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 엄 경
능엄경:제3권 8/16 뜻으로 인식하는 세계
아난아, 또 네가 밝힌 것처럼
'뜻과 법진(法塵)이 인연이 되어서 의식(意識)이
생긴다'고 하는데, 그 의식은 뜻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뜻으로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법진(法塵)으로인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법진으로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아난아, 만약 뜻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라면
네 의중에 반드시 생각하는 것이 있어서 너의 뜻을
나타나게 하리니, 만약 앞의 법진이 없으면 뜻이
생길 곳이 없을 것이다.
대상을 여의고서는 형상이 없을 것이니 의식을
어디다 쓰겠느냐?
또 너는 의식하는 마음과 모든 생각으로 헤아리는
것과 겸하여 분명하게 분별하는 성품이 같다고
생각하느냐, 다르다고 생각하느냐?
뜻과 같으면 그것이 곧 뜻일 터이니 어떻게 생긴
것이며, 뜻과 다르면 같지 아니하므로 마땅히 인식
하는 것이 없어야 하리니, 만약 인식하는 것이
없으면 어떻게 뜻이 생긴다고 하겠으며, 만약 인식
하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 의식(意識)이라고
하겠느냐?
같거나 다르거나 한 두 성품이 성립되지 못하리니
경계가 어떻게 성립되겠느냐?
만약 법진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라면 세간의
모든 법이 다섯 가지 대상을 벗어나지 못하리니
너는 빛. 소리. 향기. 맛. 접촉을 살펴보아라.
모양이 분명하여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상대
할지언정 뜻의 간섭을 받는 것은 아니니, 너의
의식이 결코 법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라면 너는
지금 자세히 보아라.
'법진'이라는 그 법은 어떤 모양이더냐?
만약 물질이거나 허공이거나 움직이고 고요하거나
통하고 막혔거나 그대로 있고 변하거나 합하고
떠나거나 생겨나거나 없어지거나 함을 벗어나면
이 여러 가지 모양을 떠나서는 마침내 얻을 것이
없으리니 생긴다면 물질이나 허공 등의 모든 법이
생겨날 것이고 없어진다면 물질이나 허공 등의
모든 법이 없어지리라.
인연할 것이 이미 없거니 인연으로 해서 의식이
생기는 것이 어떤 형상이 되겠느냐? 모양이 없으면
경계가 어떻게 생기겠느냐?
그러므로 뜻과 법진이 인연이 되어서
뜻이 인식하는 경계가 생긴다고 하는 세 가지는
모두 허무한 것으로 뜻과 법진 그리고 뜻의 경계,
이 세 가지는 본래 인연이 아니며 자연도 아닌
성품이라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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