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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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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의 품(心意品)
옛날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 어떤 도인은 강 가 나무 밑에서 十二년
동안 도를 공부하였다.
그러나 탐욕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을 달리고 뜻을 흩어 다만 여섯 가지
욕심만 생각하였다.
즉 눈은 빛깔·귀는 소리·코는 냄새·입은 맛·몸은 닿임·뜻은 법을
구하여 몸은 고요하나 마음은 늘 들떠 조금도 편히 쉴 새가 없었으므로
十二 년 동안에 도를 얻지 못한 것이다.
부처님은 그를 제도할 수 있음을 아시고 어떤 사문으로 화(化)하여,
그가 있는 곳으로 가시어 나무 밑에서 같이 잤다.
조금 있다가 달이 떴다. 거북이 한 마리가 강에서 나와 나무 밑으로 왔다.
굶주린 물개 한 마리가 나와 먹이를 찾다가 거북을 보고 잡아 먹으려 하였다.
거북은 그 머리와 꼬리 및 네 다리를 움츠려 갑(甲) 안에 감추었다.
물개는 그것을 잡아 먹을 수가 없었다.
물개가 조금 떨어져 있으면 거북은 다시 그 머리와 발을 내어 여전히 걸어
갔지마는, 물개는 그것을 어찌하지 못해 거북은 마침내 거기서 벗어났다.
그 때 도인은 그 허깨비 사문에게 물었다.
『저 거북은 목숨을 보호하는 갑옷이 있기 때문에 물개도 그 틈을 타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까.』
허깨비 사문은 대답하였다.
『내가 생각하니 세상 사람들은 저 거북이만도 못합니다.
몸의 덧없음을 알지 못하고 항상 여섯 가지 감관을 놓아 마음대로 즐깁니다.
바깥 악마는 그 틈을 얻어, 그의 몸은 무너지고 목숨이 떠난 뒤에는 끝없는 생·
사 속에서 다섯 길을 바퀴돌면서, 백천 가지로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 제가 지은 것이니, 부디 스스로 힘쓰고 가다듬어 열반의 안락
을 구해야 합니다.』
이에 그 허깨비 사문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우리가 가진 이 몸 오래지 않아
마침내 흙으로 돌아가리라.
몸이 무너지면 정신도 떠나리니
길손인데 무엇을 탐하랴.
마음이 일찍 이 몸을 만들어
가고 오는 것 끝이 없나니
삿되고 치우친 생각 많으면
그 때문에 스스로 근심을 부른다.
이 몸은 내 뜻이 만든 것이다.
부모가 만든 것 아니니
부디 힘써서 바른 길로 나아가
복을 지으며 돌아보지 말라.
거북이처럼 여섯 가지 감각을 감추고
성처럼 튼튼히 뜻을 막고
지혜로써 악마들과 싸워 이기면
그 때 다시 근심 없으리라.
그 때 비구는 그 게송을 듣고 탐심이 끊어지고 음욕이 가시어 곧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그리고 그 허깨비 사문이 부처님이심을 알고는 공경하고 엄숙
히 옷을 바로잡고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였다.
그 때 신과 용과 귀신들도 모두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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