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8. 15:49ㆍ일반/금융·경제·사회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우리는 지금 슬픔에 잠겨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희생으로 움틔워 온 민주주의의 싹이 짓밟히는 위기를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전후하여 벌어진 일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이를 실감한다. 표적 수사와 중계방송을 연상시킨 혐의 공표 등과 같은 검찰의 불법적인 수사행태,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대응과 몰상식한 언행 등은 과거 군사정권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전직 대통령에게까지 합법을 가장한 이런 인권침해가 자행될진대, 과연 평범한 시민 개개인의 인권과 안전이 지켜질 수 있을지가 심히 의심스럽다.
우리는 이런 것들이 검찰과 경찰의 수준에서 이루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용산 철거민의 시신이 다섯달 째 방치되어 있는데도 철거는 계속되고, 합당한 민주적 논의절차도 없이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억압할 수 있는 언론법의 제정이 시도되고 있다. 현 정권의 구조화된 비민주적 정치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민주주의의 위기와 더불어 서민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일자리를 지키고 만들며 사회복지를 증진시켜 나아가야 할 절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고의 방임, 최저임금 삭감 및 비정규직의 고용기간 연장 시도, 사회복지의 축소, 공·사교육비의 개인부담을 더욱 늘리는 교육제도의 도입 등과 같이 서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도대체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대다수 시민들의 소망을 무시하고 진행되는 독선적인 정치 행태 앞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가르쳐 온 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역사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진리와 정의를 배운 학생들이 비민주적인 정치행태를 보고 실의에 빠지거나 이에 저항하다가 희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시민과 소통하는 민주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믿고 있는 성균관대 교수 일동은 현 정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무리한 공권력의 사용에 대해서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하여야 한다.
1. 현 정권은 민주주의 기본 가치인 사상, 표현,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려 들지 말며, 관련 법규를 제·개정하여 언론을 장악하려는 계획을 포기하여야 한다.
1. 정부는 혹독해진 경제 환경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나 철거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2009년 6월8일
이에 뜻을 같이하는 성균관대 교수 일동
시국선언문
민주주의의 회복을 염원하는 경희대학교 서울, 국제캠퍼스 교수 일동
민주주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지금 이나라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에 대해 우리 국민이 그토록 깊은 애도와 슬픔을 보였던 것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그의 죽음에서 지난 수 십년 동안 우리 사회가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공직자 비리 수사는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은 정당한 법집행이라 보기에는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기에 충분한 것이었고 절차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다수 국민의 눈에 검찰수사는 표적수사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노 대통령과 그의 측근, 가족, 친척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전방위 수사,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유포함으로써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인격 모독적 수사로 비쳐졌다. 이는 검찰 스스로 밝힌 "절제와 품격 있는 수사"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따. 언론 역시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여과 없이 중계함으로써 전직 대통령에게 견딜 수 없는 모욕과 수치를 안기는 데 일조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시계를 되돌리고 있는 현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치행태와 권력남용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본다. 작년 '촛불집회'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헌법에 보장된 시민 기본권인 언론, 집회, 표현, 결사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경찰에 구금되고,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위한 시민들의 집회가 불법으로 규정되며, 정부 입장과 다른 의견을 인터넷에 올린 사람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집회를 열 수 있는 국민의 자유는 철저히 봉쇄되고, 공익에 헌신해온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불법시위단체로 분류되어 탄압받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 여론의 충분한 수렴 절차나 여야 합의 없이 6월 국회에서 미디어 관련 법안을 강행처리하려 함으로써 언론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현직 대법관의 촛불 집회 재판 개입사건에서 보듯이 재판의 독립은 무너지고 있으며, 국세청, 경찰, 검찰 등 공안권력을 정권 유지 목적에 동원하는 구시대적 행태가 부활하고 있다. 낡은 냉전적 인식에 기초한 대북정책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민족화해와 평화공영의 기조를 무너뜨리고 있다. 용산 철거민 농성에 대한 과격 진압이 초래한 참사는 정부의 정국 운영이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는 진정한 포용과 화해의 방식이 아니라 일부 특권 집단의 이익만을 중시하는 편향적인 방식으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쟁력 제일주의의 정책기조는 우리 사회에 약육강식의 살벌한 양극화를 초래했고 사회적 약자들의 최소한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시민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고 헌법을 수호하며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일은 정부의 위중한 책임이자 의무이다. 우리는 현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치방식과 위헌적 권력남용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인권과 시민 기본권을 존중하고 사회의 다양한 집단들과 소통하는 열린 정치, 관용과 포용의 정치,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나아가기를 희망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공식 사과해야하며,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는 전면적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
1. 현 정부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 집회, 출판, 결사,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협하는 일체의 권력남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1.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강압과 배척의 정치를 지양하고, 권위주의적 국정운영 기조를 쇄신하여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진정한 소통과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2009년 6월 9일
민주주의의 회복을 염원하는 경희대학교 서울·국제캠퍼스 교수 일동
<시대의 역행을 우려하며>
현 정부 출범 이후 퇴행하고 있던 민주주의가 사망의 위기에 처한 지금, 우리는 그 위기의 실체를 정면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그 실체는 ‘신뢰의 상실’이며, 지금 필요한 것은 ‘신뢰의 회복’이다. 실용의 기치를 내세운 현 정부와 여당은 민주주의의 원리를 짓밟고, 이제 민주주의는 물론 실용의 가치마저도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정부와 국민 상호 간의 신뢰가 무너질 때, 실용도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암울했던 1970년대와 80년대를 기억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힘겨운 희생과 노력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려 오늘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그러나 우리는 지금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는 여러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이제까지 어렵게나마 쌓아 올려왔던 민주적 정당성이 허물어지는 모습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
대 운하 사업, 교육 정책, 언론 탄압, 촛불 집회에 대한 정부의 대응, 전직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 용산 철거민 참사 등등 대상과 사안을 막론하고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한결같았다. 독단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했다가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히면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하면서 다시 이름만 바꾸어 밀어붙여 왔다. 이 모든 것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압축하여 보여준 것이 이번의 조문 행렬이었다. 우리는 국민적 실망과 슬픔, 분노에 잠겨있는 현 상황을 총체적 난국으로 파악하며, 이 난국의 타개를 위해 정부와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새로운 각오로 시대적 열망에 부응하기를 바란다.
