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과 화禍/틱낫한 스님
우리의 몸은 먹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분노와 폭력으로 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먼저 식사와 소비의 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가 화를 일으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식에 화가 들어있는 경우가 있다.
가령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었을 때 그 고기에는 화가 들어있다.
계란이나 닭고기에도 엄청난 양의 화가 들어 있을 수 있다.
그럴때 우리는 화를 먹는 셈이며
따라서 그것을 먹고 난 다음에는 그 화를 표현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음식을 잘 살펴서 먹어야 한다.
요즘은 닭이 최신 시설을 잘 갖춘 대규모 농장에서 사육된다.
닭이 걸을 수도 없고 뛸 수도 없고 흙속에서 먹이를 찾아
먹지도 못하고 순전히 사람이 주는 모이만을 먹고 자란다.
늘 비좁은 우리에 갇혀 있기 때문에 전혀 움직일 수도 없고
밤이나 낮이나 늘 서 있어야 한다.
걷거나 뛸 자유가 없는 상태를 상상해보라.
밤낮없이 한곳에서 꼼작 못하고 지내야 하는 상태를 상상해보라.
틀림없이 미쳐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사는 닭들은 미쳐버린다.
닭이 알을 더 많이 낳게 하기위해서는 농부는 인공적으로
밤과 낮을 만들어 낸다.
조명등을 이용해서 낮을 짧게 만들고 밤을 길게 만들면
닭은 그새 24시간이 지난 것으로 믿고 또 다시 알을 낳는다.
그런 악순환을 반복하는 사이
닭은 엄청난 화와 좌절과 고통을 안게 된다.
닭은 그 화와 좌절과 고통을 다른 닭을 공격함으로써 표현한다.
닭들은 뿌리를 서로 쫀다.
그래서 피를 흘리며 죽은 닭들이 무수하다.
극심한 죄절에 빠진 닭들이 서로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위해서
농부는 닭의 부리를 잘라 버린다.
그 같은 닭이 낳은 계란을 먹을 때 우리는 화와 좌절을 먹는 셈이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화를 먹으면 우리가 분노하게 되고 그 화를 표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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