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품 (象品)

2008. 7. 18. 21:3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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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상 품 (象品)

    옛날, 라아훌라가 아직 도를 얻기 전이었다. 심성이 거칠고 사나와 그 말에 진실성이 적었다. 부처님은 라아훌라에게 분부하셨다. 『너는 저 현제(賢提)절에 가서 머무르되 입을 지키고 뜻을 거두어 잡아 경 전과 계율을 부지런히 닦으라.』 라아훌라는 분부를 받고는 예배하고 떠나 현제절에 가 九十 일 동안 머무르 면서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뉘우치며 밤낮을 쉬지 않았다. 부처님은 거기 가 보셨다. 라아훌라는 반가와 하면서 앞으로 나가 예배한 뒤, 노끈 평상을 펴고 옷을 받아 챙겼다. 부처님은 평상에 걸터앉아 라아훌 라에게 말씀하셨다. 『대야에 물을 길어 와 내 발을 씻으라.』 라아훌라는 분부를 받고 부처님 발을 씻어 드렸다. 발을 씻은 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너는 발을 씻은 대야물을 보느냐.』 라아훌라는 사뢰었다. 『네, 보나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 물을 먹거나 양치질할 수 있겠느냐.』 『다시 쓸 수 없나이다. 왜냐하면 그 물이 본래는 참으로 청정하였사오나 이제 발을 씻어 더러워졌나이다. 그러므로 다시 쓸 수 없나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너도 그와 같다. 비록 나의 제자요, 국왕의 손자로서 세상의 영화를 버 리고사문이 되었지만, 정진하여 몸을 거두어 잡고 입을 지키기를 생각하지 않고 더러운 세 가지 독이 네 가슴에 가득 차서, 이 물과 같기 때문에 다 시 쓸 수 없느니라.』 부처님은 이어 말씀하셨다. 『그 발 씻은 대야의 물을 버려라.』 라아훌라는 곧 버렸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 대야가 비었지만 거기에 음식을 담을 수 있겠느냐.』 『담을 수 없나이다. 왜냐하면 발을 씻은 대야라는 이름이 있어 일찍이 더 러워졌기 때문이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너도 그와 같이, 비록 사문이 되었으나 입에는 진실한 말이 없고, 심성은 거칠며, 정진하기를 생각하지 않아 일찍이 나쁜 이름을 받았기 때문 에 저 발 씻은 대야에 음식을 담을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부처님은 발로 대야를 차셨다. 대야는 굴러 달아나면서 여러 번 뛰었다 떨 어졌다 하다가 멈추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너는 혹 저 대야를 아껴 깨어질가 두려워 하는가.』 라아훌라는 사뢰었다. 『발을 씻은 그릇이요. 또 값이 헐한 물건이라 마음에 다소 아깝기는 하지 만 그리 애닯지는 아니 하나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너도 그와 같다. 몸을 거두어 잡지 않고 입으로 거칠은 말과 나쁜 욕설 로 남을 중상하는 일이 많으므로 사람들이 사랑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이 아끼지 않는다. 몸이 죽고 정신이 떠나 세가지 길에 윤회할 때 스스로 나 고 죽으면서 고뇌는 한량이 없을 것이다.또 여러 부처님과 성현들이 아까 와 하지 않은 것은 네가 말했듯이 발 씻은 대야는 아까와 할 것이 없다는 갓과 같느니라.』 라아훌라는 이 말을 듣고 부끄럽고 두려워하였다. 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라. 옛날 어떤 국왕이 큰 코끼리 한 마리를 가졌었다. 그것은 사납고 영리하여 잘 싸웠으며, 그 힘은 五배 마리 작은 코끼리보다 세었다. 왕은 군사를 일으켜 적국을 치려고 코끼리에 쇠갑옷을 입히고 상사(象士)가 몰았다. 또 코끼리의 두 어금니에는 두 개의 창을 붙들어매고 두 귀에는 두 개의 칼 을 붙들어 매었으며, 또 네 발에는 굽은 칼을 붙들어매고 또 꼬리에는 쇠몽 둥이를 붙들어매었다. 이렇게 아홉 가지 날카로운 무기로 코끼리를 장엄하였다. 그러나 코끼리는 코만은 감추어두고 싸움에 쓰려 하지 않았다. 상사는 그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코끼리는 제 신명을 잘 보호하는 줄을 알 았다. 왜냐하면 코끼리의 코는 부드럽고 약해서 화살에 맞으면 곧 죽기 때 문에 그것을 꺼내 싸우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코끼리가 오랫 동안 싸우다가 코를 대어 칼을 찾았다. 그러나 상사는 칼을 주지 않고 「이 코끼리는 제 신명을 아끼지 않는구나.」고 생각하였다. 코끼리는 코를 내어 칼을 얻어 가지고 코 끝에 붙이려 하였다. 그러나 왕과 신하들은 큰 코끼리를 매우 아끼기 때문에 기어코 싸우게 하지 않았다.』 부처님은 이어 말씀하였다. 『사람이 아홉 가지 악은 범하더라도 오직 입만은 단속하여야 하는 것은 큰 코끼리가 코를 보호하여 싸우지 않는 것과 같다. 코끼리가 코로 싸우지 않은 것은 화살에 맞아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그와 같이 사람도 입을 단속하는 이유가 지옥 따위의 세가지 길의 고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니라. 열 가지 악을 범하여 입을 단속하지 않은 사람은 큰 코끼리가 화살에 맞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코를 내어 싸우다가 제 목숨을 잃는 것과 같으니라. 사람도 그와 같이 열 가지 악을 모두 범하는 것이니 그것은 세 가지 길의 지독한 고통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몸과 입과 뜻을 잘 단속하여 열 가지 선을 행하고 어떤 악도 범 하지 않으면 그는 도를 얻어 세가지 길을 아주 떠나 생사의 근심이 없게 되느니라.』 이에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코끼리가 싸우면서 화살에 맞는 것을 겁내지 않은 것처럼 항상 정성되고 진실한 마음으로 계율이 없는 사람 건져 주리. 마치 잘 다루어진 코끼리가 왕이 타기에 알맞는 것처럼 스스로 다루어 훌륭한 사람돼야 비로소 다른 사람의 신임 받는다.
    라아훌라는 부처님의 간곡한 교훈을 듣고, 감격하여 스스로 힘쓰기를 뼈에 새겨 잊지 않고, 정진하여 욕(辱)을 참고 순종하기 땅과 같았다. 그리하여 온갖 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고요하여 이내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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