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무드라의 노래 TILOPA'S SONG OF MAHAMUDRA
마하무드라의 노래
틸로빠 지음
김태완 번역
<틸로빠(Tilopa ; 988-1069)> 티벳어로는 Tilopa, 산스크리트는 Talika. 뱅갈의 차티바보(Chativavo (Chittagong))
혹은 자고라(Jagora)에서 출생한 탄트라의 대가.
밀교 성자들의 <84성취자전>에서
22번째 성취자(成就者)로 나온다.
밀교의 대인법(大印法; Mahamudra method)을 개발하였다.
대인법이란 깨달음을 얻은 과정을 크게 도와 주는
일련의 영적(靈的) 수련이다. 그는 불교 금강승(金剛乘)의 승려였으며, 티벳불교 카규파(Kagyu lineage)의 창시자라고
알려져 있다.
틸로빠는 브라만 계급에서 출생하였으나,
(일설에는 왕족이었다고 한다.) 어떤 다키니(dakini; 깨달음을 얻고서 수행자를 지도하는 여성)가
방랑하는 삶을 선택하라고 가르치는 말을 듣고서 브라만 승려의 삶을 포기하였다.
처음부터 그녀는 참된 부모는
그를 길러 준 사람이 아니라, 근본 지혜와 우주적 공(空)이 바로 참된 부모라는 사실을
틸로빠에게 분명히 말해 주었다. 다키니의 가르침에 의하여 틸로빠는
점차 승려의 삶을 받아들이고 마침내 불교의 계(戒)를 받고서,
박식한 불교학자가 되었다.
스승인 다키니와 자주 접촉하며
틸로빠는 그녀의 영적인 길의 인도에 의하여 점차 깨달음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드디어 인도 전역을 여행하며
여러 스승들로부터 가르침을 받기 시작하였다.
사리야파(Saryapa)에게서는
전타라(旃陀羅; Candali)의 수행을 배우고, 나가르주나(Nargajuna)에게서는
광명(光明)과 망상(妄相)에 관하여 배우고, 라와파(Lawapa)에게서는 드림요가(dream yoga)를 배우고, 수카시디(Sukhasiddhi)에게서는 삶과 죽음의 윤회를
배우고, 인드라부티(Indrabhuti)에게서는 반야(般若)를 배우고, 마탄기(Matangi)에게서는 죽음으로부터의 부활을 배웠다.
명상(冥想)을 하면서 그는 불교 금강지보살(金剛持菩薩; Buddha Vajradhara)의 모습을 보고, 마침내 완전한 대인(大印; Mahamudra)을 전해 받았다.
그 뒤 그는 방랑하면서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그는 나로빠(Naropa; 1016-1100)를 그의 후계자로
지명하였다.
틸로빠가 나로빠에게 가르친
6마디의 훈계(Six Words of Advice)는 이렇다.
①Don’t recall! (Let go of what has passed) 이미 지나간 일을 기억하지 말라.
②Don’t imagine! (Let go of what may come) 앞으로 다가올 일을 상상하지 말라.
③Don’t think! (Let go of what is happening now)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생각하지 말라.
④Don’t examine! (Don’t try to figure anything out) 어떤 것도 탐구하거나 헤아려 보지 말라.
⑤Don’t control! (Don’t try to make anything happen)
어떤 것도 일어나도록 조정하거나 만들지 말라.
⑥Rest! (Relax, right now, and rest) 지금 당장 긴장을 풀고 쉬고 또 쉬어라.
틸로빠는 또 나로빠에게
마하무드라의 노래를 가르침으로 주었다.
마하무드라 : Mahamudra. Maha는 대(大),
mudra는 인(印)이라 한역한다. 인(印)이란 도장이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결코 변할 수 없는 것
즉 진여실상(眞如實相)을 가리킨다.
1. 마하무드라는 모든 언어와 상징을 넘어서 있다. 그러나 진지하고 성실한 너, 나로빠를 위하여 이렇게 말해야만 하겠다.
Mahamudra is beyond all words and symbols, but for you, Naropa, earnest and loyal, must this be said:
2. 공(空)은 의지할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하무드라는 무(無)에 의지해 있다. 어떠한 노력도 없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머무르면, 우리는 굴레를 부수고 자유를 얻을 수 있다.
The void needs no reliance, Mahamudra rests on nought. Without making an effort, but remaining loose and natural, one can break the yoke - thus gaining liberation.
3. 만약 허공을 바라볼 때 무(無)를 본다면, 만약 마음을 가지고서 마음을 본다면, 우리는 분별을 부수고서 깨달음에 도달한다.
