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화상은 중국 당 봉화현의 명주 사람으로 법명은 此이고 약림사에서 출가하였으며
별호는 '장정자'라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행적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미륵보살의 화현이라고 하여 신앙의 대상으로 섬겨지고 있다.
몸집이 뚱뚱하고 배는 느러져 이상한 모양을 하였으나 항시 웃으며 아무데서나 자고
지팡이에 자루를 걸머지고 모든 물건을 달라고하여 그 자루 속에다 장난감, 과자, 엿
등을 가득히 넣고는 마을을 돌면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포대화상은 무엇이든 주는 대로 먹고, 땅을 방바닥으로 삼고, 구름을 이불삼고서 어느
곳에서든지 태평하게 코를 골며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면서 세속 사람들과 같이
차별 없이 어울리면서 길을 가르치고 이끌었다.
그는 자연과 더불어 자고 깨었으며 자연으로 돌아간 연꽃같이 걸림 없는 자유인의 삶
이었다. 때때로 길흉을 예언하였는데 조금도 틀 림이 없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어도 스님이 나막신을 꺼내 신고 나타나면 어김없이 비가 내렸고, 장마철이라도
스님이 짚신을 신고 다니면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이기 시작하였다.
정신이 나간 사람 같았지만 사람과 어울려 길흉화복에 대해 곧잘 얘기를 했 는데 아주
신통했다. 포대화상에게 물었다.
'스님! 우리는 스님이 매우 높은 깨달음에 도달하신 훌륭한 스님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장난스러운 스님의 행동은 이해할 수 가 없습니다. 어찌하여 귀중한 시간을
아이들과 노는 데만 허비하고 계십니까? 선의 진수를 보여 주십시오.'
포대화상은 자신의 포대를 땅바닥에다 쿵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고는
'이것이다! 이것이 선의 진수이다!' '이것이 내가 보여 주고자 하는 전부이다.
내가 짐을 내려 놓았듯이 그대들도 자신의 짐을 벗도록 하라'
'그러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는 말없이 포대를 후다닥 걸머지고는 발길을 내디디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바로 그 다음 일이다. 그러나 나는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짐이 나의 짐이 아 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나에게 이 세상의 모든 짐들은 단지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때로는 미친 사람으로 취급 받기도 하였고, 짓굿은 아이들이 막대기로 번갈아
가며 때리기도 하였으나 그는 웃음으로 받아넘기고, 아이들과 같이 바보짓을 하였다.
相見, 邪見을 가진 일반인들을 제도하기 위한 가르침이었다.
네 번째의 열반송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반석 위에 단정히 않은 채로 입적하였다.
사람들은 이 마지막 게송을 듣고 포대화상을 미륵불의 화신으로 여겼다.
현재 중국 악림사 동당에는 그의 온몸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입구에 있는
미륵불은 양반 다리를 하고 크게 웃고 있는 포대화상의 형상을 하고 있다.
미륵상 곁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져 있다.
'배는 천하의 품기 어려운 일도 다 포용할 수 있고,
늘 웃는 그 입은 세 상의 가소로운 인간을 비웃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