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5. 11:28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겪고 있는 모든 괴로움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 두 가지 분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 데서 오며,
죽음 또한 삶을 좋아함, 즉 살고자 하는 집착에서 오고,
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가난의 괴로움도 부유함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이렇듯 모든 괴로움은 좋고 싫은 두 가지 분별로 인해 온다.
좋고 싫은 것만 없다면
괴로울 것도 없고 마음은 고요한 평화에 이른다.
그렇다고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냥 돌 처럼 무감각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
미워하더라도 거기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사랑이든 미움이든
마음이 그 곳에 딱 머물러 집착하게 되면
그때부터 분별의 괴로움은 시작된다.
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고,
미움이 오면 미워하되
머무는 바 없이 해야 한다.
인연 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인연 따라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집착만은 놓아야 한다.
- 법상스님 -
應無所住 以生其心
이 한줄의 구절을 풀어쓰면 이렇게 자세한 글이 됩니다.
저 두그루 천년지기 나무들처럼 곁에서만 바라보기에는 우리들의 감정이 허락치 않듯이
나무는 나무의 인연대로 서로 공간을 두고 천년을 벗을 하지만
사람은 사람의 인연대로 만나고 보듬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아파합니다.
저도 그렇게 이 글을 읽으며 윗 구절을 되뇌여 봅니다.
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고
미움이 오면 미워하되
머무는 바 없이 해야한다.
....
지금 어떠십니까?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노랗고 빨간 꽃들이 지천으로 필까
파아란 하늘 아래 연한 바람이 불고
연녹색 환희로 가슴 벅찰까
오손도손 웃음 소리가 들리고
포근한 정이 보드랍게 쌓일까
내가 순수했던 어릴적엔 몰랐네
마음에도 오솔길이 있었고
마음에도 꽃길이 있었고
내가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네
마음에도 겨울이 길어 찬바람 불고
마음에도 슬픔이 많아 꽃이 진다는 걸
아무래도 내일은 태양을 하나
따서 불지펴야 겠다.
언땅을 녹이고 언마음을 녹이고
차가운 겨울 단숨에 떨쳐내고
꽃잎같은 봄 하나 만들어야 겠다.
마음에 푸른 숲 만들며 살아야 겠다.
꿈결같은 그 숲길 나란히 걸으며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어야 겠다.
- Dons Le Meme Wagon(사랑은 기차를 타고) - Majorie No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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