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경(維摩經) / 23. 불이법문(不二法門)

2009. 7. 7. 09:2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유마경

728x90

    불이법문(不二法門) 그때 유마힐은 수없는 보살들을 향하여 말했다. "여러 어지신 분들이시여, 보살은 어떻게 상대적 차별을 끊고 절대평등한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드는지 저마다 생각하는 대로 설해주시기 바랍니다." 법자재(法自在)보살이 말했다. "여러분, 생하는 것과 멸하는 것은 서로 대립[二]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존재하는 것은 본래 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지금 멸하는 일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체득하는 것이 불이법문 (不二法門)에 드는 것입니다." 불사(弗沙)보살이 말했다. "선(善)과 불선(不善)은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선과 불선에도 집착하지 않고 평등하며 진실한 공(空)의 도리를 깨닫는다면 바로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드는 것입니다." 보수(普守)보살은 말했다. "자아와 무아는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변하지 않는 실체적 자아도 인지(認知)할 수 없거니 어찌 무아(無我)가 인지될 수 있겠습니까? 자아의 본래 모습을 보는 사람은 이 두 가지 생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것이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드는 것입니다." 희견(喜見)보살은 말했다. "물질적 현상[色]과 그 현상이 공한 것[色空]은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질적 현상은 그대로가 공한 것으로서 물질적 현상이 멸하여 공한 것은 아닙니다. 물질적 현상의 본성이 공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감각[受]표상[想]충동[行]인식작용[識]도 그대로가 공한 것입니다. 인식작용[識] 그대로가 공한 것이지 인식작용이 멸했기 때문에 공한 것은 아닙니다. 인식작용의 본성이 그대로 공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체득하는 것이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드는 것입니다." 낙실(樂實)보살이 말했다. "진실과 허위는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을 보는 사람은 진실까지도 보지 않습니다. 하물며 허위를 보겠습니까? 왜냐하면 진실은 육안(肉眼)으로 보는 것이 아니며 지혜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나, 이 지혜의 눈에는 본다고 하는 것도 보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절대평등의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드는 길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와 같이 수많은 보살들이 제각기 자신의 견해를 설했다. 유마힐이 문수보살에게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하면 보살은 절대평등의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들 수 있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했다. "제가 생각하건대 모든 것에 있어서 말이 없고, 설(說)함도 없으며, 가리키는 일도, 인지(認知)하는 일도 없으며 모든 질문과 대답을 떠나는 것이 절대평등한 경지에 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여러 보살들이 자기의 견해를 말했습니다. 거사께서 말씀해주실 차례입니다. 어떻게 하면 보살은 절대평등한 경지에 드는 것입니까?" 그러나 유마힐은 오직 묵연(默然)하여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문수사리는 감탄하여 말했다. "참으로 훌륭합니다. 문자도 언어도 없는 것이야말로 진실로 불이법문(不二法門) 에 드는 길입니다." 이와 같이 절대평등의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드는 가르침이 설해졌을 때 이곳에 모인 5천의 보살이 모두 불이법문에 들었으며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 유마경(維摩經) -