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0. 14:12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티베트 불교의 수행체계 (허일범 (위덕대 교수))
티베트 불교의 수행법은 일반 불교로부터 후기의 밀교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수행법을 총망라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수행은 육가행법(六加行法)이다.
이 수행은 외형적인 면에서 의식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각각의 의식체계 속에서 인(印)과 진언(眞言), 관상(觀想)을 통한 삼밀수행(三密修行)이 이루어진다.
그 수행의 순서는 첫번째로 도량을 정화하고 불상과 불화를 안치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청정한 공양을 바치는 것이다. 세번째로 좌법을 바르게 하고 귀의와 발심을 마음 속으로 관상하는 것이다. 네번째로 삼보와 성현들의 세계를 관상하는 것이다. 다섯번째로 칠지분(七支分)을 수행하고, 만다라를 공양하는 것이다. 여섯번째로 지심으로 기원하는 이다. 이 중에서 가장 중시되는 것은 칠지분과 만다라 공양법이다.
여기서 칠지분이란 예배, 공양, 참회, 수희, 권청, 기원, 회향의 일곱 가지를 명상을 통해서 실행해 가는 수행법을 말한다.
첫번째로 예배는 양손·양무릎·이마의 신체 다섯 부위를 땅에 대고 부처님께 오체투지의 예를 표하면서 신·구·의(身·口·意) 전체를 통하여 예배한다고 관상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공양은 단위에 공물을 갖추어 놓은 다음 그것들을 삼보와 성현들의 세계에 관상을 통하여 바치는 것이다. 그 때 먼저 수구(漱口)·세족(洗足)·세안(洗顔)·방향(芳香)의 사감로수(四甘露水)의 순서로 각각의 인·진언·관상과 행법을 통하여 바친다.
다음에 화(華)·소향(燒香)·등명(燈明)·음식(飮食)·주악(奏樂)을 앞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바친다. 아울러 색·성·향·미·촉의 오욕(五欲)을 가득 채운 공물로 공양한다.
그리고나서 공양을 받은 제불보살과 성현들이 그것을 받은 다음, 그들의 마음 속에 청정한 무루(無漏))의 환희가 일어난다고 관상한다. 이와 같이, 티베트 불교의 수행법은 부처님 앞에 바친 공물을 중심으로 명상을 전개해가면서 관상을 통하여 마음 속에 나타난 무량의 공물을 바치는 방식이다.
즉, 시방세계의 만물을 마음 속으로 관상을 통하여 바치기도 하고, 물질적인 공물뿐만이 아니라 공덕이나 보리심도 각각 공물로써 관상을 통하여 바치는 것이다. 항상 공양을 할 때에는 마음 속으로 허공에 편만할 정도의 공양을 바친다고 관상한다.
이어서 만다라 공양에 들어간다. 이것은 수미산의 형태를 한 공양 만다라나 수인(手印)을 가지고 실행한다. 이 때 공물로 바친 만다라는 전우주 공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라마와 삼보에게 공양하는 것이다.
이어서 행공양(行供養)을 한다. 이 공양은 제불 보살과 성현들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그 분들의 가르침에 따라서 바르게 수행하겠다는 다짐을 행위로써 바치는 것이다. 이 때에는 과거에 자신이 쌓아왔고 미래에 닦아갈 일체의 선(善)에 대해서 명상을 통하여 정리하고, 그에 합당한 공물을 형상화하여 각각 공양하는 것이다.
세번째로 죄과(罪過)의 참회는 무시 이래 무명으로부터 일어나는 탐·진·치의 삼독과 번뇌 때문에 자신이 저지른 온갖 죄과를 금후에는 범하지 않기를 서원하고 목숨을 다할 때까지 그것을 지켜가는 것이다. 그렇게 깊이 참회하면서 삼보에 귀의하고, 보리심을 관함으로써 의지할 바 귀의의 대상인 삼보의 힘이 자신에게 미치도록 하는 것이다.
티베트의 수행자들은 그 때 금강살타의 백자진언이나 35불의 명호를 독송하면서 오체투지의 예를 표한다. 여기서 비로소 일체의 악행을 다스리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지심으로 참회하면 일체의 죄장을 소멸하고 청정한 기쁨 속에서 회향의 기원을 바칠 수 있다.
네번째로 수희(隨喜)는 시방삼세 일체의 불타·보살·연각·성문, 그리고 범부 중생들에게 베푸는 선행의 공덕을 즐거운 마음으로 닦아가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선행에 대하여 수희하면 적은 노력을 가지고 커다란 공덕을 쌓을 수 있고, 스스로의 선행에 대한 수희는 그 선근을 증대시키는 방법이다. 티베트의 수행자들은 수희야말로 보살도에서 최고의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다섯번째로 권청은 전법륜(轉法輪), 즉 설법을 청하는 것이다. 티베트에서는 라마에 대해서 설법을 청하고, 그 법을 전해 받으려고 하는 행위 자체를 수행의 한 과정으로 간주한다.
먼저 명상 속에서 시방의 부처님께 합장하고, 일체 중생이 무명을 끊고 윤회의 고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가르침과 법등을 밝혀 달라고 지심으로 권청한다. 그때 명상 속에서 자신의 신체를 무수히 나타내서 각자가 황금의 법륜을 가지고 시방의 불타에게 바치며, 이 법륜을 굴려 달라고 권청한다. 여기서 제불(諸佛)은 거기에 응해서 법을 설하기 시작한다고 관상한다.
여섯번째로 기원은 열반으로 나아가고 있는 성자들에게 무수겁까지 열반에 들지 않고 중생들의 이익을 위하여 머물러 달라고 염원하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은 성자가 열반에 들어간다는 것은 범부의 입장에서 보면 의지처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일곱번째로 회향은 칠지분중 앞에서의 육지(六支), 즉 예배에서 기원까지를 닦아서 쌓은 선근을 일체 중생과 공유하고, 그것이 불타의 경지를 얻는 원인이 되도록 강하게 염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수행 속에서 수행자는 예배를 통하여 만심(慢心), 공양을 통하여 간심(卞心), 참회를 통하여 삼독(三毒), 수희를 통하여 질투(嫉妬), 권청을 통하여 법(法)을 버리는 죄, 기원을 통하여 라마에 대한 불복종, 회향을 통하여 사견(邪見)을 제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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