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천 품(述千品) 2

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술 천 품(述千品) 2 옛날, 부처님이 슈라아바스티이국의 제타 절에서 여러 신과 사람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그 나라에 한 바라문의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을 람달이라 하였다. 그는 한없는 큰 부자로서 그 집 재산은 이루 다 셀 수 없었다. 그는 「범지의 법으로서 큰 시주가 되어 이름을 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집의 재물을 모두 내어 보시하되,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열어 五천 인의 바라문을 공양하였다. 즉 五년 동안 의복과 평상·의약과 진기한 보물과 제사 기구를 공급하면서 조금도 아까와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다른 범지들은 五년 동안 그 람달장자를 위해, 여러 신과 네 산과 다섯 큰 산과 별·물·불등에게 제사하면서 『언제고 복을 받으소서.』라고 축원하였다. 五년 이 끝나 마지막 날이 되어, 그 장자는 아주 크게 보시하되 장자의 법대로 하였다. 즉 금바리에는 은가루를 담고 은바리에는 금가루를 담고, 코끼리· 말· 수레와 남녀의 종과 온갖 세간거리와, 일곱 가지 보배로 돈. 옷과 비단. 일산과 가죽신과, 사슴가죽으로 만든 옷· 지팡이· 걸상· 물통· 물주전자·평상·요· 자리 등, 필요한 것을 모두 얻게 하되, 八만 四천의 가지가지 물건을 모두 보시 하였다. 그 날이 되어 모두 대회에 모여 왔다. 귀신·국왕·대신·범지·장자 등이 다 모여 와 앉아, 부산하게 떠들면서 모두 즐겨하였다. 부처님은 그것을 보시고 탄식하면서 말씀하셨다. 『저 장자 범지는 왜 저리 어리석은가. 보시는 저처럼 많은데 그 복의 갚음은 적구나. 마치 불 속에 종자를 심는 것 같거니 무엇을 위해 갚음을 얻겠는가. 만일 내가 교화하지 않으면 저는 영원히 법에서 떠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부처님은 곧 일어나 옷을 장엄하시고, 신통으로 땅 속에서 솟아나 큰 광명을 놓아 그대로를 두루 비추었다. 대중들은 그것을 보고, 일찍 없었던 일이 라고 괴상히 여겨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어떤 신(神)인지 알지 못해 하였다. 그리하여 장자 람달과 대중들은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부처님은 그들이 공경하는 마음이 있음을 보시고 공손하고 엄숙함으로 인해 게 송으로 말씀하셨다. 한 달에 천 번씩 제사를 드려 몸을 마치도록 쉬지 않아도 잠간 동안이나마 한 마음으로 바른 법 생각하는 그것만 못하나니 한 생각 동안 짓는 그 복은 몸을 마치는 그것보다 나으니라. 비록 백 년을 다 마치도록 불신(火神)을 받드러 섬기더라도 잠깐 동안이나마 부처와 법과 승[僧]을 공양하는 그것만 못하나니 한 번 공양으로 짓는 그 복은 백 년 동안의 그것보다 나으니라. 이에 부처님은 람달에게 말씀하셨다. 『보시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그 네가지란 무엇인가. 첫째, 보시는 많은데 그 복의 갚음이 적은 것이요, 둘째, 보시는 적은데 그 복의 갚음이 많은 것이요, 셋째, 보시도 많고 복의 갚음도 많은 것이요. 넷째, 보시도 적고 복의 갚음도 적은 것이니라. 보시는 많은데 그 복의 갚음이 적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그 사람이 어리석고 미련하여 생물을 죽여 제사하면서 술을 마시고 노래하며 춤추는 것이니, 비록 재물은 없애더라도 복된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보시도 적고 그 갚음도 적은 보시는 어떤 것인다. 인색하고 탐하는 나쁜 뜻으로 평범한 도사에게 보시하는 것이니 둘이 다 어리 석기 때문에 복이 벗느니라. 보시는 적은데 복의 갚음이 많은 보시는 어떤 것인다. 인자한 마음으로 도인을 받들고 그 도인도 그것을 받고는 부지헌히 공부하면, 그 보시는 비록 적으나 복의 갚음을 더욱 크니라. 보시도 많고 얻는 복도 많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만일 어떤 현명한 사람이 세상의 덧없음을 깨닫고, 즐거히 재물을 비어, 탑과 절과 과수원을 만들거나, 삼존(三尊)에게 옷과 신과 평상과 음식을 공양하면, 마치 다섯 강이 흘러 큰 바다로 들어가는 것처럼, 그 복의 흐름도 세 세상에 끊어지지 않나니, 이것이 이른바 보시도 많고 그 복의 갚음도 더욱 많다는 것 이다. 비유하면 그것은 농사짓는 땅이 살찐 것이나 매마른 것이 있어 그 수확이 같지 않은 것과 같느니라.』 그 때에 람달 장자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부처님의 신통을 본 후에 또 설 법까지 듣고는 모두 기뻐하였다. 그래서 여러 신과 귀신들은 다 스로오타아판나 의 도를 얻었으며, 五천 범지들은 모두 사문이 되어 아라한의 도를 얻고 주인 람달과 그 집 사람들은 다섯 가지 계율을 받고 또 도의 자취를 얻었으며, 국왕과 대신들은 모두 삼보에 귀의하고 신도가 되어 법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