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인과 不昧因果

2009. 4. 20. 11:4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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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인과 不昧因果

 

무문관無門關에 나오는 이야기다. <백장회해>화상이 설법을 할때면 백발

노인이 뒤에서 듣다가 돌아가곤 했다. 어느날 노인은 법문이 끝나 모두

떠난뒤, 화상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람이 아니라 여우입니다. 옛날 이 산중에서 대중을 거느리고 수

행을 했습니다. 어느날 학인이 찾아와 '수행을 잘하는 사람도 인과에 얽

매이게 되느냐?'고 묻기에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불락인과不落因果)'

고 대답했습니다. 그 답이 잘못되어 5백년동안 여우의 몸을 받게 되었습

니다. 수행을 잘하는 사람도 인과에 떨어지는지요?"

 

화상은 "다만 인과에 어둡지 않느니라(불매인과不昧因果)"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여우의 몸을 벗고 해탈했다. 화상은 다음날 대중과 함께

뒷산 여우굴로 가서 시체를 수습해서 스님의 예로 다비해 주었다.

 

이 이야기는 수행하는 사람이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가와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시사를 준다. 불교 수행은 인과가 연속되는 윤회에서 해탈하고

자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인과에 떨어지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 화상에

의하면 항상 인과를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만은 인과에 떨어지지 않을 줄 착각하고 살아간다. 누구는 죄

를 지으면 벌을 받고 공덕을 쌓으면 복을 받을 뿐이다. 이 사실을 항시도

잊지 않고 살아야(불매인과) 모든 허물에서 벗어나게된다(불락인과).

그러나 세상에는 뇌물 상납 강간 폭력 사기 등으로 여우가 득실대는 걸

보니 불매인과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