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밧다의 귀의(하)
나 스물 아홉 왕성한 젊음에 집을 나와 출가하니
스밧다여!
이유는 오로지 선(善)함을 위함이었네 출가 성취하니 그날로
부터 세월은 빨리 지나가네
스밧다여!
50여 년의 세월이 추구하여 노니는 진리의 영역 그것이야말로
진실한 출가의 길 이것을 떠나서는 사문이 아니리 이것을
떠나서는
스밧다여!
제2 사문도 아니고, 제3 사문, 제4 사문도 아니다.
스밧다여!
내용 없는 공허한 논의 따위는 사문에게는 무관한 것이니라.
스밧다여!
비구다운 이는 이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이라는 실천 덕목을
얻어야만 하고, 이리하여 바른 생활을 보낸다면, 그들에게는
공허하지 않은 진리의 세계가 나타나고, 그들 또한 세상에서
존경받을 만한 이가 될 수 있느니라."
이와 같은 가르침을 받고 스밧다는 세존께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훌륭하시옵니다. 지금 말씀을 듣고 저는 눈에서 비늘이
떨어진 듯한 생각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마치 넘어진 이를 붙잡아 일으키고, 눈까풀 쓴
사람에게 눈까풀을 떼어 주듯, 또 길에서 헤매는 사람에게 바른
길을 제시해 주듯, 어둠 속에 있는 사람에게 등불을 밝혀
'눈 있는 자만 보라'고 말하듯, 이 우매한 저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시어 진리의 문을 열어 주셨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부터 저는 세존께 귀의하겠사옵니다.
또 가르침과 비구모임에 귀의하겠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세존의 앞에 출가할 것을 허락하여 주시고 구족계(具足戒)
를 주시옵소서."
"스밧다여! 이전에 다른 종교를 모셨던 사람으로서 나의 법(法)
과 율(律)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자 하는 이는, 4개월 동안
비구들의 관찰을 받으면서 지내야 하느니라.
그리고 4개월 후, 그 동안의 상황을 본 뒤에 뜻 있는 비구들이
그를 출가시켜 구족계를 주어 비구가 되게 하고 있다.
그 동안에 그 사람의 사람됨을 시험하는 것이니라."
"그러한 일이라면 세존이시여! 저는 4개월이 아니라 4년 동안
이라도 비구들의 관찰을 받으면서 지내겠사옵니다.
그러니 세존이시여!
4년이 지나면 뜻 있는 비구가 반드시 저를 위해 수고로움을 싫어
하지 않고, 출가시켜 구족계를 주어 비구가 되도록 세존께서
말씀하여 주시기 바라옵니다."
이처럼 스밧다의 뜻이 강한 것을 보고 세존께서는 아난다 존자
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지금까지 말한 것처럼, 시기가 오면 이 스밧다를 출가시켜 구족계
를 주고 비구가 되게 하여라."
"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 존자는 대답하였다.
그러자 편력행자 스밧다는 아난다 존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대 아난다여!
고맙소. 덕분에 나는 다행히 큰 스승으로부터 친히 제자(弟子)
로서의 관정(灌頂)을 받을 수 있었소."
이리하여 편력행자 스밧다는 세존 앞에서 출가를 허락 받고
구족계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구족계를 받은 스밧다 존자는 곧바로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홀로 머물면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수행하였다.
그 결과 이윽고 훌륭한 집안의 아들들이 바로 그 때문에 집을
나와 가족을 거느리지 않고 출가한 목적인 위없이 청정한 행(行)
의 완성에 스스로 눈뜨고 알며 달성하여 지낼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스밧다 존자는 "나의 생존 조건을 다했다. 나의 청정한 행
(梵行)은 완성되었다. 나의 해야 할 바는 모두 끝났다.
나는 이제 다시 윤회의 생존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깨달았던
것이다. 이렇게 스밧다 존자는 존경받을 만한 이(阿羅漢)의
한 명이 되었다.
스밧다 존자는 세존의 마지막 직제자(直弟子)가 되었던 것이다.
- 열반경(涅槃經)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