시대의 역행을 우려하며, 또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다시 회복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우리는 다음의 사항들이 이행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1. 대통령과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와 그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대국민사과와 함께 그 책임자를 처벌하고 검찰조직을 개혁하라.
1. 대통령과 정부는 언론과 집회 및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라.
1. 대통령과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와 용산 철거민 참사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탄압을 즉시 중단하고 그들에 대한 가시적 배려를 정책으로 제시하라.
2009년 6월 5일
민주주의의 퇴행을 우려하는 충북대 교수 일동
강 훈, 강철성, 강희경, 고봉만, 곽순섭, 구연철, 권정우, 김경석, 김귀룡, 김대용, 김상환, 김성기, 김승환, 김영남, 김영수, 김영철, 김용화, 김정화, 김종연, 김준근, 김진아, 김헌식, 김혜리, 남재봉, 노경희, 류기철, 문일호, 민경희, 박강우, 박걸순, 박상언, 박연호, 박일영, 박홍영, 배득렬, 배병균, 백용식, 변호승, 서관모, 성정용, 손현준, 안상헌, 오광호, 오기완, 오송규, 오원근, 오제명, 유초하, 유환수, 윤 진, 윤기호, 이기수, 이기주, 이미경, 이미순, 이선옥, 이수재, 이순철, 이승복, 이연호, 이용문, 이은미, 이은희, 이익성, 이정희, 이종연, 이항우, 이호승, 이희순, 정우현, 정재경, 정재현, 정호영, 최성호, 최세만, 최은영, 한 건, 한상배, 한재영, 허석열, 형 식, 홍진태, 황순택, (이상 83명)
오늘의 슬픔을 희망으로 바꿔야 합니다.
국민들의 축복과 염원 속에서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1년을 조금 넘긴 오늘, 우리는 어렵게 획득한 민주주의가 다시 피폐해 가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잠시 연구실에서 읽던 책을 덮고 목소리를 내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입니다. 하지만 그 분의 죽음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 전면수입으로 촉발된 기나긴 촛불의 행진을 청와대 뒷산에서 바라보며 자성했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러나 촛불의 염원을 전하고 물러선 우리 시민에게 되돌아 온 것은 성숙한 시민에 대한 온당한 대우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었습니다. 슬프게도 우리의 민주주의는 속도전, 돌격전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상식을 넘어서는 공격에 너무나 큰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촛불시위 관계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사법처리 등 집회의 자유에 대한 억압, 미네르바의 구속으로 상징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 오랜 세월 동안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혀온 연세대 오세철 명예교수 등 사회주의노동자정치연합 등에 대한 사법적 조치들이 보여주는 사상의 자유에 대한 탄압, YTN 노조위원장 구속과 MBC PD수첩 관련자들에 대한 체포조사로 상징되는 공적 담론에 대한 불신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사상, 표현, 집회, 언론의 자유가 송두리째 위협받고 있습니다. 특히 용산참사 현장에서 이루어진 기자회견까지 신고하지 않은 불법집회로 간주해 국민의 목소리를 법의 힘으로 억압하는 행위를 보면서 우리는 걱정을 넘어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민주주의의 절대가치인 참여와 자유를 박탈해 버릴 소위 'MB 악법'을 강행하려고 하는 모습에서는 지난날의 악몽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뿐 아닙니다. 월스트리트발 경제위기를 계기로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정책을 반성하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자 하는 전세계적인 역사의 전환기를 도외시하고, 이명박 정부는 부유층에 대한 대대적인 감세 등 신자유주의정책을 더욱 심화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양극화 해소에 힘쓰기는커녕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가뜩이나 낙후한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왜 용산에서 성실히 살아온 이웃이 참사를 겪는 꼴을 목격해야 하며, 우리가 왜 우리의 발이 되어 열심히 살아 온 택배화물 노동자의 죽음을 무기력하게 바라만 봐야 합니까?
