부한다면 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출가하여 수행승이 되는 일이 어찌 작은 일이랴 편하고 한가함을 구해서도 아니며 따뜻한 밥을 먹으려고 한 것도 아니며 명예와 재물을 구하려는 것도 아니다 나고 죽는 생사를 면하려는 것이며 번뇌를 끊으려는 것이며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지혜를 이으려는 것이며 중생 세계인 삼계를 뛰어넘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이다 가히 하늘을 찌를 대장부라 할 만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월의 무상한 불꽃이 온 세상을 태운다 고 하셨고 중생들이 받는 고통의 불길이 사방에서 함께 타오른다고 하셨고 온갖 번뇌의 도둑이 항상 사람들을 죽이려고 엿보고 있다 고 하셨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마땅히 스스로를 깨우치기를 자신의 머리털에 붙은 불을 끄듯이 해야 한다 사람의 몸은 태어나서(生)·늙고(老)·병들고(病) 죽는(死) 변화의 과정이 있고 모든 것들이 존재하는 세계는 생겨나서(成) 지속되면서 머물며(住)·변해가면서 허물어져(壞) 결국 사라져서 본래부터 실체가 없던 공(空)의 상태로 되돌아가 버린다. 인간의 마음도 생각이 일어났다(生), 잠시 머물고(住) 변해가고(異), 사라져버리는(滅) 것이다 바로 이것이 무상한 고통의 불이 우리의 사방에서 함께 불타고 있음이다 진리를 찾는 구도자들이여, 부디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덧없는 세상의 명예를 탐하는 것은 부질없이 몸만 괴롭히게 하는 것이고 세상의 이익만을 구하는 것 또한 활활 타오르는 업의 불길 속에 섶을 더 보태는 것과 같다 이름과 재물만을 탐하는 출가 수행자는 시골에 사는 촌사람만 못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찌하여 도둑들이 내 옷을 꾸며 입고 부처를 팔아 온갖 나쁜 짓을 일삼고 있는가"하고 통탄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