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주인공을 왜 믿어야 하는지요/ 대행스님
[질문] 스님께서는 '자기의 본래 모습인 주인공을 철저히 믿으라'고 가르치시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 이치를 알고 싶습니다.
[큰스님] 자기가 자기를 믿지 못하면 보궁의 열쇠를 받을 수 없습니다.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보배 창고의 열쇠를 맡기겠습니까? 내 속에 칠보가 가득 차 있으니 잘났다는 생각, 못났다는 생각 다 버리고 자기를 믿으라는 것입니다. 참자기야말로 안 되는 것도 되게 할 수 있습니다. '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돌 위에 세워 놓아도 삽니다.
'주인공만이 모든 걸 하고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면 관세음보살이 찰나에 드셔서 법을 설하기도 하고 약사보살이 찰나에 드셔서 또 법을 펼쳐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처님 도와주십시오.’ '관세음 보살님 살려주십시오' 할 것도 없습니다. 믿음 속에 제불보살과 역대 조사와 삼라만상의 온갖 조화가 다 깃들어 있습니다.
자기의 뿌리인 주인공을 굳게 믿으십시오. 뿌리만이 나무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예컨대 퉁그러진 뼈마디가 제 자리에 가서 앉을 수 있는 것도, 태가 잘못 앉았다가 제자리에 가서 임신을 제대로 하게끔 할 수 있는 것도, 육신을 뜻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자기 뿌리가 하게 하는 것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내 몸 속에 있는 의식·생명·모습들만이 내 몸을 바꿔놓을 수 있는 것입니다. 주인공을 진실로 믿고 거기에 일체를 맡길 때 내 의식들이 통신이 되고 그리되면 몸 안에서 통신을 받아 전체가 작용을 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주인공에 모든 것을 맡겨 놓으면 닥치는 대로 용도에 따라 어떤 에고든지 불에 타버리는 도리가 있습니다.
모든 게 나로부터 벌어졌고 나로 귀결되는데 자성을 못 믿어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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