If one sees nought when staring into space; if with the mind one then observes the mind, one destroys distinctions and reaches buddhahood.
4. 하늘을 이리저리 떠다니는 구름은 뿌리가 없고
돌아갈 집이 없듯이, 분별심인 생각은 마음 속을 이리저리 떠다닌다. 그러나 한번 자기의 마음을 깨달으면 분별은 멈춘다.
The clouds that wander through the sky have no roots, no home; nor do the distinctive thoughts floating through the mind. once the self-mind is seen, discrimination stops.
5. 허공 속에서 모양과 색깔이 이루어지지만, 허공은 결코 희고 검은 색깔에 물들지 않는다. 그처럼 자기의 마음으로부터 모든 것들이 나타나지만, 마음은 선(善)과 악(惡)에 오염되지 않는다.
In space shapes and colors f orm, but neither by black nor white is space tinged. From the self-mind all things emerge, the mind by virtues and by vices is not stained.
6. 오랜 시간의 어둠이 불타는 태양을 덮어 버릴 수 없듯이, 무한한 세월 동안의 윤회도 마음의 밝은 빛을 감출 수 없다.
The darkness of ages cannot shroud the glowing sun; the long kalpas of samsara ne'er can hide the mind's brilliant light.
7. 비록 공(空)을 설명하려고 말을 하지만, 그렇게 해서 공이 표현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비록 ‘마음은 불빛처럼 밝다’고 말들을 하지만, 마음은 모든 말과 상징을 넘어서 있다. 비록 마음이 본질적으로 공(空)이지만, 마음은 모든 것들을 받아들여서 품고 있다.
Though words are spoken to explain the void, the void as such can never be expressed. Though we say "the mind is bright as light", it is beyond all words and symbols. Although the mind is void in essence, all things it embraces and contains.
8. 육체를 가지고는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저 쉬어라. 입을 꾹 다물고 침묵을 지켜라. 마음을 비우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라. 속이 빈 대나무처럼 육체와 더불어 편안히 쉬어라.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고, 마음을 쉬게 하라. 마하무드라는 마음이 무(無)에 달라붙어 있는 것과 같다. 이렇게 실천하여 때가 되면 그대는 깨달음에 이를 것이다.
Do nought with the body but relax; shut firm the mouth and silent remain; empty your mind and think of nought. Like a hollow bamboo rest at ease with your body. Giving not or taking, put your mind at rest. Mahamudra is like a mind that clings to nought. Thus practicing, in time you will reach buddhahood.
9. 진언(眞言)과 육바라밀의 수행이나, 경전과 지침서의 가르침이나, 강의실과 교본(敎本)의 가르침이 타고난 진실에 대한 깨달음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만약 마음이 욕망에 차서 어떤 목표를 추구하게 되면,
마음은 스스로의 빛을 가릴 뿐이기 때문이다.
The practice of mantra and paramita, instruction in the sutras and precepts, and teaching from the schools and s criptures, will not bring realization of the innate truth. For if the mind when filled with some desire should seek a goal, it only hides the light.
10. 밀교의 가르침을 지키는 사람이 여전히 분별하고 있다면, 그는 깨달음의 정신을 배반하는 것이다. 모든 활동을 멈추고, 모든 욕망을 버리고, 생각이 마치 바다의 물결처럼 일어나고 사라지도록 내버려 두라.
He who keeps tantric precepts, yet discriminates, betrays the spirit of samaya. Cease all activity, abandon all desire, let thoughts rise and fall as they will like ocean waves.
11. 영속하지 않는 것을 훼손하지도 않고, 비분별(非分別)의 원리를 훼손하지도 않는 사람이, 밀교의 가르침을 지키는 사람이다. 갈망을 버리고 이것과 저것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 경전에 씌여진 참된 뜻을 지키는 사람이다.
He who never harms the non-abiding, nor the principle of non-distinction, upholds the tantric precepts. He who abandons craving and clings not to this and that, preserves the real meaning given in the s criptures.
12. 마하무드라 속에서 모든 죄악은 소멸한다. 마하무드라 속에서 사람은 세속이라는 감옥을 벗어난다. 이것은 가장 높은 진리의 등불이다. 이것을 믿지 않는 바보들은, 번뇌와 슬픔 속에서 영원히 몸부림칠 것이다.
In Mahamudra all one's sins are burned; in Mahamudra one is released from the prison of this world. This is the dharma's supreme torch. Those who disbelieve it are fools, who ever wallow in misery and sorrow.