우리 이웃의 죽음을 애도하고 수습하기도 전에 우리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이라는 전대미문의 비극마저 감내해야 하는 지경에 내몰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전직 대통령이라고 법 위에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또 노무현 전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은 불행한 일입니다. 그러나 왜 하필 지난해 7월 수많은 기업인 중 유독 노전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연차 씨와 강금원 씨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사찰이 시작되어 결국 노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로 이어지게 되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정치 보복적 표적수사'라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공과에 대해서는 논쟁이 가능하지만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업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검찰, 국세청으로 상징되는 '사정 권력기관'을 정권의 시녀로 삼던 관행과 단절하고 대통령의 탈권위주의화를 이룬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이 같은 역사의 발전을 되돌려 국세청과 검찰을 다시 권력의 시녀로 만들려고 하고 있고, 또 국회와 여당 위에 군림하는 제왕적 대통령으로 돌아가려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말 우려스러운 것은 노전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국민이 보여준 슬픔과 분노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별다른 자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오만에 다름 아닙니다. 그 같은 오만은 결국 정권과 국민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다줄 것임을 이명박 정부는 명심해야 합니다.
이을 것은 이어야 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합니다. 우리는 과거의 미덕을 계승하고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대통령을 바랍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하나,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표적수사에 대해 사과하고 '사정 권력기관'의 중립화를 위한 제도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하나, 이명박 대통령은 그간 일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왔고,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해 왔습니다. 그 모든 정의롭지 못한 행위를 중단하고 국민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정치로 나가야 합니다.
하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쟁점법안을 합의하여 처리할 것을 국민에게 엄숙히 약속해야 합니다.
메마른 대지에 비가 오기 전에는 타는 목마름이 있기 마련입니다. 대지가 촉촉이 젖어서 생명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볼 때까지 우리의 소망은 이어질 것이며, 외침은 커져만 갈 것입니다. 손과 발을 묶어도 소망은 결코 속박할 수 없고, 입을 막아도 목소리는 새어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과오를 깨닫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며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행진에 국민과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2009년 6월 7일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서강대학교 교수 45인 일동
김경수, 김균, 김근, 김성례, 김용해, 김정택, 김재훈, 김태원, 김학순, 남준우, 류동춘, 류석진, 문진영, 박광서, 박정섭 박호성, 서동욱, 손호철, 신경원, 신호창, 양지훈, 원용진, 원재환, 윤각, 윤병남, 이근욱, 이동섭, 이상란, 이상수, 이요안, 이욱연, 이정훈, 이태수, 임상우, 임지봉, 장순란, 정유성, 정재현, 전상진, 전종호, 조상현, 조옥라, 조현철, 최기영, 한징택
나이아가라의 밤과 낮
땅거미 검은 날개를 펴 어둠으로 사위를 덮을 무렵
가로등 켜지기 시작하는 황혼깃든 나이아가라
강 건너 미국땅 카지노 불빛은 유혹하듯 휘황한데
구비쳐 흐르는 장강은 우뢰의 합창처럼 추락하여
어둠 깃든 깊은 계곡 아래로 유유히 구비쳐 흐른다.
무지개 다리 중간을 국경으로한 미국(오른쪽)과 캐나다. 낙조후 캐나다에서 조명 시작.
황혼녘에 휘돌아 흐르는 나이아가라강과 그 도도한 흐름을 토막내는 캐나다측 말굽폭포
환상적인 조명을 받은 미국측 폭포
흑백필름 시대의 참담했던 사진작가들의 마음은 이런 경치를 만났을때 그리고 카메라를 들이댔을때
가로등 불빛아래 빈 벤치와 조용히 주인을 기다리는 차들, 적막을 깨고 들리는 것은 오직 폭포의 천둥소리뿐.
캐나다측 불꽃놀이
인생도 불꽃처럼 화려하게! 근데 그게 말처럼 쉬운감
미국측 폭포 직전에 발을 담거볼 수 있는 마지막 강 기슭
미국측 폭포 주위의 풍경과 한가로히 구경하는 사람들을 담아보았습니다
미국에서 본 강건의 캐나다. 짓푸른 하늘과 비취빛 강물이 어우러진 오월의 푸르름. 폭포밑을 향해 가는 저 배의 승객들 마음속은 - 온갖 세상 잡렴 다 잊고 오직 폭포 가까이 다달아 물에 흠뻑젖어 환호속에 열광할 순간만 기다리며 뱃전에 몸을 꽉 붙이고 기다리겠지요.
푸른하늘을 등지고 국경을 훨훨 넘나드는 저 물새는 자신의 축복받은 자유함을 알기나 할까?
앞으로 기대고 있는 저 철책이 언젠가 녹이슬어 무너진다면?
폭포 끝에 간신히 머문 저 나무토막이 사람이었다면? 아니, 나 자신이었다면? 하이고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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