13. 해탈을 찾으려 애써는 사람은 스승에게 의지해야 한다. 그대의 마음이 스승의 은총을 받아들일 때, 해탈은 가까이에 있다.
To strive for liberation one should rely on a guru. When your mind receives his blessing emancipation is at hand.
14. 아! 세속의 모든 가르침은 가치가 없으니, 그것들은 다만 슬픔의 씨앗일 뿐이로다. 조그마한 가르침이라도 실행해야 하듯이, 우리는 위대한 가르침을 따라야만 한다.
Alas, all teachings in this world are meaningless, they are but sorrow's seeds. Small teachings lead to acts - one should only follow teachings that are great.
15. 이원성(二元性)을 뛰어넘는 것은 왕(王)다운 견해요, 산만함을 극복하는 것은 왕다운 수행(修行)이다. 수행 없는 길이 붓다의 길이니, 이 길을 가는 사람은 깨달음에 이른다.
To transcend duality is the kingly view. To conquer distractions is the royal practice. The path of no-practice is the way of all buddhas. He who treads the path reaches buddhahood.
16. 세속은 무상(無常)하여, 환상이나 꿈처럼 진실함이 없다. 세속을 버리고, 가족을 버리고, 애욕과 증오의 끈을 끊고서, 숲 속과 산 속에서 명상(冥想)하라.
Transient is the world, like phantoms and dreams, substance it has none. Renounce it and forsake your kin, cut the strings of lust and hatred, and meditate in woods and mountains.
17. 그대가 만약 노력 없이
자연스런 상태에 편안히 쉬고 있다면, 곧 그대는 마하무드라를 얻을 것이고
얻을 것 없는 것을 얻을 것이다.
If without effort you reamin loosely in the natural state, soon Mahamudra you will win and attain the nonattainment.
18. 나무의 뿌리를 잘라 버리면 잎이 시들 듯이, 그대 분별심(分別心)의 뿌리를 잘라 버리면 윤회는 소멸한다. 램프의 불빛이 오랜 세월의 어둠을 순식간에 몰아내듯이, 마음의 강한 빛이 번쩍이기만 하면, 무명(無明)의 장막을 불태울 것이다.
Cut the root of a tree and the leaves will wither; cut the root of your mind and samsara falls. The light of any lamp dispels in a moment the darkness of long kalpas; the strong light of the Mind in but a flash will burn the veil of ignorance.
19. 분별심에 매달려 있는 사람은
아무도 분별심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보지 못한다. 애써 가르침을 수행(修行)하는 사람은
아무도 수행의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보지 못한다. 분별심과 수행의 너머에 있는 것을 알고자 하면, 분별심의 뿌리까지 싹 잘라 버리고 맨눈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게 모든 분별로부터 도망쳐서 편안하게 쉬어야 한다.
Whoever clings to mind sees not the truth of what's beyond the mind. Whoever strives to practice dharma finds not the truth of beyond-practice. To know what is beyond both mind and practice one should cut cleanly through the root of mind and stare naked. one should thus break away from all distinctions and remain at ease.
20. 버리지도 말고 취하지도 말고 그대로 있어라. 왜냐하면, 마하무드라는 모든 수용과 거부를 넘어서 있기 때문이다. 의식은 본래 생겨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가로막거나 더럽힐 수 없다. 무위(無爲)의 영역에 머물러 있으면, 모든 현상들은 진실 속으로 녹아들어가고, 아상(我相)과 아만(我慢)은 사라져 없어질 것이다.
One should not give or take, but remain natural - for Mahamudra is beyond all acceptance and rejection. Since alaya is not born, no one can obstruct or soil it: staying in the unborn realm all appearance will dissolve into dharma, and self- will and pride will vanish into nought.
21. 최고의 지식은 이것이니 저것이니 하는
모든 분별을 넘어서 있다. 최고의 행위는 모든 것들을 애착 없이 껴안고 있다. 최고의 성취는 바라는 바 없이
보편적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처음에 수행자는 자기 마음이 폭포수처럼
세차게 흐름을 본다. 공부가 진행되면 마음은 갠지즈강처럼
부드럽고 천천히 흐른다. 마침내 마음은 큰 대양과 같이 되고,
그곳에서 아들과 어머니는 하나가 된다.
The supreme understanding transcends all this and that. The supreme action embraces great resourcefulness without attachment. The supreme accomplishment is to realize immanence without hope. At first a yogi feels his mind is tumbling like a waterfall; in mid-course, like the Ganges, it flows on slow and gentle; in the end it is a great vast ocean where the lights of son and mother merge in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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